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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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좌진 성추행 의혹 장경태, 결국 민주당서 제명

 성추행 의혹에 휩싸인 더불어민주당 장경태 의원이 전격 탈당을 선언했으나, 당 지도부는 이를 징계 회피용으로 규정하고 제명에 준하는 중징계 절차를 강행하기로 했다. 20일 민주당 최고위원회는 장 의원의 탈당으로 비상징계가 불가능해진 상황을 고려해 윤리심판원에 엄중한 처분을 공식 요구했다. 이번 사태는 경찰 수사심의위원회가 장 의원의 성추행 혐의를 인정해 검찰 송치 의견을 낸 지 하루 만에 벌어진 일로, 정치권에서는 공천을 앞둔 민감한 시기에 대형 악재가 터졌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보도 직후 주요 포털과 SNS에서는 장 의원의 과거 발언과 2차 가해 의혹이 재조명되며 이틀째 뜨거운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장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결백을 주장하며 당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스스로 물러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수사 과정에서 증거가 불확실함에도 수사팀의 의견에 따라 송치 결정이 내려졌다고 반박하며, 향후 사법 절차를 통해 무고함을 반드시 입증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당 지도부의 시각은 냉담하다. 강준현 수석대변인은 징계 심사 도중 탈당하는 행위 자체가 당규상 징계 회피에 해당한다며, 윤리심판원이 사안의 엄중함을 고려해 최고 수준의 징계를 내릴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이는 당내 도덕성 논란이 확산되는 것을 차단하려는 강력한 의지로 풀이된다.

 


이번 사건의 발단은 2024년 10월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가졌던 보좌진들과의 술자리였다. 당시 장 의원이 여성 보좌진을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이후 사건 처리 과정에서 피해자의 신원을 노출하는 등 2차 가해를 저질렀다는 혐의까지 추가됐다. 민주당 윤리감찰단은 지난해 11월부터 조사에 착수했으나 결론을 내리지 못했고, 윤리심판원이 직권조사를 이어가며 징계 수위를 저울질해 왔다. 비슷한 시기 논란이 된 다른 의원들에 대해서는 이미 처분이 내려진 것과 달리, 장 의원에 대해서만 심사가 길어지면서 당내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적지 않았다.

 

장 의원이 맡고 있던 서울시당위원장직은 즉시 사고시당으로 지정되어 직무대행 체제로 전환됐다. 민주당은 이번 사태가 다가오는 공천 업무에 차질을 주지 않도록 신속하게 조직을 정비하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장 의원이 당내 핵심 인사들과 가까운 사이라는 점 때문에 징계가 미뤄졌다는 일각의 시선을 의식한 듯, 지도부는 법률위원장을 통해 윤리심판원의 독립적이고 엄정한 판단을 거듭 강조했다. 이는 앞서 공천 헌금 의혹 등으로 탈당한 의원들에게 제명 처분을 내렸던 선례를 따르겠다는 압박으로도 해석된다.

 


여권 지지층과 시민단체들은 민주당의 뒤늦은 대응을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의혹 제기 후 수개월 동안 당 차원의 명확한 조치가 없다가 검찰 송치가 임박해서야 탈당과 징계 논의가 급물살을 탄 점이 전형적인 '꼬리 자르기' 아니냐는 지적이다. 특히 성비위 사건에 엄격해야 할 공당이 현역 의원의 2차 가해 정황을 인지하고도 미온적으로 대처했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장 의원이 결백을 입증하고 돌아오겠다고 공언했지만, 수사 기관의 판단이 이미 유죄 취지로 기울어진 상황이라 향후 법적 공방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민주당은 당규 제18조와 19조를 근거로 탈당한 장 의원에 대해서도 조사를 지속해 징계 기록을 남길 계획이다. 이는 향후 장 의원이 복당을 시도하거나 정계 복귀를 노릴 때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는 강력한 조치다. 당 법률위원회는 징계 양정을 예단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사건의 성격이 매우 엄중하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기원하며 떠난다는 장 의원의 작별 인사에도 불구하고, 당 지도부는 그와의 정치적 선 긋기에 속도를 내며 이번 성추행 파문이 전체 선거 판세에 미칠 파장을 최소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대만 아리산의 붉은 눈물, 녹슨 철길 위에 흐른다

위한 경유지가 아니다. 도시를 관통하는 낡은 철로부터 100년 된 목조 가옥, 시장 골목의 뜨거운 국물 한 그릇까지, 모든 것이 아리산이라는 거대한 산의 서문 역할을 한다.자이의 심장부에는 아리산의 원시림을 수탈하기 위해 일제가 건설한 삼림 철도의 흔적이 선명하다. 차고지에 멈춰 선 붉은 증기기관차와 녹슨 선로는 낭만적인 풍경 이면에 아픈 역사의 상처를 품고 있다. 천 년 수령의 편백과 삼나무를 베어 나르던 이 길은, 숲의 눈물이 흐르던 통로이자 근대화의 동력이었던 이중적인 역사를 증언한다.일제강점기 벌목 노동자들이 머물던 관사 단지는 이제 '히노키 빌리지'라는 이름의 문화 공간으로 재탄생했다. 낡고 불편한 과거를 지우는 대신, 보수하고 다듬어 현재와 공존하는 길을 택한 것이다. 삐걱거리는 마루를 밟으며 편백 향기 가득한 거리를 걷다 보면, 상처를 미화하지 않고 정직하게 마주하려는 도시의 성숙한 태도를 엿볼 수 있다.도시의 묵직한 역사는 사람의 온기로 채워진다. 60년 넘게 한자리를 지켜온 '린총밍' 식당의 뜨거운 어탕(魚湯) 한 그릇은 자이의 따뜻한 심장과도 같다. 커다란 솥에서 끓어오르는 뽀얀 국물과 왁자지껄한 시장의 활기는 고단한 삶을 위로하는 맛이다. 투박하지만 깊은 감칠맛이 밴 국물은 낯선 여행자의 경계심마저 녹여버린다.자이의 여정은 결국 산으로 향한다. 이번에는 삼림열차 대신 차를 몰아 해발 1,000미터가 넘는 중산간으로 향했다. 구불구불한 길을 오를수록 공기는 서늘해지고, 산허리를 감싼 안개는 풍경에 깊이를 더한다. 그리고 마침내 마주한 아리산의 다원은 이 산이 품고 있는 또 다른 정수를 드러낸다.혹독한 일교차와 짙은 안개를 견디며 농축된 향을 품은 아리산 우롱차. 찻잔에 피어오르는 화사한 꽃향기와 뒤이어 밀려오는 부드러운 단맛은 단순한 미각적 경험을 넘어선다. 그것은 장엄한 산의 풍경을 입안에 머금는 것과 같은 고요한 의식이며, 이 도시와 산이 들려주는 긴 이야기의 마지막 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