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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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조 태우고 남은 건 '레이밴 안경'뿐…메타, 결국 칼 빼 들었다

 페이스북이라는 이름까지 버리고 올인했던 메타의 '메타버스' 꿈이 4년 만에 사실상 백기를 들었다.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가 회사의 정체성으로 규정하며 야심 차게 추진했던 이 거대 프로젝트는, 시장의 외면과 천문학적인 손실이라는 냉혹한 현실의 벽에 부딪혀 대대적인 구조조정의 칼날을 맞게 됐다. 미래의 인터넷이라 불리던 3차원 가상세계는 제대로 꽃을 피워보지도 못한 채, 100조 원이 넘는 돈을 태운 '실패한 실험'으로 기록될 위기에 처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메타는 최근 내년도 예산 기획 회의에서 메타버스 관련 예산을 30%나 삭감하는 방안을 심도 있게 검토했다. 이러한 결정의 배경에는 메타가 예상했던 치열한 기술 경쟁이 시장에서 전혀 일어나지 않았다는 냉정한 판단이 깔려있다. 삭감되는 예산의 대부분은 가상현실(VR) 헤드셋 등 하드웨어 개발을 담당해 온 '리얼리티랩스'와 메타버스 플랫폼 '호라이즌월드'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이미 메타버스 사업을 '밑 빠진 독'으로 규정하며 중단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았고, 저커버그 CEO 역시 최근 공식 석상에서 메타버스에 대한 언급을 피하고 인공지능(AI)으로 화제를 돌리며 사실상의 출구 전략을 모색해왔다.

 


불과 4년 전인 2021년 10월, 저커버그는 "오랜 시간에 걸쳐 우리가 메타버스 회사로 여겨지기를 희망한다"고 선언하며 사명을 페이스북에서 메타로 바꾸는 충격적인 결정을 내렸다. 소셜미디어 제국의 왕좌를 넘어 새로운 디지털 세계의 창조주가 되겠다는 담대한 포부였다. 하지만 그의 원대한 구상과 달리, 리얼리티랩스는 2021년 초부터 단 한 번도 흑자를 내지 못하고 현재까지 무려 700억 달러, 우리 돈으로 100조 원이 넘는 누적 손실을 기록하며 회사 전체에 막대한 부담을 안겼다.

 

다만 메타가 메타버스 관련 모든 사업의 문을 닫는 것은 아니다.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으며 가능성을 인정받은 '레이밴 스마트 안경'과 같은 소비자용 증강현실(AR) 하드웨어 개발 프로젝트는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최근 애플에서 최고디자인책임자(CDO)를 영입하는 등 선택과 집중에 나서는 모양새다. 아이러니하게도, 메타가 메타버스 사업을 축소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뉴욕증시에서 회사의 주가는 3.43% 상승하며 시장은 즉각 환호했다. 이는 월스트리트가 저커버그의 꿈보다 현실적인 구조조정을 얼마나 갈망했는지를 명백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파리, 뉴욕, 그리고 서울…전 세계가 인정한 '가장 매력적인 도시' TOP 10

책, 안전성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발표한 '세계 100대 도시' 순위에서 서울이 10위를 차지했다고 CNN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한때 24위(2018년)까지 추락하며 체면을 구겼던 서울은, K-컬처의 세계적인 확산에 힘입어 2023년 14위, 지난해 12위로 꾸준히 순위를 끌어올리더니 마침내 올해 10위권 진입이라는 쾌거를 달성했다. 이는 서울이 단순한 쇼핑 도시를 넘어, 문화와 인프라를 두루 갖춘 세계적인 관광 명소로 인정받았다는 의미다.부동의 1위는 5년 연속 정상을 지킨 프랑스 파리였다. 노트르담 대성당의 재개방과 유럽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개최 등 굵직한 이벤트들이 관광객을 끌어모은 결과로 분석된다. 그 뒤를 스페인 마드리드가 2위로 바짝 쫓았으며, 아시아 도시 중에서는 일본 도쿄가 3위로 가장 높은 순위를 기록하며 '아시아 최고 관광도시'의 위상을 뽐냈다. 특히 도쿄는 나리타 국제공항 활주로 증설 등을 통해 2039년까지 여객 수용 능력을 두 배로 늘리겠다는 야심 찬 계획을 추진하고 있어, 앞으로도 강력한 경쟁력을 유지할 전망이다. 4위와 5위는 이탈리아의 로마와 밀라노가 나란히 차지하며 관광 대국의 자존심을 지켰다.6위는 미국 도시 중 유일하게 10위권에 이름을 올린 뉴욕이었으며, 네덜란드 암스테르담(7위), 스페인 바르셀로나(8위), 싱가포르(9위)가 서울의 바로 앞 순위를 형성했다. 눈에 띄는 것은 전통의 관광 강호였던 영국 런던의 몰락이다. 지난해 13위로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던 런던은 올해 18위까지 추락하며 끝없는 하락세를 보였다. CNN은 런던이 관광 인프라 부문에서는 4위로 높은 평가를 받았지만, 관광 정책, 안전, 지속가능성 등 다른 평가 항목에서 낮은 점수를 받은 것이 순위 하락의 주된 원인이라고 분석했다.한편, 이번 '매력적인 도시' 순위와는 별개로, 올해 해외 관광객이 가장 많이 찾은 도시는 태국의 방콕인 것으로 나타났다. 방콕은 연간 3,030만 명의 관광객을 유치하며 압도적인 1위를 기록했다. 그 뒤를 이어 홍콩이 2,320만 명으로 2위, 순위가 급락한 런던이 2,270만 명으로 3위, 마카오가 2,040만 명으로 4위를 차지했다. 이는 도시의 '매력도'와 실제 '방문객 수'는 다른 척도로 평가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흥미로운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