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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 산업 다 죽는다"…태국, 초강력 주류 규제에 업계 '곡소리'

 '술에 관대한 나라'로 알려진 태국이 관광객을 포함한 모든 이들에게 강력한 '알코올 족쇄'를 채웠다. 지난 8일부터 전격 시행된 개정 주류통제법에 따라, 이제 태국에서는 법으로 정해진 금지 시간이나 장소에서 술을 마시다 적발될 경우 최대 1만 바트(약 45만 원)에 달하는 막대한 벌금을 물게 된다. 이 규제는 주류 판매자뿐만 아니라 술을 구매해 마시는 소비자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되며, 특히 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 역시 예외가 아니라는 점에서 파장이 예상된다. 법안에 명시된 주류 판매 및 음용 금지 시간은 자정부터 오전 11시, 그리고 오후 2시부터 5시까지다. 가령 식당에서 오후 2시 마감 직전인 1시 59분에 맥주를 주문했더라도, 5분 뒤인 2시 5분까지 다 마시지 못하고 테이블 위에 올려두었다면 단속 대상이 될 수 있을 만큼 규정은 엄격하다.

 

물론 모든 공간에서 음주가 제한되는 것은 아니다. 정부로부터 정식 허가를 받은 펍(Pub)이나 바(Bar)와 같은 유흥업소, 호텔, 그리고 국제선 공항 출국장 등은 이번 규제에서 제외되어 기존처럼 주류를 즐길 수 있다. 하지만 일반 식당이나 편의점 등에서는 예외 없이 새로운 법의 적용을 받게 된다. 이번 개정법은 단순히 음주 시간만을 통제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주류 마케팅과 광고에 대한 규제 역시 대폭 강화하여, 연예인이나 소셜미디어 인플루언서 등 대중적 인지도가 있는 인물을 내세워 주류를 홍보하는 모든 행위를 전면 금지했다. 사실상 술에 대한 접근성을 전방위적으로 옥죄어 국민 건강을 증진하겠다는 정부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된 조치로 풀이된다.

 


정부의 강경한 입장과 달리, 태국의 핵심 산업인 관광 및 외식업계는 그야말로 초상집 분위기다. 당장 매출 급감을 우려하는 불만의 목소리가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찬논 껏차론 태국식당협회장은 "법안에 서명한 고위 관리들은 이번 조치가 관광과 서비스 산업에 얼마나 막대한 피해를 입힐지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손님들이 판매 시간 규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게 되면서 외식업계 전반에 치명적인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경고하며, 현실과 동떨어진 탁상공론식 정책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업계는 이번 조치가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휴양을 즐기려는 관광객들의 발길을 끊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며 깊은 우려를 표하고 있다.

 

정치권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이전부터 주류 규제 완화를 주장해 온 야당인 인민당의 타오피폿 림짓뜨라꼰 의원은 "주류 판매는 24시간 허용되는 것이 마땅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번 개정법이 결국 일부 주류 반대 세력의 입맛에만 맞춘 시대착오적인 조치에 불과하다고 맹비난하며, 산업 생태계를 고려하지 않은 일방적인 규제라고 날을 세웠다. 이처럼 태국 사회는 국민 건강을 지키려는 정부의 명분과 관광 대국의 현실을 지켜야 한다는 산업계의 생존 논리가 정면으로 충돌하며, '술과의 전쟁'을 둘러싼 극심한 사회적 갈등 국면으로 빠져들고 있다.

 

4050, 교복 입고 설악산 수학여행 떠나는 기막힌 이유

1월 한 달간, 장기 침체에 빠진 설악동 관광지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2025 설악동 활성화 프로그램-추억감성여행'을 총 4회에 걸쳐 운영한다고 밝혔다. 이번 프로그램은 단순한 관광 상품을 넘어, 아련한 향수를 자극하는 '레트로' 감성과 설악산의 수려한 자연 및 속초 고유의 지역 자원을 결합한 1박 2일 체류형 체험 콘텐츠다. 한 팀당 약 15명, 총 60명 규모로 진행되는 이 실험적인 여행이 과연 설악동의 부활을 이끄는 신호탄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이번 '추억감성여행'의 핵심 콘셉트는 바로 '다시 떠나는 수학여행'이다. 참가자들은 빛바랜 사진 속에서나 볼 법한 옛 교복을 맞춰 입고, 마치 학창 시절로 돌아간 듯한 설렘을 안고 1박 2일의 여정을 시작한다. 여행의 동선은 속초와 설악동의 매력을 온전히 느낄 수 있도록 세심하게 짜였다. 실향민의 애환이 서린 아바이마을을 전문 해설사와 함께 둘러보고, 직접 함경도식 만두를 빚으며 그들의 문화를 체험한다. 이어서 설악산의 백미로 꼽히는 케이블카에 탑승해 울긋불긋한 단풍과 어우러진 권금성의 절경을 감상하고, 활기 넘치는 속초관광수산시장을 방문해 동해의 싱싱한 먹거리를 맛본다. 이튿날에는 고즈넉한 사찰에서 불교 문화를 체험하고, 만추의 정취가 물씬 풍기는 설악산 단풍길을 트레킹하며 여행의 대미를 장식한다.속초시가 이처럼 '추억'을 전면에 내세운 데에는 분명한 목적이 있다. 이번 프로그램은 특정 세대만을 겨냥하는 것이 아니라, 중장년층과 젊은 세대를 모두 아우르는 영리한 전략을 구사한다. 교복을 입고 떠나는 수학여행이라는 콘셉트는 40~60대 중장년층에게는 아련한 향수와 함께 젊은 날의 추억을 소환하는 감동적인 경험을 선사한다. 동시에, 옛것에서 새로움과 재미를 찾는 '뉴트로(New-tro)' 트렌드에 열광하는 20~30대 젊은 세대에게는 독특하고 이색적인 체험형 콘텐츠로 매력을 어필한다. 이처럼 세대를 초월한 공감대를 형성함으로써, '추억감성여행'은 단순한 관광을 넘어 부모와 자녀가 함께 소통하고 즐기는 특별한 시간을 만들어낼 것으로 기대된다.나아가 이번 프로그램은 관광객 유치를 통한 지역 상권 활성화라는 실질적인 목표를 품고 있다. 참가자들의 숙박을 설악동 내 숙박 단지와 직접 연계하고, 식사 및 체험 활동을 지역 업체들과 함께 진행함으로써 관광객의 소비가 지역 경제에 실질적인 보탬이 되도록 설계했다. 이병선 속초시장은 "11월의 속초는 가을 여행의 최적기"라며, "이번 여행은 단순한 관광을 넘어 세대 간 공감대를 형성하고 자연과 문화를 함께 즐기는 의미 있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과연 수십 년의 추억을 소환하는 이번 감성 여행이 깊은 침체의 늪에 빠진 설악동에 새로운 희망의 바람을 불어넣을 수 있을지, 그 결과에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