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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경호의 승부수, TK신공항 국비 건설 당론 채택

 6·3 지방선거를 엿새 앞둔 28일, 국민의힘 추경호 대구시장 후보가 대구·경북 통합신공항(TK신공항) 건설 예정부지를 찾아 지역 발전의 핵심 열쇠인 신공항의 조속한 완공을 약속했다. 추 후보는 이날 오전 대구 군위군 소보면 내의리를 방문한 자리에서 신공항 건설을 국가가 전적으로 책임지는 사업으로 완수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표명했다. 이번 행보에는 당 지도부와 지역 국회의원들이 대거 동행하며 신공항 건설에 대한 중앙당 차원의 전폭적인 지원 사격을 과시했다.

 

현장을 찾은 추 후보는 군 공항과 민간 공항의 건설 주체를 명확히 분리하여 국가 사업 체계로 전환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국방부와 국토교통부가 각각의 역할을 책임지고 수행할 수 있도록 법적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특히 후반기 국회가 개원하는 즉시 신공항의 국가재정 책임을 강화하는 법안을 '1호 법안'으로 처리하겠다고 공언하며, 신공항 사업이 더 이상 지연되지 않도록 정치적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추 후보는 신공항 건설이 단순한 지역 개발 차원을 넘어 국가 안보와 국토 균형 발전을 위한 필수 과제임을 역설했다. 군 공항 이전은 국가 안보를 강화하는 동시에 대구 도심의 고도 제한을 해제하고 소음 피해를 겪어온 주민들의 고통을 해결하는 다목적 해결책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이 사업이 정쟁의 도구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경계하며, 대구·경북의 생존과 대한민국의 미래가 걸린 중차대한 사안임을 거듭 확인했다.

 

당 지도부 역시 추 후보의 공약에 힘을 실으며 조기 추진에 대한 확답을 내놓았다. 함께 현장을 찾은 송언석 원내대표는 주민들의 질문에 답하며 추 후보의 당선과 동시에 신공항 사업이 본궤도에 오를 것임을 약속했다. 국민의힘은 이미 관련 특별법 개정안을 발의한 상태이며, 야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정부의 결단만 있다면 6월 중에도 처리가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히며 입법 드라이브를 예고했다.

 


이날 유세 현장에서는 신공항의 국비 추진을 촉구하는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의 결의문 낭독과 주민 대표와의 공동 합의서 발표가 이어졌다. 합의서에는 특별법 개정을 당론으로 채택하고 매년 실질적인 건설 예산을 우선적으로 편성하도록 촉구하는 구체적인 이행 방안이 담겼다. 이는 신공항 건설에 대한 지역 주민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고, 국가 책임 하에 사업이 진행될 것이라는 신뢰를 주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군위군수 후보를 비롯한 지역 정치권도 신공항이 대한민국 핵심 물류 거점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예산 확보에 사활을 걸겠다고 입을 모았다. 이미 군 공항 사업계획 승인과 민간 공항 기본계획 고시 등 행정적 준비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만큼, 정치권의 예산 지원만 뒷받침된다면 사업 속도가 한층 빨라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다. 추 후보는 신공항을 통해 대구의 새로운 하늘길을 열고 지역 경제의 비약적인 성장을 이끌어내겠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남원 옛길 탐방, 춘향의 눈물과 오수개 충절을 걷다

던 주요 통로로, 소설 춘향전 속 이몽룡과 춘향이 이별의 눈물을 쏟았던 ‘오리정’이 그 출발점이다. 고을 경계에서 손님을 배웅하던 오리정 인근에는 춘향의 슬픔이 서린 ‘눈물방죽’과, 떠나는 임을 조금이라도 더 보려 버선발로 뛰어갔다는 ‘버선밭’ 지명이 전해진다. 비록 도로 확장과 직선화 공사로 인해 옛 풍경은 많이 변했지만, 길가에 홀로 선 표지석들은 이곳이 단순한 아스팔트 도로가 아닌 역사적 서사의 공간임을 묵묵히 증언하고 있다.오리정을 지나 북서쪽으로 발걸음을 옮기면 노거수들이 울창한 숲을 이룬 대말방죽에 닿는다. 이곳은 조선시대 ‘반보기’ 풍습이 행해지던 애틋한 만남의 장소였다. 추석 직후 시집간 딸과 친정어머니가 중간 지점에서 만나 회포를 풀던 이 숲은, 모녀들의 눈물과 웃음으로 인산인해를 이루던 소통의 광장이었다. 현재는 방죽 수면을 마름이 뒤덮고 멸종위기종인 가시연이 힘겹게 싹을 틔우는 한적한 저수지로 변모했으나, 여전히 그 제방과 숲에는 수백 년 전 여인들이 나누었던 따뜻한 온기가 서려 있다.길은 다시 오수천변의 망북정으로 이어진다. 깎아지른 바위 위에 우뚝 솟은 망북정은 18세기 관리들이 북녘 한양의 임금을 향해 절을 올리며 충절을 다짐하던 곳이다. 바위에 선명하게 새겨진 ‘망북정’ 암각서는 당시 지식인들이 공유했던 충의의 가치를 시각적으로 보여준다. 정자에서 내려다보이는 오수천 건너편은 우리에게 친숙한 ‘오수개 설화’의 실제 발생지로 추정되는 상리 천변이다. 흔히 원동산의 동상으로만 기억되는 오수개의 이야기는 사실 이 차가운 물줄기 옆에서 주인을 구하고 숨진 충직한 짐승의 실화에서 비롯되었다.과거 오수역참은 고을 관아와 맞먹는 규모를 자랑하던 국가 교통의 핵심 요충지였다. 고려와 조선 시대를 관통하며 천 년의 세월 동안 통신과 운송을 담당했던 이곳에는 이제 한 그루의 은행나무 노거수만이 남아 역사의 부침을 지켜보고 있다. 500년 전 한 선비가 읊었던 시구에는 역 앞에 실재했던 ‘개 묻은 나무(獒樹)’에 대한 기록이 생생히 남아 있어, 설화 속 이야기가 단순한 허구가 아닌 지역민들의 삶 속에 깊이 뿌리박힌 역사적 사실임을 뒷받침한다. 임금을 그리워하는 나그네의 시름과 개의 충절이 한 공간에서 공명하고 있었던 셈이다.탐방의 종착지인 원동산에는 오수개의 넋을 기리는 의견비각과 조형물이 세워져 있다. 일제강점기 철교 공사 중 발굴된 의견비는 우여곡절 끝에 이곳으로 옮겨져 3.1 만세운동의 함성이 울려 퍼졌던 장터 한복판을 지키고 있다. 조형물 주위에 새겨진 부조 속 오수개는 불길 속에서 주인을 구하기 위해 온몸을 던지는 긴박한 순간을 보여준다. 이는 충의라는 거창한 명분을 넘어, 끝까지 곁을 지키는 존재로서의 다정함과 헌신이 무엇인지를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조용히 되묻는다.춘향의 이별로 시작해 오수개의 희생으로 마무리되는 이 옛길은 서로 다른 시대의 기억들이 오수천을 사이에 두고 겹쳐지는 거대한 박물관과 같다. 직선화된 국도 옆으로 잊혀가는 지명들과 잡초 무성한 옛터들은 우리가 보존해야 할 소중한 문화 자산이다. 조선시대 사람들이 오갔던 이 길은 지금도 설화와 풍경, 그리고 오래된 기억을 품은 채 묵묵히 흐르고 있다. 역사의 흔적을 찾아 걷는 이 길 위에서 우리는 과거와 현재가 대화하고, 잊혔던 가치들이 다시 살아나는 특별한 경험을 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