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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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 캠핑의 배신…당신이 쓴 고체연료, 실명 유발하는 '메탄올 덩어리'였다

 즐거운 캠핑의 추억을 만들기 위해 사용되는 조리용 연료 일부 제품에서 인체에 치명적인 유해물질이 다량 검출되어 소비자들의 안전에 빨간불이 켜졌다. 한국소비자원의 발표에 따르면, 시중에 유통되는 캠핑용 고형에탄올과 성형숯 제품에서 실명까지 유발할 수 있는 메탄올과 중금속인 비소가 기준치를 초과하여 검출되는 등 안전 관리에 심각한 허점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일부 업체는 소비자원의 시정 권고에도 별다른 개선 계획을 내놓지 않아, 캠핑족들의 불안감을 더욱 키우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 가장 심각한 문제로 지적된 것은 고형에탄올 제품의 메탄올 함량이었다. 조사 대상 8개 제품 중 무려 5개 제품에서 유해화학물질 관리 기준(10%)을 훌쩍 뛰어넘는 24.2%에서 최대 56.7%에 달하는 메탄올이 검출되었다. 씨케이코리아의 '고체연료'는 메탄올 함량이 56.7%에 달해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으며, 코프304의 '불만대 에탄올 미니고체연료'(30.0%), 동양인터내쇼널의 '아카시아 에탄올 고체연료'(28.0%) 등이 그 뒤를 이었다. 메탄올은 두통과 어지럼증은 물론, 단시간 노출만으로도 시신경에 손상을 주어 영구적인 시력 저하 또는 실명을 유발할 수 있는 맹독성 물질이다. 문제가 된 5개 업체 중 4개는 판매 중단 및 환불, 품질 개선을 약속했지만, '불만대' 제품을 판매하는 코프304는 유일하게 개선 계획을 밝히지 않아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되었다.

 


고기를 굽는 데 주로 사용되는 성형숯의 안전성 역시 도마 위에 올랐다. 시험 대상 5개 제품 중 '(주)호산챠콜'의 '산활활타성형숯' 1개 제품에서는 유해 중금속인 비소가 기준치(1.0㎎/㎏ 이하)의 9배에 달하는 9.0㎎/㎏ 검출되어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비소는 장기간 노출 시 피부암, 폐암 등을 유발할 수 있는 1급 발암물질로 분류된다. 다행히 해당 업체는 즉각 판매 중단 및 환불 조치를 약속하며 소비자 피해를 최소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와 별개로 '(주)사이언숯'의 '야자 불쏘탄'과 '(주)카본텍'의 '오로라' 제품은 의무적으로 표시해야 할 항목을 누락했음에도 불구하고 소비자원의 개선 권고에 응하지 않아 안전 불감증이 여전함을 보여주었다.

 

이번 조사는 캠핑 문화의 대중화 이면에 숨겨진 안전의 사각지대를 명확히 보여주었다. 발열량 측면에서는 고형에탄올이 성형숯보다 전반적으로 에너지 효율이 높게 나타났지만, 제품의 성능을 따지기 이전에 인체에 무해한지 여부가 우선적으로 담보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캠핑의 즐거움이 독성 물질에 노출되는 악몽으로 변하지 않도록, 소비자들은 제품 구매 시 안전 기준 충족 여부를 꼼꼼히 확인하고, 제조업체는 보다 엄격한 품질 관리와 책임감 있는 자세를 보여야 할 것이다. 관계 당국의 철저한 관리 감독 강화 역시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4050, 교복 입고 설악산 수학여행 떠나는 기막힌 이유

1월 한 달간, 장기 침체에 빠진 설악동 관광지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2025 설악동 활성화 프로그램-추억감성여행'을 총 4회에 걸쳐 운영한다고 밝혔다. 이번 프로그램은 단순한 관광 상품을 넘어, 아련한 향수를 자극하는 '레트로' 감성과 설악산의 수려한 자연 및 속초 고유의 지역 자원을 결합한 1박 2일 체류형 체험 콘텐츠다. 한 팀당 약 15명, 총 60명 규모로 진행되는 이 실험적인 여행이 과연 설악동의 부활을 이끄는 신호탄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이번 '추억감성여행'의 핵심 콘셉트는 바로 '다시 떠나는 수학여행'이다. 참가자들은 빛바랜 사진 속에서나 볼 법한 옛 교복을 맞춰 입고, 마치 학창 시절로 돌아간 듯한 설렘을 안고 1박 2일의 여정을 시작한다. 여행의 동선은 속초와 설악동의 매력을 온전히 느낄 수 있도록 세심하게 짜였다. 실향민의 애환이 서린 아바이마을을 전문 해설사와 함께 둘러보고, 직접 함경도식 만두를 빚으며 그들의 문화를 체험한다. 이어서 설악산의 백미로 꼽히는 케이블카에 탑승해 울긋불긋한 단풍과 어우러진 권금성의 절경을 감상하고, 활기 넘치는 속초관광수산시장을 방문해 동해의 싱싱한 먹거리를 맛본다. 이튿날에는 고즈넉한 사찰에서 불교 문화를 체험하고, 만추의 정취가 물씬 풍기는 설악산 단풍길을 트레킹하며 여행의 대미를 장식한다.속초시가 이처럼 '추억'을 전면에 내세운 데에는 분명한 목적이 있다. 이번 프로그램은 특정 세대만을 겨냥하는 것이 아니라, 중장년층과 젊은 세대를 모두 아우르는 영리한 전략을 구사한다. 교복을 입고 떠나는 수학여행이라는 콘셉트는 40~60대 중장년층에게는 아련한 향수와 함께 젊은 날의 추억을 소환하는 감동적인 경험을 선사한다. 동시에, 옛것에서 새로움과 재미를 찾는 '뉴트로(New-tro)' 트렌드에 열광하는 20~30대 젊은 세대에게는 독특하고 이색적인 체험형 콘텐츠로 매력을 어필한다. 이처럼 세대를 초월한 공감대를 형성함으로써, '추억감성여행'은 단순한 관광을 넘어 부모와 자녀가 함께 소통하고 즐기는 특별한 시간을 만들어낼 것으로 기대된다.나아가 이번 프로그램은 관광객 유치를 통한 지역 상권 활성화라는 실질적인 목표를 품고 있다. 참가자들의 숙박을 설악동 내 숙박 단지와 직접 연계하고, 식사 및 체험 활동을 지역 업체들과 함께 진행함으로써 관광객의 소비가 지역 경제에 실질적인 보탬이 되도록 설계했다. 이병선 속초시장은 "11월의 속초는 가을 여행의 최적기"라며, "이번 여행은 단순한 관광을 넘어 세대 간 공감대를 형성하고 자연과 문화를 함께 즐기는 의미 있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과연 수십 년의 추억을 소환하는 이번 감성 여행이 깊은 침체의 늪에 빠진 설악동에 새로운 희망의 바람을 불어넣을 수 있을지, 그 결과에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