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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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보다 북커버" MZ가 꽂힌 ‘힙한 독템’ 열풍

 6월 서울국제도서전이 개막한 첫날, 수많은 관람객의 발길이 향한 곳은 다름 아닌 책을 파는 부스가 아닌 ‘책갈피’를 판매하는 작은 독립서점의 공간이었다. 수십 미터에 달하는 긴 줄이 생기며 순식간에 품절 사태가 벌어진 이곳에서는 사진작가 이옥토가 촬영한 과일 조각과 꽃잎 사진을 활용한 감성적인 책갈피가 한정 수량으로 판매되었고, 이를 사기 위한 MZ세대의 ‘오픈런’ 행렬이 눈길을 끌었다. 책 대신 책을 꾸미는 ‘북꾸(책 꾸미기)’ 문화가 젊은 세대 사이에서 확산되면서 책갈피를 넘어 북커버, 북백, 북퍼퓸 등 독서 관련 굿즈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수치로도 확인된다. 교보문고는 올해 1월부터 6월까지의 독서 관련 용품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56.7% 증가했다고 밝혔다. 독서 용품 시장은 2022년까지 침체기를 겪었으나, 2023년 16.4%, 2024년에는 18%의 매출 상승을 기록하며 반등했고, 올해 들어서는 더욱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독서는 더 이상 단순한 취미가 아니라 MZ세대에게는 하나의 ‘취향 소비’로 자리 잡으며, 책을 매개로 한 라이프스타일 전반에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특히 ‘북커버’는 올해 들어 가장 큰 성장세를 보인 품목 중 하나다. 교보문고에 따르면 북커버의 매출은 7월까지 무려 187.6% 증가했다. 펀딩 플랫폼 ‘바로펀딩’을 통해 일러스트 브랜드 ‘이나피스퀘어’와 협업한 북커버 제품은 출시 직후 주말 사이 완판되었으며, 현재는 긴급히 추가 물량을 확보해 2차 펀딩을 진행 중이다. 과거 북커버가 단순히 책 제목을 가리기 위한 기능성 용품에 그쳤다면, 지금은 디자인 패턴과 재질, 색감에서 개성을 드러내는 하나의 패션 아이템으로 재해석되고 있다. 남미애 교보문고 독서용품 MD는 “MZ세대 사이에서 북커버는 이제 ‘텍스트힙’을 표현하는 수단으로, 여러 개를 소장하고 상황에 맞게 바꿔 쓰는 것이 트렌드”라고 설명했다.

 

 

 

북커버 외에도 ‘북백’과 ‘북퍼퓸’이라는 새로운 형태의 굿즈들도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북퍼퓸은 책에 직접 뿌려 독서 중 향을 즐길 수 있는 아이템으로, 시각·청각·촉각을 넘어 후각까지 자극하며 오감으로 책을 느끼게 해주는 ‘감각형 독서’ 문화에 부합한다. 북백은 책을 휴대하기 위한 전용 가방으로, 단순한 실용성을 넘어 키링이나 장식품을 더해 패션 아이템으로 활용되고 있다. 젊은 독자들은 책 한 권과 북백, 그리고 자신의 개성을 표현할 수 있는 장식품을 조합해 SNS에 공유하며 독서 문화를 놀이로 즐긴다.

 

전통 문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디자인 굿즈 역시 강세다. 전통 문양을 적용한 여권 커버, 카드 케이스, 북커버, 트레이 등은 MZ세대를 중심으로 인기를 끌며, 전통이 ‘힙’해지는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예스24는 지난해 창립 25주년을 기념해 경기도박물관과 협업하여 조선시대 민화 ‘책가도’를 테마로 한 스페셜 굿즈 시리즈를 출시했다. 책가도는 책과 문방구, 화훼 등을 상징적으로 담은 전통 회화로, 이를 활용한 독서대, 장패드, 머그컵 등이 출시되어 독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예스24 관계자는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흥행과 함께 전통 문양, 한국적 색감 등이 젊은 층 사이에서 하나의 문화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며 “앞으로도 전통을 현대적으로 즐길 수 있는 도서 굿즈를 계속해서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독서는 단순한 지식 습득을 넘어 시각적 미감, 감성적 체험, 개성 표현이 어우러진 문화 콘텐츠로 진화하고 있다. 책을 읽는 행위에서 책을 꾸미고 향기와 촉감을 더해 완성하는 새로운 독서 트렌드는 앞으로도 관련 시장과 문화의 다채로운 확장을 예고하고 있다.

 

파리, 뉴욕, 그리고 서울…전 세계가 인정한 '가장 매력적인 도시' TOP 10

책, 안전성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발표한 '세계 100대 도시' 순위에서 서울이 10위를 차지했다고 CNN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한때 24위(2018년)까지 추락하며 체면을 구겼던 서울은, K-컬처의 세계적인 확산에 힘입어 2023년 14위, 지난해 12위로 꾸준히 순위를 끌어올리더니 마침내 올해 10위권 진입이라는 쾌거를 달성했다. 이는 서울이 단순한 쇼핑 도시를 넘어, 문화와 인프라를 두루 갖춘 세계적인 관광 명소로 인정받았다는 의미다.부동의 1위는 5년 연속 정상을 지킨 프랑스 파리였다. 노트르담 대성당의 재개방과 유럽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개최 등 굵직한 이벤트들이 관광객을 끌어모은 결과로 분석된다. 그 뒤를 스페인 마드리드가 2위로 바짝 쫓았으며, 아시아 도시 중에서는 일본 도쿄가 3위로 가장 높은 순위를 기록하며 '아시아 최고 관광도시'의 위상을 뽐냈다. 특히 도쿄는 나리타 국제공항 활주로 증설 등을 통해 2039년까지 여객 수용 능력을 두 배로 늘리겠다는 야심 찬 계획을 추진하고 있어, 앞으로도 강력한 경쟁력을 유지할 전망이다. 4위와 5위는 이탈리아의 로마와 밀라노가 나란히 차지하며 관광 대국의 자존심을 지켰다.6위는 미국 도시 중 유일하게 10위권에 이름을 올린 뉴욕이었으며, 네덜란드 암스테르담(7위), 스페인 바르셀로나(8위), 싱가포르(9위)가 서울의 바로 앞 순위를 형성했다. 눈에 띄는 것은 전통의 관광 강호였던 영국 런던의 몰락이다. 지난해 13위로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던 런던은 올해 18위까지 추락하며 끝없는 하락세를 보였다. CNN은 런던이 관광 인프라 부문에서는 4위로 높은 평가를 받았지만, 관광 정책, 안전, 지속가능성 등 다른 평가 항목에서 낮은 점수를 받은 것이 순위 하락의 주된 원인이라고 분석했다.한편, 이번 '매력적인 도시' 순위와는 별개로, 올해 해외 관광객이 가장 많이 찾은 도시는 태국의 방콕인 것으로 나타났다. 방콕은 연간 3,030만 명의 관광객을 유치하며 압도적인 1위를 기록했다. 그 뒤를 이어 홍콩이 2,320만 명으로 2위, 순위가 급락한 런던이 2,270만 명으로 3위, 마카오가 2,040만 명으로 4위를 차지했다. 이는 도시의 '매력도'와 실제 '방문객 수'는 다른 척도로 평가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흥미로운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