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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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아리랑이 돈이 된다고?…'노래하는 창의도시' 선포한 밀양의 큰 그림

 경남 밀양시가 옛 밀양대학교 부지를 활용해 개최한 '밀양 로컬 엑스포'가 나흘간 3만여 명의 관광객을 끌어모으며 성공적으로 막을 내렸다. 지난 6일부터 9일까지 내이동 햇살문화캠퍼스에서 열린 이번 행사는 '도시의 문화·사회·경제가 만나 함께 빛나는 햇살 문화 엑스포'라는 주제 아래, 단순한 지역 축제를 넘어 밀양의 미래 비전을 제시하는 장으로 기획되었다. 방치될 수 있었던 폐교 캠퍼스를 새로운 문화 거점으로 재탄생시키고, 시민과 예술인, 국내외 전문가들이 한데 모여 밀양의 문화적 가치를 재발견하고 세계와 연결되는 가능성을 모색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이번 엑스포는 밀양의 국제적 위상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행사 기간 중 열린 문화유산 국제 콘퍼런스는 '오래된 미래, 문화유산을 통한 도시의 미래 전망'을 주제로 5개국 12개 기관의 전문가들이 참여해 깊이 있는 논의를 펼쳤다. 이 자리에서 밀양시는 '유네스코 창의 도시 밀양'이라는 담대한 비전을 선포하며 문화도시로서의 포부를 공식화했다. 나아가 유네스코아태무형유산센터 및 몽골 국립문화유산센터와 문화유산 보호 및 전승을 위한 협약을 체결함으로써, 지역의 문화유산을 세계와 함께 지키고 발전시켜 나갈 실질적인 협력 기반을 마련했다.

 


국제적 교류의 장뿐만 아니라, 시민들이 직접 참여하고 즐길 수 있는 다채로운 문화예술 행사도 엑스포 기간 내내 펼쳐졌다. 밀양대페스타와 연계하여 '기억, 로컬, 미래'를 주제로 열린 공연과 전시에는 무려 80개 단체가 참여해 햇살문화캠퍼스 곳곳을 활기로 가득 채웠다. 밀양의 정체성을 담은 주제공연 '날 좀 보소'는 관람객들의 큰 호응을 얻었으며, '새로운 시대, 새로운 지역, 새로운 패러다임'을 주제로 한 미래 포럼에서는 지역이 나아갈 방향에 대한 진지한 담론이 오갔다. 이는 엑스포가 전문가들만의 행사가 아닌, 모든 시민이 함께 어우러지는 진정한 축제의 장이었음을 보여준다.

 

밀양시는 이번 엑스포의 성공을 문화와 경제가 동반 성장하는 도시로 나아가는 중요한 전환점으로 삼겠다는 각오다. 안병구 시장이 밝혔듯이, 이번 행사는 밀양의 대표적 문화유산인 밀양아리랑을 중심으로 도시의 미래 가능성을 확인하는 기회였다. 앞으로 밀양시는 이번에 선포한 비전을 바탕으로 문화적 자산이 곧 지역의 경제적 성장 동력이 되는 '노래하는 창의도시'로 발전하기 위한 구체적인 정책들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한때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던 대학 캠퍼스가 수많은 사람의 발길이 머무는 문화 공간으로 재탄생한 것처럼, 밀양시 전체가 새로운 활력으로 가득 찬 도시로 변모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4050, 교복 입고 설악산 수학여행 떠나는 기막힌 이유

1월 한 달간, 장기 침체에 빠진 설악동 관광지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2025 설악동 활성화 프로그램-추억감성여행'을 총 4회에 걸쳐 운영한다고 밝혔다. 이번 프로그램은 단순한 관광 상품을 넘어, 아련한 향수를 자극하는 '레트로' 감성과 설악산의 수려한 자연 및 속초 고유의 지역 자원을 결합한 1박 2일 체류형 체험 콘텐츠다. 한 팀당 약 15명, 총 60명 규모로 진행되는 이 실험적인 여행이 과연 설악동의 부활을 이끄는 신호탄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이번 '추억감성여행'의 핵심 콘셉트는 바로 '다시 떠나는 수학여행'이다. 참가자들은 빛바랜 사진 속에서나 볼 법한 옛 교복을 맞춰 입고, 마치 학창 시절로 돌아간 듯한 설렘을 안고 1박 2일의 여정을 시작한다. 여행의 동선은 속초와 설악동의 매력을 온전히 느낄 수 있도록 세심하게 짜였다. 실향민의 애환이 서린 아바이마을을 전문 해설사와 함께 둘러보고, 직접 함경도식 만두를 빚으며 그들의 문화를 체험한다. 이어서 설악산의 백미로 꼽히는 케이블카에 탑승해 울긋불긋한 단풍과 어우러진 권금성의 절경을 감상하고, 활기 넘치는 속초관광수산시장을 방문해 동해의 싱싱한 먹거리를 맛본다. 이튿날에는 고즈넉한 사찰에서 불교 문화를 체험하고, 만추의 정취가 물씬 풍기는 설악산 단풍길을 트레킹하며 여행의 대미를 장식한다.속초시가 이처럼 '추억'을 전면에 내세운 데에는 분명한 목적이 있다. 이번 프로그램은 특정 세대만을 겨냥하는 것이 아니라, 중장년층과 젊은 세대를 모두 아우르는 영리한 전략을 구사한다. 교복을 입고 떠나는 수학여행이라는 콘셉트는 40~60대 중장년층에게는 아련한 향수와 함께 젊은 날의 추억을 소환하는 감동적인 경험을 선사한다. 동시에, 옛것에서 새로움과 재미를 찾는 '뉴트로(New-tro)' 트렌드에 열광하는 20~30대 젊은 세대에게는 독특하고 이색적인 체험형 콘텐츠로 매력을 어필한다. 이처럼 세대를 초월한 공감대를 형성함으로써, '추억감성여행'은 단순한 관광을 넘어 부모와 자녀가 함께 소통하고 즐기는 특별한 시간을 만들어낼 것으로 기대된다.나아가 이번 프로그램은 관광객 유치를 통한 지역 상권 활성화라는 실질적인 목표를 품고 있다. 참가자들의 숙박을 설악동 내 숙박 단지와 직접 연계하고, 식사 및 체험 활동을 지역 업체들과 함께 진행함으로써 관광객의 소비가 지역 경제에 실질적인 보탬이 되도록 설계했다. 이병선 속초시장은 "11월의 속초는 가을 여행의 최적기"라며, "이번 여행은 단순한 관광을 넘어 세대 간 공감대를 형성하고 자연과 문화를 함께 즐기는 의미 있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과연 수십 년의 추억을 소환하는 이번 감성 여행이 깊은 침체의 늪에 빠진 설악동에 새로운 희망의 바람을 불어넣을 수 있을지, 그 결과에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