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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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거 누락 지시 있었다"… 부장검사가 터뜨린 검찰 내부 고발

 쿠팡 물류 자회사 쿠팡풀필먼트서비스(CFS)의 일용직 퇴직금 미지급 의혹을 둘러싼 수사 과정에서 검찰 지휘부가 무혐의 처분을 압박했다는 폭로가 국정감사장에서 공개됐다. 해당 사건을 실제로 지휘했던 현직 문지석 부장검사는 상급선에서 ‘무혐의 가이드라인’이 내려왔고, 대검 보고 과정에서 핵심 압수수색 자료가 누락됐다고 주장하며 눈물을 보였다. 그의 증언은 노동사건 수사에 대한 검찰의 독립성과 투명성, 내부 지휘 관행을 정면으로 겨냥했다.

 

15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고용노동부 국정감사 참고인으로 출석한 문 검사는 “지난해 6월부터 CFS 일용직 퇴직금 미지급 사건을 맡아왔다”며 “부천지청이 송치한 자료와 압수수색 결과를 종합할 때, 취업규칙 변경은 명백한 불이익 변경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CFS는 2023년 5월 취업규칙을 손봐 일정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일용직에게 퇴직금을 주지 않도록 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중부지방고용노동청 부천지청은 올해 1월 “퇴직금 의무 회피를 위한 조직적 불이익 변경”으로 보고 기소 의견으로 사건을 검찰에 넘겼다.

 

하지만 검찰은 4월 무혐의·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이에 대해 문 검사는 “엄희준 당시 부천지청장과 김동희 차장검사로부터 무혐의 압박을 받았다”며 “대검 보고 시 핵심 압수수색 성과가 빠진 채로 올라갔고, 그 결과 불기소가 확정됐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김주영 의원이 “불기소에 동의했느냐”고 묻자 그는 “동의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이어 “엄 지청장이 핵심 증거 누락으로 무혐의를 이끌었다는 의혹이 사실이냐”는 질문에는 “그렇다. 구체적인 무혐의 수사 가이드라인이 전달됐다”고 증언했다.

 

문 검사는 수사팀 내부 판단이 기소로 모아졌다고도 설명했다. 그는 “나와 당시 주임 검사는 취업규칙 변경이 불법이므로 기소해야 한다고 보고했고, 그 의견을 김동희 차장에게 정식 보고했다”고 했다. 그러나 “김 차장은 ‘무혐의가 명백한 사건이고 다른 청도 무혐의로 간다. 괜히 힘 빼지 마라’고 말했다”며 사실상 수사 축소·종결 지시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또한 “엄 지청장은 올해 2월 부임한 새 주임 검사를 따로 불러 쿠팡 사건 무혐의 가이드라인을 제공했다”며 “사건 기록을 충분히 검토하지 않은 상태에서 구체적 처리 방향을 지시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덧붙였다.

 


증언 도중 문 검사는 “사회적 약자인 근로자들이 200만원 정도의 퇴직금이라도 빨리 받게 하려 했다. 사건이 신속하게 바로잡히길 바란다”고 울먹이며 호소했다. 이 발언은 방청석과 위원회 내부에 적잖은 파장을 낳았다. 노동청의 기소 의견 송치 이후 검찰 단계에서 무혐의가 확정되는 과정에 ‘핵심 증거 누락’ 가능성이 제기된 만큼, 향후 대검 감찰 또는 재검토 요구가 커질 전망이다.

 

국감에 동석한 정종철 CFS 대표는 “퇴직금 관련 취업규칙을 원상복구하고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사실상 논란이 된 규정 변경을 철회하겠다는 뜻이지만, 이미 퇴직금을 받지 못한 일용직 피해자들에 대한 소급 지급 계획과 구체적 일정은 제시하지 않았다. 이에 피해 복구 방안의 실효성과 감독 당국의 후속 조치가 관건으로 떠오른다.

 

이번 사안은 단순한 기업-노동자 간 분쟁을 넘어 세 가지 축의 쟁점을 드러낸다. 첫째, 대규모 물류 현장에서 광범위하게 활용되는 일용·단기 고용 관행 속 퇴직금 지급 기준의 해석과,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의 적법성 문제다. 둘째, 노동청과 검찰 간 사건 처리의 연결 고리에서 증거의 선별과 보고 체계가 결과에 미치는 영향, 특히 상명하복 구조가 자의적 결론을 강화할 위험성이다. 셋째, 피해 노동자 구제의 시간성과 실효성이다. 원상복구 약속이 실제 미지급분 지급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논란은 더욱 증폭될 수밖에 없다.

 

정치권과 사정당국은 문 검사의 폭로를 계기로 관련 기록과 보고 경위를 점검하는 한편, CFS의 후속 조치 이행 여부도 면밀히 확인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차원의 추가 청문, 대검 감찰 착수, 노동부의 특별 감독 등 제도적 대응 가능성도 거론된다. 사건의 본질이 ‘200만원’이라는 액수에 있지 않다는 점, 즉 제도와 관행의 그늘 속에서 반복돼 온 권리 침해를 어떻게 끊을 것인지가 이번 파문의 핵심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피카츄 보러 갔다가 씀씀이 '대폭발'…포켓몬이 제주에 뿌린 돈, 계산해보니

제주' 행사가 개막 20일 만에 누적 방문객 10만 명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하며 초대박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다. 이번 행사는 단순한 캐릭터 전시를 넘어, 아름다운 제주의 자연과 세계적인 IP(지식재산권)를 결합하여 방문객들에게 전에 없던 새로운 경험을 선사하며 침체되었던 관광지에 활력을 불어넣는 성공적인 모델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추석 연휴 기간을 포함해 행사 기간 내내 주말마다 인산인해를 이루며 포켓몬의 변치 않는 인기를 실감케 했다.이번 흥행의 중심에는 단연 서귀포시 여미지식물원에서 펼쳐지는 특별 전시가 있다. '포켓몬 그린가든'과 '포켓몬 캡슐 아일랜드'라는 이름으로 진행되는 이 전시는 식물원 곳곳의 다채로운 식물들 사이에 숨어있는 듯한 포켓몬 캐릭터들을 찾아내는 재미를 선사한다. 방문객들은 마치 실제 탐험가가 된 것처럼 식물원을 누비며 피카츄, 이브이 등 인기 포켓몬들과 함께 사진을 찍고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그중에서도 가장 압도적인 존재감을 뽐내는 것은 국내 최초로 공개된 14m 높이의 거대한 '알로라 나시' 조형물이다. 아파트 5층에 육박하는 엄청난 크기는 관람객들의 감탄을 자아내며, 이곳은 연일 인증사진을 찍으려는 사람들로 북적이는 최고의 포토존으로 자리 잡았다. 이 밖에도 중문관광단지 일대를 무대로 펼쳐지는 '포켓몬고' 스탬프 랠리와 '포켓몬 런' 등 다양한 연계 프로그램이 행사의 재미를 더하고 있다.포켓몬의 막강한 힘은 실제 수치로도 명확하게 증명되었다. 제주관광공사의 집계에 따르면, 추석 연휴가 포함된 지난 10월 2일부터 12일까지 중문관광단지를 찾은 방문객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무려 42.8%나 급증했다. 더욱 놀라운 것은 방문객들의 씀씀이다. 같은 기간 동안의 소비지출액은 61.9%라는 경이로운 증가율을 기록하며 지역 상권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지난해 추석 연휴(2024년 9월 14~18일)와 비교해도 올해 추석 기간 중문관광단지 내 하루 평균 소비지출액은 47.8%나 늘어난 것으로 나타나, 이번 행사가 단순히 사람만 모은 것이 아니라 실질적인 경제적 파급 효과를 창출했음을 입증했다. SNS는 연일 여미지식물원에서 찍은 포켓몬 사진으로 도배되다시피 하며 그 인기를 방증하고 있다.이번 '포켓몬 원더 아일랜드'의 성공은 캐릭터 IP를 활용한 민관 협력이 지역 경제 활성화에 얼마나 큰 기여를 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남게 되었다. 제주관광공사 관계자는 "포켓몬이라는 매력적인 콘텐츠를 통해 중문관광단지의 매력을 새롭게 선보이고, 실질적인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큰 도움을 줄 수 있었다"고 평가하며, "앞으로도 이와 같은 성공 모델을 바탕으로 창의적인 민간 협력 사업을 꾸준히 개발해 제주 관광의 질을 한 단계 높여나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번 행사의 성공이 앞으로 제주 관광이 나아갈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는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