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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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00억 달러 놓고 한미 '밀당'… 이재명 정부, 관세협상서 '국익' 승부수

 이재명 정부가 미국과의 관세 협상에서 과거 일본의 전례를 따르던 수동적 태도에서 벗어나 '국익 우선' 원칙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미국이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는 후문이다. 이는 이 대통령이 취임 이후 줄곧 강조해온 실용·자주 외교의 연장선으로, 성공 여부에 따라 한국 외교의 새로운 지평을 열 파장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지난 19일, 이번 협상이 "한국이 일본의 뒤를 따르지 않겠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보내고 있는 것"이라며, 타결 시 "한국이 일본을 따르지 않는 첫 협상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과거 미국이 미·일 합의를 토대로 한국에 제안하면 순조롭게 진행될 것이라 예상했던 미국 측은 한국의 예상치 못한 독자적 태도에 다소 당황한 분위기다. 이전 같으면 일본이 농축산물 시장을 개방하면 한국도 유사하게 따라가는 외교적 행태를 보였겠지만, 이번에는 확연히 다른 접근 방식을 취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대통령은 취임 초부터 국익을 최우선 가치로 삼는 실용외교를 주창해왔다. 정부는 향후 다른 대외 협상에서도 이번 한·미 관세 협상에서 보여준 기조를 일관되게 유지하겠다는 방침이다. 한 정부 당국자는 "이 대통령은 국방, 문화 등 다방면에 걸쳐 자주 국가로서의 힘을 갖게 하겠다는 목표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며, 이러한 기조가 협상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미국의 요구에 단순히 응하기보다 협상 단계마다 한국의 이해관계를 중심에 두고 적극적으로 임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새로운 협상 기조를 뒷받침하기 위해 정부는 전례 없는 수준으로 대통령실 3실장을 비롯한 외교안보팀 전원을 수시로 미국에 파견하고 있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지난 16일 미국 워싱턴DC를 방문,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과 2시간가량 면담하고 러셀 보트 백악관 예산관리국(OMB) 국장과 50여분간 의견을 교환했다. 이 자리에서 김 실장은 미국이 주장하는 3,500억 달러 규모의 직접투자 방식에 대해 한국 외환시장 안정 문제 등을 설명하며 절충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 역시 행정부 인사들과 별도 협의를 통해 한·미 조선 협력의 상징인 '마스가(MASGA)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협상 의제를 조율했다.

 

김 실장은 출국 당시 "이번 협상은 김 장관이 러트닉 상무장관과 주로 진행하게 될 것"이라며,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 연차총회 기간이라는 점을 들어 협상에 박차를 가하기에 적절한 시기임을 밝혔다. 또한, "우리 정부는 초기부터 대통령실 정책실과 안보실, 관계부처가 한 팀으로 움직여왔다"며, "이번에는 미국 내에서도 재무부와 상무부가 긴밀히 소통하는 모습을 보여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김 실장의 방미 기간 동안 수시로 보고를 받으며 직접 지시를 내리는 등 협상 상황을 면밀히 챙긴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 대통령이 새벽에도 김 실장의 보고를 받으며 협상 상황을 챙겼다"고 밝혀 대통령의 강력한 의지를 엿볼 수 있게 했다. 김 실장은 이날 오후 귀국해 이 대통령에게 유선 보고한 뒤 후속 회의를 준비했다. 협상 진전 여부에 따라 관세, 투자, 환율 등 현안을 묶은 패키지 전략이 논의될 것으로 보이며, 이달 말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일정 부분 진전을 이루거나 정상 차원의 결단이 내려질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이재명 정부의 '국익 우선' 외교가 어떤 결실을 맺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피카츄 보러 갔다가 씀씀이 '대폭발'…포켓몬이 제주에 뿌린 돈, 계산해보니

제주' 행사가 개막 20일 만에 누적 방문객 10만 명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하며 초대박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다. 이번 행사는 단순한 캐릭터 전시를 넘어, 아름다운 제주의 자연과 세계적인 IP(지식재산권)를 결합하여 방문객들에게 전에 없던 새로운 경험을 선사하며 침체되었던 관광지에 활력을 불어넣는 성공적인 모델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추석 연휴 기간을 포함해 행사 기간 내내 주말마다 인산인해를 이루며 포켓몬의 변치 않는 인기를 실감케 했다.이번 흥행의 중심에는 단연 서귀포시 여미지식물원에서 펼쳐지는 특별 전시가 있다. '포켓몬 그린가든'과 '포켓몬 캡슐 아일랜드'라는 이름으로 진행되는 이 전시는 식물원 곳곳의 다채로운 식물들 사이에 숨어있는 듯한 포켓몬 캐릭터들을 찾아내는 재미를 선사한다. 방문객들은 마치 실제 탐험가가 된 것처럼 식물원을 누비며 피카츄, 이브이 등 인기 포켓몬들과 함께 사진을 찍고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그중에서도 가장 압도적인 존재감을 뽐내는 것은 국내 최초로 공개된 14m 높이의 거대한 '알로라 나시' 조형물이다. 아파트 5층에 육박하는 엄청난 크기는 관람객들의 감탄을 자아내며, 이곳은 연일 인증사진을 찍으려는 사람들로 북적이는 최고의 포토존으로 자리 잡았다. 이 밖에도 중문관광단지 일대를 무대로 펼쳐지는 '포켓몬고' 스탬프 랠리와 '포켓몬 런' 등 다양한 연계 프로그램이 행사의 재미를 더하고 있다.포켓몬의 막강한 힘은 실제 수치로도 명확하게 증명되었다. 제주관광공사의 집계에 따르면, 추석 연휴가 포함된 지난 10월 2일부터 12일까지 중문관광단지를 찾은 방문객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무려 42.8%나 급증했다. 더욱 놀라운 것은 방문객들의 씀씀이다. 같은 기간 동안의 소비지출액은 61.9%라는 경이로운 증가율을 기록하며 지역 상권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지난해 추석 연휴(2024년 9월 14~18일)와 비교해도 올해 추석 기간 중문관광단지 내 하루 평균 소비지출액은 47.8%나 늘어난 것으로 나타나, 이번 행사가 단순히 사람만 모은 것이 아니라 실질적인 경제적 파급 효과를 창출했음을 입증했다. SNS는 연일 여미지식물원에서 찍은 포켓몬 사진으로 도배되다시피 하며 그 인기를 방증하고 있다.이번 '포켓몬 원더 아일랜드'의 성공은 캐릭터 IP를 활용한 민관 협력이 지역 경제 활성화에 얼마나 큰 기여를 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남게 되었다. 제주관광공사 관계자는 "포켓몬이라는 매력적인 콘텐츠를 통해 중문관광단지의 매력을 새롭게 선보이고, 실질적인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큰 도움을 줄 수 있었다"고 평가하며, "앞으로도 이와 같은 성공 모델을 바탕으로 창의적인 민간 협력 사업을 꾸준히 개발해 제주 관광의 질을 한 단계 높여나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번 행사의 성공이 앞으로 제주 관광이 나아갈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는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