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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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선거 단일화 '치킨게임'…투표지 인쇄 전 사퇴 없었다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의 승패를 가를 후보 단일화 논의가 투표용지 인쇄 시점인 17일을 넘기면서 새로운 국면에 진입했다. 인쇄 개시 전까지 후보 사퇴가 이뤄지지 않음에 따라 향후 단일화가 성사되더라도 투표용지에는 모든 후보의 이름이 그대로 남게 되어 사퇴 효과가 반감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정치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제부터 양보 없는 ‘치킨게임’이 본격화되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각 진영은 투표용지 인쇄라는 물리적 한계를 넘어 사전투표가 시작되는 오는 29일 전까지를 마지막 협상 시한으로 보고 물밑 접촉을 이어가고 있으나, 후보 간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하며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울산시장 선거구에서는 범여권 후보들이 단일화의 불씨를 살려가며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김상욱 후보와 진보당 김종훈 후보는 여론조사 방식을 통해 단일 후보를 선출하기로 합의하고 구체적인 일정까지 확정 지었다. 이미 조국혁신당 후보의 지지 선언을 끌어낸 이들은 투표용지 인쇄 시한은 놓쳤지만, 사전투표 전까지 단일화를 완료해 지지층의 결집을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이다. 반면 야권은 국민의힘 김두겸 후보와 무소속 박맹우 후보 간의 논의가 중단되며 난항을 겪고 있다. 박 후보가 완주 의사를 굽히지 않으면서 야권의 분열 양상은 심화되는 모양새다.

 


경기 평택을 재선거 지역은 범여권 내 후보들 사이의 주도권 다툼이 갈수록 격화되는 양상이다.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진보당 후보들이 같은 날 선거사무소 개소식을 열며 세 대결을 펼친 것은 단일화 논의 이전에 각자의 존재감을 확실히 각인시키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민주당 지도부는 자당 후보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하며 결집을 호소하고 있는 반면, 조국혁신당은 이번 선거 승리를 발판 삼아 향후 통합 논의에서 우위를 점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야권의 유의동 후보 측은 범여권의 분열을 예의주시하면서도 보수 단일화가 상대 진영을 자극할 수 있다는 점을 경계하며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부산 북구갑 보궐선거 역시 보수 진영의 단일화 요구가 거세지만 실제 성사 여부는 불투명하다. 민주당 하정우 후보가 여론조사에서 우위를 점하자 지역 정가와 여권 중진들이 단일화를 압박하고 있음에도, 국민의힘 박민식 후보와 무소속 한동훈 후보는 독자 완주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두 후보는 지역 행사에 나란히 참석해 각자의 지지세를 과시하며 보수 적통 경쟁에 열을 올리는 모습이다. 박 후보는 진정성 있는 손 편지로 민심에 호소하고 있으며, 한 후보는 보수 재건의 적임자임을 자처하며 차별화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중앙당 차원의 전략적 제휴도 교착 상태에 빠져 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와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 사이의 공식적인 협상 채널은 가동되지 않고 있으며, 양측 모두 단일화의 실익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단일화가 반드시 표 결집으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존재하며, 개혁신당 또한 자당의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완주하겠다는 입장이 완강하다. 이처럼 거대 양당과 제3지대 사이의 간극이 좁혀지지 않으면서 전국 주요 격전지에서의 다자 구도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정치권은 이제 사전투표 전날인 28일을 최후의 마지노선으로 설정하고 치열한 기 싸움을 벌이고 있다. 여야 모두 진영 내 후보 간의 정치적 지향점 차이가 뚜렷해 단일화 과정에서 상당한 진통이 예상되지만, 선거 결과가 박빙으로 예측되는 지역이 많아 투표 직전까지 후보 사퇴를 종용하는 압박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유권자들의 표심이 어디로 향할지 불확실한 상황에서 각 후보는 자신의 경쟁력을 입증하는 동시에 상대 후보와의 단일화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한 고도의 심리전을 이어가고 있다.

 

해운대 모래축제 15일 팡파르, 샌드보드 타고 초여름 속으로

부산의 대표적인 초여름 행사로, 올해는 '모래로 떠나는 부산 시간여행'이라는 주제 아래 더욱 깊이 있는 서사를 선보인다. 2026~2027 문화관광 예비축제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부산의 역사적 기원부터 역동적인 현재의 모습까지를 정교한 모래 예술로 형상화하여 관람객들에게 색다른 감동을 선사할 예정이다.이번 축제에는 한국을 포함해 캐나다, 중국, 프랑스, 대만 등 5개국에서 초빙된 11명의 정상급 조각가들이 참여해 기량을 뽐낸다. 작가들은 조선 시대의 외교 사절단이었던 조선통신사부터 한국전쟁 당시 피란 수도였던 부산의 아픈 역사, 그리고 근대화의 상징인 부산항에 이르기까지 부산이 걸어온 길을 17점의 작품에 담아냈다. 역사뿐만 아니라 부산국제영화제의 화려함과 열정적인 야구 응원 문화, 서핑과 온천 등 부산 시민들의 일상적인 즐거움까지 모래라는 부드러운 소재를 통해 입체적으로 재현된다.축제의 백미는 단연 백사장 중앙에 설치되는 대형 파노라마 조형물이다. 해운대의 전경을 압축적으로 담아낸 이 메인 작품은 축제의 정체성을 한눈에 보여준다. 특히 올해는 높이 7m에 달하는 모래 전망대가 별도로 설치되어 관람객들이 높은 곳에서 백사장 전체와 조각 작품들을 조망할 수 있는 특별한 시야를 제공한다. 작가들이 현장에서 직접 모래를 다듬고 조각하는 과정을 실시간으로 지켜볼 수 있다는 점은 해운대 모래축제만이 가진 독보적인 매력으로 꼽힌다.관람객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도 풍성하게 마련되었다. 모래 조각의 기초를 배워 직접 작품을 만들어보는 '도전! 나도 모래조각가'는 가족 단위 방문객들에게 큰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이며, 가파른 모래 언덕을 타고 내려오는 '날아라 샌드보드'는 어린이들에게 짜릿한 즐거움을 선사한다. 이외에도 백사장 곳곳에 숨겨진 보물을 찾는 프로그램과 어린이 전용 모래 놀이터 등이 운영되어 남녀노소 누구나 모래와 친숙해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해가 저문 뒤의 해운대는 낮과는 전혀 다른 환상적인 분위기로 탈바꿈한다. 모래 조각 작품 위에 화려한 영상을 투사하는 미디어파사드 기법이 도입되어 조각에 생동감을 불어넣고, 백사장 곳곳을 수놓는 경관 조명과 특수 연출이 더해져 야간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빛과 모래가 어우러진 이 이색적인 풍경은 부산의 밤바다를 더욱 낭만적으로 장식하며 축제의 열기를 밤늦게까지 이어가게 할 전망이다.해운대구는 이번 축제를 통해 모래라는 친숙한 소재가 어떻게 부산의 역사와 문화를 전달하는 예술적 매개체가 될 수 있는지를 증명하고자 한다. 축제 본행사는 18일에 마무리되지만, 정성스럽게 제작된 모래 조각 작품들은 6월 14일까지 백사장에 그대로 전시되어 해수욕장을 찾는 이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한다. 초여름의 길목에서 해운대를 방문하는 이들은 백사장 위에 새겨진 부산의 시간을 따라 걸으며, 도시의 과거와 현재를 새로운 시선으로 마주하는 특별한 경험을 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