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매일

스포츠매일

가족들도 울었다, 감보아 7년 만의 빅리그 마운드 입성

 2025시즌 롯데 자이언츠의 에이스로 활약하며 한국 팬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알렉 감보아가 마침내 메이저리그 마운드를 밟았다. 보스턴 레드삭스 소속의 감보아는 지난 6일 미국 미시건주 디트로이트의 코메리카파크에서 열린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팀이 10대 3으로 크게 앞선 9회말 구원 등판했다. 2019년 드래프트 이후 줄곧 마이너리그를 전전하던 그가 프로 데뷔 7년 만에 처음으로 빅리그 마운드에 선 역사적인 순간이었다.

 

감보아의 데뷔전은 완벽에 가까웠다. 그는 9회말 세 타자를 상대로 탈삼진 2개를 곁들이며 깔끔한 삼자범퇴를 기록, 보스턴의 승리를 매듭지었다. 특히 최고 시속 150km를 상회하는 직구와 KBO 리그에서 연마한 날카로운 변화구는 디트로이트 타자들을 압도하기에 충분했다. 관중석에서 이 광경을 지켜보던 그의 가족들이 감격의 눈물을 흘리는 장면은 중계 화면을 통해 전 세계로 퍼져나가며 많은 야구팬의 가슴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이러한 성공적인 데뷔의 밑바탕에는 한국에서의 소중한 경험이 있었다. 1997년생인 감보아는 미국 마이너리그에서만 131경기를 뛰며 기회를 엿봤으나 빅리그의 벽을 넘지 못했다. 그러던 중 지난해 5월 롯데 자이언츠에 입단하며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했다. 19경기에서 7승 8패, 평균자책점 3.58을 기록한 그는 특히 6월 한 달간 5승 무패라는 압도적인 성적으로 월간 MVP를 거머쥐며 리그를 지배하는 투수로 거듭났다.

 

롯데에서의 활약을 발판 삼아 보스턴과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고 미국으로 돌아간 감보아는 한국에 대한 감사를 잊지 않았다. 그는 자신의 SNS를 통해 KBO 리그에서의 시간이 인생 최고의 경험 중 하나였다며 롯데 구단과 팬들에게 진심 어린 인사를 전했다. 한국에서 얻은 자신감은 트리플A 우스터에서의 호투로 이어졌고, 결국 시즌 초반 보스턴의 호출을 받는 원동력이 되었다.

 


그러나 메이저리그의 현실은 냉정했다. 보스턴 구단은 감보아의 데뷔전 다음 날인 7일, 부상자 명단에서 돌아온 에이스 소니 그레이를 등록하기 위해 감보아를 다시 트리플A로 내려보낸다고 공식 발표했다. 올스타 3회 선정에 빛나는 베테랑 투수의 자리를 마련하기 위해, 전날 완벽한 투구를 선보인 신예가 자리를 비워줘야 하는 비정한 로스터 운영의 희생양이 된 셈이다.

 

감보아의 강등은 실력 부족이 아닌 팀 사정에 의한 일시적인 조치로 풀이된다. 데뷔전에서 보여준 삼자범퇴와 탈삼진 능력은 그가 언제든 다시 빅리그의 부름을 받을 수 있는 자원임을 증명했다. 롯데 자이언츠의 '역수출 신화'를 꿈꾸는 감보아는 이제 다시 마이너리그 마운드에서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며 다음 승격을 준비한다.

 

 

 

홍릉숲, 100년 만의 전면 개방에 시민들 '환호'

이 숨겨놓은 산'이라는 천장산의 이름처럼 도심 한복판에 있으면서도 그동안 베일에 싸여 있었다. 1922년 일제가 명성황후의 능터였던 홍릉 자리에 임업시험장을 세우며 시작된 이곳의 역사는 근현대사의 아픔과 산림 자원 보존의 노력이 교차하는 지점이다. 1993년부터 주말에만 제한적으로 허용되던 관람이 지난 3월부터 평일까지 확대되면서 도심 속 생태 보고로서의 가치를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홍릉숲의 가장 큰 매력은 입장료와 숲해설 프로그램이 모두 무료라는 점이다. 하루 세 차례 진행되는 숲해설은 전문 가이드의 설명과 함께 숲의 역사와 식물 생태를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방문객들은 고종 황제가 즐겨 찾았다는 우물인 '어정'을 지나며 조선 왕실의 흔적을 느끼고, 일제강점기 수탈의 목적으로 심어졌으나 이제는 울창한 숲을 이룬 고목들 사이를 거닐며 시간의 흐름을 체감한다. 이곳은 단순한 공원이 아니라 살아있는 산림 박물관이자 역사 교육의 현장이다.숲 안에서 반드시 찾아봐야 할 명물은 이른바 '홍릉 8경'이다. 그중에서도 본관 뒤편에 자리한 반송은 1892년에 심어진 홍릉숲의 최고령 나무로, 우산처럼 넓게 펼쳐진 가지가 장관을 이룬다. 130년이 넘는 세월 동안 홍릉의 부침을 지켜봐 온 이 나무는 숲의 영험한 기운을 상징하는 존재로 통한다. 반송의 우아한 자태는 사계절 내내 사진가들의 출사지로 사랑받으며 홍릉숲을 대표하는 시각적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했다.최근 홍릉숲이 다시 한번 전국적인 주목을 받은 이유는 국내에서 가장 키가 큰 나무가 이곳에서 발견되었기 때문이다. 제1 수목원에 위치한 '노블포플러'는 지난해 측정 결과 38.97m를 기록하며, 오랜 시간 국내 최장신 나무 자리를 지켜온 양평 용문사 은행나무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아파트 13층 높이에 달하는 이 나무의 위용은 숲의 생명력을 증명하는 지표가 되고 있다. 방문객들은 고개를 한껏 뒤로 젖혀야 끝이 보이는 노블포플러 아래에서 자연의 경이로움을 만끽한다.홍릉숲은 기후 변화 대응을 위한 산림 연구의 전초기지로서도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국립산림과학원이 관리하는 만큼 숲 곳곳에는 희귀 식물과 연구용 수목들이 자생하고 있어 다른 도심 공원에서는 볼 수 없는 풍성한 식생을 자랑한다. 도심 열섬 현상을 완화하고 미세먼지를 저감하는 허파 역할은 물론, 시민들에게는 일상의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치유의 공간이 되고 있다. 예약제로 운영되는 숲해설은 매회 매진 사례를 기록할 정도로 시민들의 참여 열기가 뜨겁다.전면 개방 이후 첫 여름을 맞이한 홍릉숲은 이제 서울을 대표하는 생태 관광지로 안착했다. 명성황후의 비극적인 역사가 깃든 능터에서 국내 최장신 나무가 자라나는 생명의 숲으로 변모하기까지, 홍릉숲이 걸어온 100년의 시간은 그 자체로 한 편의 서사시다. 빌딩 숲에 둘러싸인 시민들에게 아무런 대가 없이 그늘과 맑은 공기를 내어주는 이 숲은, 개발보다 보존이 주는 가치가 얼마나 큰지를 몸소 보여주고 있다. 홍릉숲의 전면 개방은 도심 속 자연과 인간이 어떻게 공존해야 하는지에 대한 해답을 제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