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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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수 돌풍 vs 박형준 수성, 부산 민심 요동

 영남권 보수의 상징적 요충지인 부산의 민심이 예사롭지 않다. 6·3 지방선거를 불과 2주 앞둔 시점에서 현지 유권자들 사이에서는 특정 정당에 대한 맹목적인 지지보다는 실질적인 지역 경제 회복과 인물의 역량을 우선시하는 기류가 뚜렷해지고 있다. 특히 현장에서 만난 시민들은 기존 보수 진영에 대한 실망감을 가감 없이 드러내며 투표 포기 의사를 밝히거나 지지 정당을 바꾸겠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어 정치권의 긴장감이 고조되는 분위기다.

 

이번 부산시장 선거는 3선 의원 출신으로 지역 기반이 탄탄한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후보와 재선 시장으로서 수성을 노리는 국민의힘 박형준 후보의 정면대결로 압축됐다. 최근 발표된 여론조사 지표는 이러한 민심의 변화를 수치로 증명하고 있다. 전재수 후보가 박형준 후보를 9%포인트 차이로 따돌리며 오차범위 밖 우세를 점했다는 결과가 나오면서, '보수 불패'로 통하던 부산의 선거 공식이 깨질 수 있다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전통 시장과 거리에서 만난 상인들은 장기화된 경기 침체에 대한 책임을 현 시정에 묻는 모습이었다. 수십 년간 보수 정당을 지지해왔다는 고령층 유권자들조차 청년 인구 유출과 상권 몰락을 지적하며 변화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들은 이재명 정부의 국정 운영에 힘을 실어주어 부산을 해양 중심 도시로 재도약시켜야 한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과거의 정당 충성도보다는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해줄 적임자를 찾겠다는 실용주의적 태도가 확산된 결과다.

 

젊은 유권자들 사이에서는 정치적 명분과 도덕성이 후보 선택의 주요 잣대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지난 비상계엄 사태 이후 국민의힘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을 갖게 된 2030 세대는 야당에 대한 거부감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이들은 현 시정의 성과를 낮게 평가하며 새로운 인물을 통한 인적 쇄신을 요구하고 있다. 지역구 의원 개인의 활동과는 별개로, 시장 선거만큼은 중앙 정치의 흐름과 궤를 같이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반면 국민의힘 지지층은 민주당의 독주를 막기 위한 '견제론'을 내세우며 막판 결집을 시도하고 있다. 거대 여당의 오만을 경계하기 위해서는 지방 행정만큼은 야당이 맡아 균형을 맞춰야 한다는 논리다. 박형준 후보를 지지하는 이들은 가덕도 신공항 등 기존에 추진되던 대형 국책 사업의 연속성을 강조하며 행정의 안정성을 호소하고 있다. 보수의 뿌리가 깊은 지역 특성상 투표일이 다가올수록 숨은 보수 표심이 살아날 것이라는 기대 섞인 전망도 나온다.

 

결국 이번 부산시장 선거는 정권 안정론을 등에 업은 여당의 약진과 전통적 지지 기반을 지키려는 야당의 수성 전략이 충돌하는 최대 격전지가 됐다. 민심의 향방이 안갯속으로 빠져들면서 양측 캠프는 부동층 흡수를 위한 총력전에 돌입했다. 보수 텃밭의 자존심을 지키려는 결집 세력과 변화를 갈망하는 이탈 세력 사이의 팽팽한 줄다리기는 공식 선거운동 기간 내내 부산 전역을 뜨겁게 달굴 것으로 보인다.

 

해운대 모래축제 15일 팡파르, 샌드보드 타고 초여름 속으로

부산의 대표적인 초여름 행사로, 올해는 '모래로 떠나는 부산 시간여행'이라는 주제 아래 더욱 깊이 있는 서사를 선보인다. 2026~2027 문화관광 예비축제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부산의 역사적 기원부터 역동적인 현재의 모습까지를 정교한 모래 예술로 형상화하여 관람객들에게 색다른 감동을 선사할 예정이다.이번 축제에는 한국을 포함해 캐나다, 중국, 프랑스, 대만 등 5개국에서 초빙된 11명의 정상급 조각가들이 참여해 기량을 뽐낸다. 작가들은 조선 시대의 외교 사절단이었던 조선통신사부터 한국전쟁 당시 피란 수도였던 부산의 아픈 역사, 그리고 근대화의 상징인 부산항에 이르기까지 부산이 걸어온 길을 17점의 작품에 담아냈다. 역사뿐만 아니라 부산국제영화제의 화려함과 열정적인 야구 응원 문화, 서핑과 온천 등 부산 시민들의 일상적인 즐거움까지 모래라는 부드러운 소재를 통해 입체적으로 재현된다.축제의 백미는 단연 백사장 중앙에 설치되는 대형 파노라마 조형물이다. 해운대의 전경을 압축적으로 담아낸 이 메인 작품은 축제의 정체성을 한눈에 보여준다. 특히 올해는 높이 7m에 달하는 모래 전망대가 별도로 설치되어 관람객들이 높은 곳에서 백사장 전체와 조각 작품들을 조망할 수 있는 특별한 시야를 제공한다. 작가들이 현장에서 직접 모래를 다듬고 조각하는 과정을 실시간으로 지켜볼 수 있다는 점은 해운대 모래축제만이 가진 독보적인 매력으로 꼽힌다.관람객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도 풍성하게 마련되었다. 모래 조각의 기초를 배워 직접 작품을 만들어보는 '도전! 나도 모래조각가'는 가족 단위 방문객들에게 큰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이며, 가파른 모래 언덕을 타고 내려오는 '날아라 샌드보드'는 어린이들에게 짜릿한 즐거움을 선사한다. 이외에도 백사장 곳곳에 숨겨진 보물을 찾는 프로그램과 어린이 전용 모래 놀이터 등이 운영되어 남녀노소 누구나 모래와 친숙해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해가 저문 뒤의 해운대는 낮과는 전혀 다른 환상적인 분위기로 탈바꿈한다. 모래 조각 작품 위에 화려한 영상을 투사하는 미디어파사드 기법이 도입되어 조각에 생동감을 불어넣고, 백사장 곳곳을 수놓는 경관 조명과 특수 연출이 더해져 야간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빛과 모래가 어우러진 이 이색적인 풍경은 부산의 밤바다를 더욱 낭만적으로 장식하며 축제의 열기를 밤늦게까지 이어가게 할 전망이다.해운대구는 이번 축제를 통해 모래라는 친숙한 소재가 어떻게 부산의 역사와 문화를 전달하는 예술적 매개체가 될 수 있는지를 증명하고자 한다. 축제 본행사는 18일에 마무리되지만, 정성스럽게 제작된 모래 조각 작품들은 6월 14일까지 백사장에 그대로 전시되어 해수욕장을 찾는 이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한다. 초여름의 길목에서 해운대를 방문하는 이들은 백사장 위에 새겨진 부산의 시간을 따라 걸으며, 도시의 과거와 현재를 새로운 시선으로 마주하는 특별한 경험을 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