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정치

코리아정치

中 서열 2위 먼저, 베트남 최고지도자는 옆자리… 김정은의 ‘의전 서열’에 담긴 메시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노동당 창건 80주년을 하루 앞둔 9일, 평양 능라도 5월1일경기장에서 대규모 경축대회를 열고 자신의 집권 정당성을 과시하며 ‘풍요로운 사회주의 낙원’ 건설을 공언했다. 김 위원장은 연설을 통해 현재와 같은 기세로 투쟁한다면 수년 내에 인민 생활을 눈에 띄게 발전시킬 수 있다며, 이 나라를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낙원으로 만들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는 대내외적 어려움 속에서도 체제의 건재함을 과시하고 주민들의 결속을 다지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은 연설에서 노동당 80년 역사를 ‘승리의 역사’로 규정하며 강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그는 1990년대 세계적인 정치 동란 속에서 북한의 사상과 제도를 고수했으며, 21세기 들어서는 미국의 핵전쟁 위협에 맞서 경제와 핵무력 건설을 병진시키는 노선을 통해 새로운 도약기를 열었다고 평가했다. 특히 외부 세력의 끊임없는 압력과 침략 위협 속에서 수호와 건설이라는 과업을 동시에 수행해야 했던 역사는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다며, “우리 당은 80년 역사에서 단 한 번의 노선상 착오나 오류도 없었다”고 주장하며 완벽한 영도를 자평했다.

 


이번 행사에는 중국의 권력 서열 2위인 리창 국무원 총리와 러시아의 실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 베트남 최고지도자 또 럼 공산당 서기장 등 북한의 핵심 우방국 고위급 인사들이 대거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김 위원장은 이들을 영접하는 과정에서 중국, 베트남, 러시아 순으로 악수하며 중국을 가장 먼저 챙기는 모습을 보였다. 주석단 자리 배치에서도 김 위원장 오른쪽 핵심 자리에 리창 총리를 앉히는 등, 최고지도자인 또 럼 서기장보다 중국 대표단을 의전 서열상 우위에 두며 북중 관계의 중요성을 명확히 했다.

 

화려한 불꽃놀이와 함께 5년 만에 부활한 대집단체조(매스게임)가 펼쳐지는 등 축제 분위기를 한껏 띄웠지만, 김 위원장의 부인 리설주 여사와 딸 김주애의 모습은 행사 내내 포착되지 않았다. 과거 주요 행사에 모습을 드러내며 후계 구도 가능성을 시사했던 김주애가 불참한 배경을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오는 가운데, 북한은 철저히 당 중심의 축제이자 대외 관계를 과시하는 무대로 이번 행사를 활용하는 모습을 보였다.

 

"순천만 비켜!"…'국가정원' 타이틀 노리고 부산에 상륙한 30개 명품 정원

'2025 부산가든쇼'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지난해까지 '부산정원박람회'라는 이름으로 열렸던 이 행사는 올해부터 명칭을 바꾸고 '즐거움 셋, 정원 하나'라는 새로운 주제 아래 한층 더 풍성하고 다채로운 볼거리로 시민들을 맞이할 준비를 마쳤다. 단순한 꽃과 나무의 전시를 넘어, 세계적인 정원 작가들의 예술혼과 기업의 사회적 책임, 그리고 시민들의 참여가 한데 어우러지는 종합 예술 축제로서의 도약을 예고하고 있다. 이번 행사를 통해 사상구는 삼락생태공원을 순천만이나 태화강을 넘어서는 대한민국 대표 정원 명소로 발돋움시키겠다는 야심 찬 포부를 드러냈다.이번 가든쇼의 가장 큰 볼거리는 단연 국내외에서 명성을 떨치고 있는 유명 작가들의 작품이다. 세계적인 정원디자이너 황지해 작가는 '헤이븐(Haven)'이라는 작품을 통해 복잡한 도시 생활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자연 속 온전한 안식처를 선사한다. 또한, 자연의 유기적인 순환과 조화를 독창적인 형태로 표현해 온 손경석 작가는 '오가닉 링스(Organic rings)'를 통해 방문객들에게 깊은 생태적 영감을 전달할 예정이다. 이 두 거장의 작품을 필두로, 부산 사상·동래·남구 등 지역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작가들의 개성 넘치는 '지역 작가정원', 서울시와의 교류를 통해 조성되는 '교류 정원', 그리고 시민 정원사와 학생들이 직접 기획하고 가꾼 '시민참여정원' 등 총 30여 개의 다채로운 정원들이 관람객들의 발길을 기다린다. 이는 전문가의 영역으로만 여겨졌던 정원 조성을 시민의 일상으로 끌어들이고, 정원 문화의 저변을 확대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다.특히 올해는 부산도시공사, 부산은행, LG전자 등 7개 기업이 참여하는 'ESG(사회·가치·경영) 기업 동행 정원'이 새롭게 마련되어 눈길을 끈다. 이들 기업은 단순히 브랜드를 홍보하는 차원을 넘어, 낙동강 하구의 자연환경과 철새 도래지, 습지, 수생식물 군락 등 지역의 생태적 가치를 주제로 삼아 지속 가능한 녹색정원을 선보인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아름다운 정원 예술로 승화시킨 이번 시도는 방문객들에게는 색다른 볼거리를, 참여 기업에게는 친환경 이미지를 제고하는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다줄 것으로 기대된다. 이 밖에도 행사 기간 동안 정원 속에서 즐기는 '가든 음악회', 자연과 하나 되어 심신을 단련하는 '가든 요가·필라테스', 삼락생태공원의 자연을 깊이 있게 체험하는 '생태 녹색관광' 등 오감을 만족시키는 다채로운 부대 프로그램이 운영되어 관람의 즐거움을 더할 예정이다.사상구는 이번 부산가든쇼를 일회성 행사로 끝내지 않고, 매년 국내외 저명 작가들의 작품을 지속적으로 유치하고 이를 상설 공간으로 남겨 삼락생태공원의 가치를 극대화한다는 장기적인 계획을 가지고 있다. 조병길 사상구청장이 "부산가든쇼를 통해 사상이 순천만과 태화강을 넘어서는 새로운 국가 정원의 중심으로 도약하길 바란다"고 밝힌 것처럼, 이번 행사는 부산이 세계적인 정원 도시로 나아가는 중요한 첫걸음이 될 전망이다. 16일 오전 11시 개막식을 시작으로 나흘간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무료로 개방되는 이번 가든쇼가 삭막한 도시의 일상에 지친 시민들에게 푸르른 위로와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어 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