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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韓, 가장 적대적인 국가' 입장 표명

한반도의 긴장 수위가 유례없는 정점으로 치닫고 있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대한민국을 향해 추호의 고려도 없는 무자비한 대가를 운운하며 역대급 수위의 강경 발언을 쏟아냈다. 평양에서 열린 최고인민회의 무대에서 터져 나온 이번 발언은 단순한 말 폭탄을 넘어 북한의 국가 전략 자체가 완전히 뒤바뀌었음을 시사하며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SNS와 각종 커뮤니티에서는 이번 연설의 파격적인 내용이 공유되며 안보 위기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의 24일 보도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전날 폐막한 최고인민회의 제15기 1차 회의 시정연설에서 우리 공화국을 건드리는 한국의 행위에 대해 사소한 주춤도 없이 무자비하게 응징하겠다고 선언했다. 무려 1만 6000자에 달하는 장문의 연설문을 통해 그는 핵보유국 지위가 결코 되돌릴 수 없는 상태임을 재확인하고, 자력갱생을 통한 경제 노선을 끝까지 관철하겠다는 의지를 불태웠다. 특히 주목할 점은 한국을 가장 적대적인 국가로 공식 명명하며 철저히 배척하고 무시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는 것이다.

 

이는 김 위원장이 2023년 말부터 주장해온 적대적 두 국가론을 국가의 공식 통치 이념으로 완전히 굳히겠다는 선포나 다름없다. 과거의 민족 관계나 통일 담론을 완전히 폐기하고 남한을 철저한 적으로 규정함으로써, 군사적 수단을 동원한 공세적인 기조를 정당화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의 이번 발언이 향후 남북 관계에서 대화의 여지를 완전히 차단하고 물리적 충돌 가능성을 열어둔 위험한 도발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연설 내내 핵무력 강화에 대한 강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적대 세력들이 핵 포기의 대가로 감언이설을 늘어놓았지만, 핵보유를 영구화한 북한의 선택이 얼마나 정당했는지가 오늘의 현실로 증명되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핵방패가 군사적 안전뿐만 아니라 경제와 문화 등 인민 생활 개선을 담보하는 핵심 열쇠라고 강조하며, 핵 포기가 없으면 번영도 없다는 외부의 경고를 궤변으로 치부하며 분쇄해 버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의 논리에 따르면 최강의 힘을 틀어쥐는 것만이 국가의 안전과 지역 평화를 보장하는 유일하고 영구적인 선택지다. 김 위원장은 적들이 대결을 택하든 평화적 공존을 택하든 그것은 그들의 몫이라며, 북한은 공화국 헌법이 부여한 사명에 따라 자위적 핵억제력을 더욱 확대하고 진화시킬 준비가 되어 있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이러한 발언은 국제 사회의 비핵화 요구를 전면 거부하고 마이웨이식 핵 질주를 이어가겠다는 선언으로 해석된다.

 

미국을 향한 비난 수위도 높았다. 김 위원장은 미국이 세계 곳곳에서 테러와 침략 행위를 저지르고 있다고 비난하며, 미국의 오만한 강권이 자주 세력의 반미 감정과 증오심을 격발시키고 단결과 항거로 내몰고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직접적인 실명 비난은 자제하는 모습을 보여 향후 미국 대선 결과와 대미 관계의 가변성을 염두에 둔 묘한 여운을 남기기도 했다.

 


경제 분야에 대해서는 외부의 도움 없이 자력갱생으로 일궈낸 성과가 혁명의 고귀한 자산이라며 자화자찬했다. 외부 지원을 받았다면 절대 이루지 못했을 떳떳한 자부심이라며 현재의 경제적 어려움을 사상적 결속으로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이번 회의가 지난달 노동당 9차 대회의 결정 사항을 법제화하기 위한 후속 조치였던 만큼, 북한 내부의 통제와 결속을 강화하려는 의도도 엿보인다.

 

가장 관심을 모았던 헌법 개정 문제와 관련해서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사회주의헌법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헌법으로 명칭을 변경하는 법초안을 심의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적대적 두 국가론의 헌법 반영 여부 등 구체적인 논의 내용은 공개되지 않아 궁금증을 증폭시키고 있다. 국가 명칭에서 사회주의를 뺀 것이 어떤 정치적 함의를 지니는지에 대해서도 국제 정치학계의 치열한 분석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의 이번 연설은 한반도 정세가 대화의 국면을 지나 강 대 강의 정면충돌 국면으로 진입했음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한국을 주적으로 명시하고 핵 무력을 만능 보검으로 치켜세운 그의 발언은 향후 한반도 주변의 군사적 긴장감을 최고조로 끌어올릴 전망이다. 1만 6000자의 연설 속에 담긴 서늘한 경고가 현실화될지, 아니면 또 다른 압박 수단에 그칠지 전 세계가 평양의 다음 행보에 숨을 죽이고 있다.

 

대만 아리산의 붉은 눈물, 녹슨 철길 위에 흐른다

위한 경유지가 아니다. 도시를 관통하는 낡은 철로부터 100년 된 목조 가옥, 시장 골목의 뜨거운 국물 한 그릇까지, 모든 것이 아리산이라는 거대한 산의 서문 역할을 한다.자이의 심장부에는 아리산의 원시림을 수탈하기 위해 일제가 건설한 삼림 철도의 흔적이 선명하다. 차고지에 멈춰 선 붉은 증기기관차와 녹슨 선로는 낭만적인 풍경 이면에 아픈 역사의 상처를 품고 있다. 천 년 수령의 편백과 삼나무를 베어 나르던 이 길은, 숲의 눈물이 흐르던 통로이자 근대화의 동력이었던 이중적인 역사를 증언한다.일제강점기 벌목 노동자들이 머물던 관사 단지는 이제 '히노키 빌리지'라는 이름의 문화 공간으로 재탄생했다. 낡고 불편한 과거를 지우는 대신, 보수하고 다듬어 현재와 공존하는 길을 택한 것이다. 삐걱거리는 마루를 밟으며 편백 향기 가득한 거리를 걷다 보면, 상처를 미화하지 않고 정직하게 마주하려는 도시의 성숙한 태도를 엿볼 수 있다.도시의 묵직한 역사는 사람의 온기로 채워진다. 60년 넘게 한자리를 지켜온 '린총밍' 식당의 뜨거운 어탕(魚湯) 한 그릇은 자이의 따뜻한 심장과도 같다. 커다란 솥에서 끓어오르는 뽀얀 국물과 왁자지껄한 시장의 활기는 고단한 삶을 위로하는 맛이다. 투박하지만 깊은 감칠맛이 밴 국물은 낯선 여행자의 경계심마저 녹여버린다.자이의 여정은 결국 산으로 향한다. 이번에는 삼림열차 대신 차를 몰아 해발 1,000미터가 넘는 중산간으로 향했다. 구불구불한 길을 오를수록 공기는 서늘해지고, 산허리를 감싼 안개는 풍경에 깊이를 더한다. 그리고 마침내 마주한 아리산의 다원은 이 산이 품고 있는 또 다른 정수를 드러낸다.혹독한 일교차와 짙은 안개를 견디며 농축된 향을 품은 아리산 우롱차. 찻잔에 피어오르는 화사한 꽃향기와 뒤이어 밀려오는 부드러운 단맛은 단순한 미각적 경험을 넘어선다. 그것은 장엄한 산의 풍경을 입안에 머금는 것과 같은 고요한 의식이며, 이 도시와 산이 들려주는 긴 이야기의 마지막 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