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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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 업은 구미시, '라면' 하나로 도시 브랜드 1위 찍었다

 경북 구미시가 라면 하나로 도시 전체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지난 7일 구미역 일원에서 막을 올린 '2025 구미라면축제' 현장은 그야말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축제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농심 구미공장에서 당일 아침 생산한 신선한 라면을 직접 구매할 수 있는 코너였다. 갓 튀겨낸 '따끈한' 신라면, 신라면 툼바, 짜파게티 등을 사기 위해 수백 미터의 줄이 늘어섰고, 사람들은 투명 비닐 백팩에 전리품처럼 라면을 가득 담은 채 축제를 만끽했다. 올해로 4회째를 맞은 이 축제는 국내 최대 라면 생산기지를 품고 있다는 지역적 특색을 성공적인 문화 콘텐츠로 승화시킨 대표적인 사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구미라면축제의 성공은 단순한 지역 축제를 넘어 도시 전체에 활력을 불어넣는 기폭제가 되고 있다. 김장호 구미시장은 "라면축제 덕분에 지난해 11월 구미시가 전국 250여개 도시 중 브랜드 평판 1위를 기록했다"고 밝히며 축제의 파급력을 강조했다. 실제 지난해 축제 기간 동안 총 17만 명의 방문객이 다녀갔으며, 이 중 절반에 가까운 48%가 외지인으로 집계되어 전국적인 관심을 증명했다. 이를 통해 창출된 직접적인 소비 효과만 15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며, 축제 기간 동안 인근 전통시장과 식당, 카페까지 손님으로 북적여 소상공인들 사이에서는 '13월의 보너스'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지난해 총 25만 개의 라면 메뉴가 판매된 데 이어, 올해는 3일간 최대 40만 개 판매라는 새로운 기록을 쓸 것으로 기대된다.

 


올해 축제는 방문객들의 편의성과 즐길 거리를 한층 더 강화했다. 구미역 맞은편 도로 475m 구간을 통째로 '세상에서 가장 긴 라면 레스토랑'으로 탈바꿈시켰고, 4대 1의 치열한 경쟁률을 뚫고 선정된 23개의 지역 라면 맛집들이 저마다의 개성을 담은 특별한 라면 요리를 선보였다. 또한 QR코드를 이용한 간편 주문 시스템을 도입하고, 별도의 쓰레기 처리 없이 축제를 즐길 수 있도록 운영 방식을 개선해 젊은 세대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행사장 곳곳에서는 '면치기 최강자 선발대회', '외국인 라면 요리왕 선발대회' 등 쉴 틈 없이 이벤트가 이어졌고, 너구리 캐릭터와 사진을 찍는 아이들, 홍게 라면을 즐기는 노부부 등 다양한 세대가 어우러져 축제를 즐기는 모습이었다.

 

특히 올해 구미라면축제는 지역 상생을 넘어 K-라면의 본격적인 세계화를 향한 전초기지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현장에는 국내 언론뿐만 아니라 20여 곳의 외신 기자들이 참석해 뜨거운 취재 경쟁을 벌였다. 농심은 이 자리에서 이달 말 출시 예정인 신제품 '신라면 김치볶음면'을 최초로 공개했고, 이를 시식한 한 외신 기자는 "볶음김치의 맛이 살짝 맵지만 아주 맛있다"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았다. 농심 관계자는 "올해는 글로벌 히트작인 넷플릭스 '케이팝데몬헌터스'와의 빠른 협업을 통해 전 세계인에게 농심 라면을 확실히 각인시키는 데 초점을 맞췄다"며 K-라면의 글로벌 진출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4050, 교복 입고 설악산 수학여행 떠나는 기막힌 이유

1월 한 달간, 장기 침체에 빠진 설악동 관광지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2025 설악동 활성화 프로그램-추억감성여행'을 총 4회에 걸쳐 운영한다고 밝혔다. 이번 프로그램은 단순한 관광 상품을 넘어, 아련한 향수를 자극하는 '레트로' 감성과 설악산의 수려한 자연 및 속초 고유의 지역 자원을 결합한 1박 2일 체류형 체험 콘텐츠다. 한 팀당 약 15명, 총 60명 규모로 진행되는 이 실험적인 여행이 과연 설악동의 부활을 이끄는 신호탄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이번 '추억감성여행'의 핵심 콘셉트는 바로 '다시 떠나는 수학여행'이다. 참가자들은 빛바랜 사진 속에서나 볼 법한 옛 교복을 맞춰 입고, 마치 학창 시절로 돌아간 듯한 설렘을 안고 1박 2일의 여정을 시작한다. 여행의 동선은 속초와 설악동의 매력을 온전히 느낄 수 있도록 세심하게 짜였다. 실향민의 애환이 서린 아바이마을을 전문 해설사와 함께 둘러보고, 직접 함경도식 만두를 빚으며 그들의 문화를 체험한다. 이어서 설악산의 백미로 꼽히는 케이블카에 탑승해 울긋불긋한 단풍과 어우러진 권금성의 절경을 감상하고, 활기 넘치는 속초관광수산시장을 방문해 동해의 싱싱한 먹거리를 맛본다. 이튿날에는 고즈넉한 사찰에서 불교 문화를 체험하고, 만추의 정취가 물씬 풍기는 설악산 단풍길을 트레킹하며 여행의 대미를 장식한다.속초시가 이처럼 '추억'을 전면에 내세운 데에는 분명한 목적이 있다. 이번 프로그램은 특정 세대만을 겨냥하는 것이 아니라, 중장년층과 젊은 세대를 모두 아우르는 영리한 전략을 구사한다. 교복을 입고 떠나는 수학여행이라는 콘셉트는 40~60대 중장년층에게는 아련한 향수와 함께 젊은 날의 추억을 소환하는 감동적인 경험을 선사한다. 동시에, 옛것에서 새로움과 재미를 찾는 '뉴트로(New-tro)' 트렌드에 열광하는 20~30대 젊은 세대에게는 독특하고 이색적인 체험형 콘텐츠로 매력을 어필한다. 이처럼 세대를 초월한 공감대를 형성함으로써, '추억감성여행'은 단순한 관광을 넘어 부모와 자녀가 함께 소통하고 즐기는 특별한 시간을 만들어낼 것으로 기대된다.나아가 이번 프로그램은 관광객 유치를 통한 지역 상권 활성화라는 실질적인 목표를 품고 있다. 참가자들의 숙박을 설악동 내 숙박 단지와 직접 연계하고, 식사 및 체험 활동을 지역 업체들과 함께 진행함으로써 관광객의 소비가 지역 경제에 실질적인 보탬이 되도록 설계했다. 이병선 속초시장은 "11월의 속초는 가을 여행의 최적기"라며, "이번 여행은 단순한 관광을 넘어 세대 간 공감대를 형성하고 자연과 문화를 함께 즐기는 의미 있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과연 수십 년의 추억을 소환하는 이번 감성 여행이 깊은 침체의 늪에 빠진 설악동에 새로운 희망의 바람을 불어넣을 수 있을지, 그 결과에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