사회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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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5배, 적발 6배…日언론이 조명한 '음주운전 후진국' 대한민국의 현실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벌어진 음주운전 사고로 일본인 관광객이 사망하면서, 한국의 솜방망이 처벌이 국제적 망신으로 번지고 있다. 지난 2일, 효도 관광차 한국을 찾았던 일본인 모녀는 꿈에 그리던 드라마 촬영지 낙산공원으로 향하던 길에 비극을 맞았다. 소주 3병을 마신 운전자가 몬 차가 횡단보도를 덮쳤고, 50대 어머니는 끝내 숨을 거뒀다. 유족은 SNS를 통해 "어머니가 낙산공원 사진을 메신저 배경으로 해놓을 정도로 가고 싶어 하셨지만, 결국 도착하지 못했다"며 비통한 심정을 전했다. 또한, 언론에 '경상'으로 보도된 30대 딸 역시 무릎과 갈비뼈 등 여러 곳이 골절된 중상 상태임이 알려지며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했다.

 

이번 참사는 단순한 교통사고를 넘어 한국의 음주운전 실태와 관대한 법 감정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다. 숨진 피해자의 유족은 "한국은 일본과 달리 가해자를 엄하게 처벌하지 않는 것인가"라는 글을 올렸고, 이는 한국 사회의 부끄러운 자화상을 꼬집는 날카로운 비수가 되었다. 이에 수많은 한국 누리꾼들은 "한국인으로서 죄송하다", "음주운전 처벌이 훨씬 강화되어야 한다"며 사과와 자성의 목소리를 쏟아냈다. 좋은 추억을 만들러 온 이웃 나라 관광객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안긴 이번 사건을 계기로, 더 이상 음주운전 문제를 개인의 일탈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는 사회적 공감대가 들끓고 있다.

 


한국의 음주운전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는 일본 언론의 보도를 통해 더욱 명확히 드러난다. 일본 TBS, 아사히TV 등 주요 언론들은 이번 사건을 비중 있게 다루며 한국의 음주운전 실태를 집중 조명했다. 이들은 "한국의 연간 음주운전 사고 건수는 일본의 약 5배, 적발 건수는 인구 대비 6배 이상"이라며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했다. 특히 높은 재범률과 함께, 일본과 달리 운전자 외에 차량 제공자, 동승자, 주류 제공자를 처벌하는 조항이 없다는 점을 음주운전이 만연한 핵심 요인으로 분석했다. 이는 한국의 법적, 사회적 안전망이 음주운전이라는 범죄 앞에서 얼마나 허술하게 작동하고 있는지를 객관적인 시선으로 증명한 셈이다.

 

결국 이번 비극은 예견된 참사나 다름없다. 일본은 2006년 음주운전으로 어린 삼남매가 숨진 사건 이후 사회적 공분 속에서 법을 대대적으로 개정, 운전자뿐 아니라 관련자까지 강력히 처벌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당시 가해자는 징역 20년이라는 중형을 선고받았다. 이처럼 이웃 나라가 비극을 교훈 삼아 음주운전 근절을 위한 강력한 의지를 보여준 것과 달리, 한국은 여전히 '술에 관대한' 문화와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지 못하고 있다. 드라마 속 아름다운 풍경을 꿈꾸며 한국을 찾았던 한 가족의 꿈을 산산조각 낸 이번 사건은, 더 이상 음주운전 처벌 강화를 미룰 수 없다는 사회 전체를 향한 비통한 경고다.

 

4050, 교복 입고 설악산 수학여행 떠나는 기막힌 이유

1월 한 달간, 장기 침체에 빠진 설악동 관광지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2025 설악동 활성화 프로그램-추억감성여행'을 총 4회에 걸쳐 운영한다고 밝혔다. 이번 프로그램은 단순한 관광 상품을 넘어, 아련한 향수를 자극하는 '레트로' 감성과 설악산의 수려한 자연 및 속초 고유의 지역 자원을 결합한 1박 2일 체류형 체험 콘텐츠다. 한 팀당 약 15명, 총 60명 규모로 진행되는 이 실험적인 여행이 과연 설악동의 부활을 이끄는 신호탄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이번 '추억감성여행'의 핵심 콘셉트는 바로 '다시 떠나는 수학여행'이다. 참가자들은 빛바랜 사진 속에서나 볼 법한 옛 교복을 맞춰 입고, 마치 학창 시절로 돌아간 듯한 설렘을 안고 1박 2일의 여정을 시작한다. 여행의 동선은 속초와 설악동의 매력을 온전히 느낄 수 있도록 세심하게 짜였다. 실향민의 애환이 서린 아바이마을을 전문 해설사와 함께 둘러보고, 직접 함경도식 만두를 빚으며 그들의 문화를 체험한다. 이어서 설악산의 백미로 꼽히는 케이블카에 탑승해 울긋불긋한 단풍과 어우러진 권금성의 절경을 감상하고, 활기 넘치는 속초관광수산시장을 방문해 동해의 싱싱한 먹거리를 맛본다. 이튿날에는 고즈넉한 사찰에서 불교 문화를 체험하고, 만추의 정취가 물씬 풍기는 설악산 단풍길을 트레킹하며 여행의 대미를 장식한다.속초시가 이처럼 '추억'을 전면에 내세운 데에는 분명한 목적이 있다. 이번 프로그램은 특정 세대만을 겨냥하는 것이 아니라, 중장년층과 젊은 세대를 모두 아우르는 영리한 전략을 구사한다. 교복을 입고 떠나는 수학여행이라는 콘셉트는 40~60대 중장년층에게는 아련한 향수와 함께 젊은 날의 추억을 소환하는 감동적인 경험을 선사한다. 동시에, 옛것에서 새로움과 재미를 찾는 '뉴트로(New-tro)' 트렌드에 열광하는 20~30대 젊은 세대에게는 독특하고 이색적인 체험형 콘텐츠로 매력을 어필한다. 이처럼 세대를 초월한 공감대를 형성함으로써, '추억감성여행'은 단순한 관광을 넘어 부모와 자녀가 함께 소통하고 즐기는 특별한 시간을 만들어낼 것으로 기대된다.나아가 이번 프로그램은 관광객 유치를 통한 지역 상권 활성화라는 실질적인 목표를 품고 있다. 참가자들의 숙박을 설악동 내 숙박 단지와 직접 연계하고, 식사 및 체험 활동을 지역 업체들과 함께 진행함으로써 관광객의 소비가 지역 경제에 실질적인 보탬이 되도록 설계했다. 이병선 속초시장은 "11월의 속초는 가을 여행의 최적기"라며, "이번 여행은 단순한 관광을 넘어 세대 간 공감대를 형성하고 자연과 문화를 함께 즐기는 의미 있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과연 수십 년의 추억을 소환하는 이번 감성 여행이 깊은 침체의 늪에 빠진 설악동에 새로운 희망의 바람을 불어넣을 수 있을지, 그 결과에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