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생활경제

면세업계 최초…신세계, 3000개 여행사 거느린 中 협회와 '단독' 라인 구축

 신세계면세점이 얼어붙었던 한중 관계에 훈풍이 부는 타이밍을 놓치지 않고 중국의 '큰 손' 관광객 유치를 위한 선제적인 승부수를 띄웠다. 국내 면세업계 최초로 중국 문화여유부 산하의 유일한 전국 단위 여행산업 협력기구인 중국여행사협회(MICE위원회)와 손을 잡고 MICE 관광 활성화를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한 것이다. 최근 경주 APEC 정상회의와 한중 정상회담을 계기로 양국 간 교류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가운데, 전국 약 3000개의 회원사를 거느린 거대 조직과의 공식 협력 채널을 구축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남다르다. 이는 단순히 개별 여행사를 상대하는 차원을 넘어, 중국 MICE 산업의 중심축과 직접 연결되는 강력한 네트워크를 확보했음을 의미한다.

 

이번 협약의 핵심은 신세계면세점의 체질 개선 전략과 맞닿아 있다. 과거처럼 수많은 단체 관광객을 유치해 박리다매식으로 매출을 올리는 '양적 성장'에서 벗어나, 소규모라도 확실한 소비력을 갖춘 고부가가치 관광객 중심의 '질적 성장'으로 방향을 튼 것이다. 실제로 기업 출장, 포상 관광, 의료 및 뷰티 목적의 MICE 단체는 일반 관광 단체에 비해 평균 객단가(1인당 구매액)가 3~4배나 높다. 이미 신세계면세점 외국인 단체관광객 매출의 약 35%를 차지할 정도로 핵심적인 고객층으로, 이들을 집중 공략해 수익성을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양사는 이번 파트너십을 통해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시너지 창출에 나선다. 신세계면세점은 중국 현지에서 열리는 MICE 관련 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브랜드를 알리는 한편, 협회의 방대한 네트워크를 활용해 중국 내 MICE 단체 관광객을 대상으로 맞춤형 프로모션과 공동 마케팅을 공격적으로 펼칠 계획이다. 특히 기업 방문단이나 비즈니스 목적의 관광객에게는 시내면세점 중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명동점의 초대형 미디어파사드에 환영 메시지를 띄워주는 등 차별화된 VIP 환영 서비스를 제공하며 프리미엄 경험을 강화하고 있다. 이를 통해 연말까지 약 6만 명 이상의 MICE 관광객을 포함, 총 14만 명의 중국인 관광객을 유치한다는 구체적인 목표도 세웠다.

 

결국 이번 협약은 한중 관광 교류의 새로운 활력을 모색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신세계면세점은 중국 MICE 시장과의 공식적인 소통 창구를 확보함으로써 유치 경쟁에서 한발 앞서 나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이는 단순히 면세점 하나의 실적 개선을 넘어, '큰 손' 중국인 관광객들의 발길을 명동을 비롯한 국내 주요 관광지로 다시 이끌어 침체된 상권에 활기를 불어넣는 마중물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 차원의 교류 확대 분위기 속에서 민간 기업이 발 빠르게 움직여 실질적인 성과를 만들어내는 선순환 구조의 신호탄인 셈이다.

 

4050, 교복 입고 설악산 수학여행 떠나는 기막힌 이유

1월 한 달간, 장기 침체에 빠진 설악동 관광지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2025 설악동 활성화 프로그램-추억감성여행'을 총 4회에 걸쳐 운영한다고 밝혔다. 이번 프로그램은 단순한 관광 상품을 넘어, 아련한 향수를 자극하는 '레트로' 감성과 설악산의 수려한 자연 및 속초 고유의 지역 자원을 결합한 1박 2일 체류형 체험 콘텐츠다. 한 팀당 약 15명, 총 60명 규모로 진행되는 이 실험적인 여행이 과연 설악동의 부활을 이끄는 신호탄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이번 '추억감성여행'의 핵심 콘셉트는 바로 '다시 떠나는 수학여행'이다. 참가자들은 빛바랜 사진 속에서나 볼 법한 옛 교복을 맞춰 입고, 마치 학창 시절로 돌아간 듯한 설렘을 안고 1박 2일의 여정을 시작한다. 여행의 동선은 속초와 설악동의 매력을 온전히 느낄 수 있도록 세심하게 짜였다. 실향민의 애환이 서린 아바이마을을 전문 해설사와 함께 둘러보고, 직접 함경도식 만두를 빚으며 그들의 문화를 체험한다. 이어서 설악산의 백미로 꼽히는 케이블카에 탑승해 울긋불긋한 단풍과 어우러진 권금성의 절경을 감상하고, 활기 넘치는 속초관광수산시장을 방문해 동해의 싱싱한 먹거리를 맛본다. 이튿날에는 고즈넉한 사찰에서 불교 문화를 체험하고, 만추의 정취가 물씬 풍기는 설악산 단풍길을 트레킹하며 여행의 대미를 장식한다.속초시가 이처럼 '추억'을 전면에 내세운 데에는 분명한 목적이 있다. 이번 프로그램은 특정 세대만을 겨냥하는 것이 아니라, 중장년층과 젊은 세대를 모두 아우르는 영리한 전략을 구사한다. 교복을 입고 떠나는 수학여행이라는 콘셉트는 40~60대 중장년층에게는 아련한 향수와 함께 젊은 날의 추억을 소환하는 감동적인 경험을 선사한다. 동시에, 옛것에서 새로움과 재미를 찾는 '뉴트로(New-tro)' 트렌드에 열광하는 20~30대 젊은 세대에게는 독특하고 이색적인 체험형 콘텐츠로 매력을 어필한다. 이처럼 세대를 초월한 공감대를 형성함으로써, '추억감성여행'은 단순한 관광을 넘어 부모와 자녀가 함께 소통하고 즐기는 특별한 시간을 만들어낼 것으로 기대된다.나아가 이번 프로그램은 관광객 유치를 통한 지역 상권 활성화라는 실질적인 목표를 품고 있다. 참가자들의 숙박을 설악동 내 숙박 단지와 직접 연계하고, 식사 및 체험 활동을 지역 업체들과 함께 진행함으로써 관광객의 소비가 지역 경제에 실질적인 보탬이 되도록 설계했다. 이병선 속초시장은 "11월의 속초는 가을 여행의 최적기"라며, "이번 여행은 단순한 관광을 넘어 세대 간 공감대를 형성하고 자연과 문화를 함께 즐기는 의미 있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과연 수십 년의 추억을 소환하는 이번 감성 여행이 깊은 침체의 늪에 빠진 설악동에 새로운 희망의 바람을 불어넣을 수 있을지, 그 결과에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