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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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니는 텀블러 쓰는데…'친환경 야구' 비웃는 KBO 선수들의 민낯

 '2025 K-베이스볼 시리즈' 체코와의 평가전이 막을 내린 서울 고척스카이돔의 더그아웃은 경기의 뜨거운 열기와는 사뭇 다른 풍경을 연출했다. 선수들이 떠난 자리는 마치 '일회용 플라스틱의 무덤'을 연상케 할 만큼 수십 개의 페트병으로 가득했다. 벤치와 바닥에는 선수들이 마시다 남긴 생수와 이온 음료 병들이 아무렇게나 뒹굴고 있었다. 뚜껑이 열린 채 방치되거나 내용물이 절반 이상 남은 것은 물론, 거의 손대지 않은 새것 같은 병들도 쉽게 눈에 띄었다. 한쪽 구석에는 에너지바 포장지 같은 다른 쓰레기들과 뒤엉켜 그야말로 아수라장이었다. 경기 후 뒷정리를 하던 한 환경미화원은 "경기가 끝나면 항상 이런 식"이라며 "먹다 남은 음료를 일일이 비우고 라벨까지 제거해야 해서 일반 쓰레기보다 처리 과정이 두세 배는 더 번거롭다"고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이러한 더그아웃의 풍경은 최근 몇 년간 KBO와 각 구단이 대대적으로 외쳐온 '친환경 야구'라는 구호와 정면으로 배치된다. 현재 KBO리그는 팬들을 대상으로 야구장 내 다회용기 사용을 권장하고, 플라스틱 응원 도구 대신 재활용 가능한 용품을 쓰는 캠페인을 벌이는 등 ESG 경영을 적극적으로 실천하고 있다. 팬들의 동참으로 '일회용품 없는 야구장' 문화가 조금씩 뿌리내리고 있는 상황에서, 정작 그라운드의 주인공인 선수들이 머무는 공간에서부터 대량의 플라스틱 쓰레기가 쏟아져 나오는 것은 심각한 아이러니다. 이는 팬들에게는 친환경 실천을 독려하면서 정작 선수단은 일회용품 낭비에 앞장서는 '이중적인' 행태로 비칠 수 있으며, 리그 전체의 친환경 정책에 대한 진정성마저 의심하게 만드는 대목이다.

 


물론 더그아웃에 선수들을 위한 노력이 전무했던 것은 아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공식 후원사의 대용량 스포츠음료 음수대와 종이컵을 비치해두었다. 하지만 현장에 나뒹구는 일회용 페트병의 수를 고려하면, 과연 얼마나 많은 선수가 이 음수대를 적극적으로 이용했는지는 의문이다. 개인의 기호나 편의성을 이유로 개별 포장된 음료를 선호할 수는 있지만, 리그를 대표하는 선수로서 보여주기에는 아쉬운 모습이다. 메이저리그의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가 평소 개인 텀블러를 휴대하며 물을 마시는 작은 실천이 팬들에게 큰 울림을 주는 것처럼, KBO 선수들 역시 사회적 책임감을 갖고 모범을 보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친환경 야구'는 거창한 구호가 아닌 사소한 실천에서 비롯된다. KBO와 10개 구단은 지금이라도 더그아웃 내 일회용품 사용 실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실질적인 개선책을 마련해야 한다. 단순히 후원사의 음수대를 설치하는 데 그칠 것이 아니라, 선수들이 깨끗한 물을 마실 수 있는 정수기나 별도의 음수대 설치를 의무화하고, 선수단 스스로가 다소 번거롭더라도 개인 텀블러나 리필 가능한 물병을 사용하도록 강력히 권고해야 한다. 리그의 얼굴인 선수단이 앞장서서 변화하지 않는 한, 팬들에게만 친환경을 강조하는 KBO의 슬로건은 결국 공허한 메아리로 남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단순한 은행나무숲이 아니었다…고령군을 '대박' 터뜨리게 만든 비결

산 은행나무숲 가을 나들이 행사'가 3만여 명의 구름 인파를 동원하며 성공적으로 막을 내렸다고 1일 밝혔다. 이번 행사는 그동안 일부 사진 애호가들 사이에서만 알려졌던 숨은 명소를 대중적인 관광지로 발돋움시키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으며, 단순한 지역 축제를 넘어 잘 기획된 콘텐츠가 어떻게 관광객들의 발길을 이끌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성공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이번 행사의 성공 비결은 황홀한 은행나무숲의 자연경관에 다채로운 체험 프로그램을 조화롭게 결합한 데 있다. 고령군은 방문객들이 단순히 사진만 찍고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숲에 머물며 즐길 거리를 찾을 수 있도록 세심하게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아이를 동반한 가족 단위 관광객들을 위해 숲 해설사가 동행하며 자연의 소중함을 배우는 '숲 체험학교'를 운영했으며, 행사장 곳곳을 둘러보며 도장을 받는 '스탬프 투어'는 소소한 재미와 함께 성취감을 선사했다. 여기에 감미로운 목소리의 가수 하림이 펼치는 특별 공연과 MC 조현기의 '보이는 라디오'는 깊어가는 가을의 정취를 한껏 고조시키며 방문객들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선물했다.이러한 노력은 방문객들의 폭발적인 만족도로 고스란히 이어졌다. 행사 종료 후 실시된 만족도 조사 결과, 전체 응답자의 무려 94%가 행사에 '만족한다'고 답하며 높은 호응을 보냈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행사장 접근성과 편의시설 항목에서도 93%라는 높은 만족도가 기록되었다는 사실이다. 이는 고령군이 단기간에 많은 인파가 몰릴 것을 대비해 주차 공간 확보, 안내 인력 배치, 화장실 등 기반 시설 관리에 만전을 기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아름다운 풍경에 더해 쾌적하고 편리한 관람 환경까지 갖추었기에 방문객들의 긍정적인 평가를 이끌어낼 수 있었던 것이다.고령군은 이번 행사의 성공을 발판 삼아 다산 은행나무숲을 일회성 행사장이 아닌, 지속 가능한 관광 자원으로 발전시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남철 고령군수는 "은행나무숲을 사계절 내내 즐길 수 있는 매력적인 관광지로 발전시켜 더 많은 분들이 고령을 찾도록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가을의 황금빛 단풍뿐만 아니라, 봄의 신록, 여름의 녹음, 겨울의 설경까지 사계절의 다채로운 매력을 담아낼 수 있는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개발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번 가을 나들이 행사는 다산 은행나무숲이 고령을 대표하는 새로운 랜드마크로 도약하는 힘찬 첫걸음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