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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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조승래, 서울 패배 공식 사과 "시민들께 죄송"

 더불어민주당이 6·3 지방선거 서울시장 선거 결과와 관련해 서울시민과 국민에게 공식적으로 고개를 숙였다. 조승래 민주당 사무총장은 8일 국회에서 열린 간담회를 통해 서울에서의 패배가 매우 아쉽고 안타깝다며 죄송하다는 뜻을 전했다. 이는 선거 직후 지도부가 거두었던 성과를 앞세워 승리를 자축하던 분위기에서 벗어나, 집권 여당으로서 수도 탈환 실패에 대한 무거운 책임감을 처음으로 인정한 사례다. 이번 사과는 같은 날 오전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1주년 회견에서 선거 결과를 두고 뼈아픈 지적을 내놓은 직후에 이루어졌다.

 

이재명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이번 지방선거를 성공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대해 기준에 따라 다르겠지만 이겨야 할 곳을 진 것이라면 문제가 다르다고 답했다. 특히 선거를 제사에 비유하며 온 마음을 다하는 절실함이 부족했다는 취지의 발언을 남겨 사실상 당 지도부의 선거 전략과 태도를 정면으로 비판했다. 대통령의 이러한 발언은 12개 지역 승리라는 결과에 안주하던 당내 기류에 경종을 울린 것으로, 여권 내부의 선거 평가 기준을 다시 세우는 계기가 되었다.

 


조 사무총장은 대통령의 발언이 지도부의 입장과 충돌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에 대해 즉각 해명에 나섰다. 그는 승리 속에서도 서울에서의 패배가 주는 아픔을 지도부 역시 충분히 인지하고 있으며, 대통령의 표현과 지도부의 인식이 상충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당 내부에서는 이언주 최고위원이 격전지 민심 확보 실패에 대한 책임을 지고 전격 사퇴하는 등 지도부 책임론이 실질적인 행동으로 이어지며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서울 패배의 원인을 두고 다양한 분석이 쏟아지고 있다. 2030 세대의 보수화 경향과 부동산 이슈 등 외부적 요인뿐만 아니라, 공천 과정에서의 잡음과 캠프의 전략 부재 등 내부적 요인에 대한 갑론을박이 치열하다. 조 사무총장은 누구에게 책임을 묻는 것보다 주어진 현실 위에서 대안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언급했지만, 당내 비판 여론은 단순히 아쉬움을 표하는 수준을 넘어 근본적인 인적·물적 쇄신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따라 민주당은 지방선거와 재보궐 선거 결과를 객관적으로 분석하기 위한 평가위원회를 설치하고 백서를 발간하기로 의결했다. 평가위는 내부 인사와 외부 전문가를 균형 있게 구성해 공천 과정부터 선거 캠페인 전반을 종합적으로 점검할 계획이다. 조 사무총장은 평가 과정을 길게 끌지 않겠다고 밝히며 신속한 수습 의지를 보였으나, 백서에 담길 구체적인 책임 소재와 문제점 분석 수위에 따라 당내 갈등이 다시 점화될 불씨는 여전하다.

 

결국 이번 사태는 집권 2년 차를 맞는 이재명 정부와 여당이 민심의 경고를 어떻게 수용하느냐에 대한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서울시장 선거에서 오세훈 후보에게 막판 역전을 허용하며 6만 표 차로 낙선한 정원오 후보의 사례는 민주당에 뼈아픈 교훈을 남겼다. 민주당은 이번 평가를 통해 불리한 여건을 바꾸고 유리한 요소를 키우는 대안 마련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이지만, 대통령의 질책과 지도부의 사과가 실질적인 당 혁신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향후 발표될 백서의 내용에 달려 있으며 스트레이트로 긴박한 상황을 이어가고 있다.

 

 

 

해남 도솔암, 일출·일몰 한자리서 보는 '둘레길 명당'

고 북쪽 접경지역의 DMZ 평화의 길까지 연결된 이 거대한 길은 단순히 물리적인 선을 넘어선다. 오랫동안 끊겨 있던 해안 오솔길과 구불구불한 논두렁, 포구의 둑길을 하나로 이으며 국토가 간직해 온 유구한 역사와 인문학적 가치를 복원해내는 작업이다. 도보 여행자들은 이 길 위에서 우리 땅의 숨결을 가장 가까이서 느끼며 느림의 미학을 실천한다.아득한 전체 구간 중에서도 전남 강진과 해남을 관통하는 지점은 코리아둘레길의 백미로 꼽힌다. 이곳은 남해안을 따라온 남파랑길이 마무리되고, 서해안을 따라 올라가는 서해랑길이 새롭게 시작되는 상징적인 장소다. 대륙의 끝이자 바다의 시작인 이곳에서 여행자들은 비로소 한반도의 지형적 특성과 정체성을 온몸으로 체감한다. 끝과 시작이 맞물리는 이 구간은 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한 이들이나 새로운 다짐이 필요한 여행객들에게 깊은 영감을 주는 장소로 명성이 높다.해남의 도솔암은 이 여정에서 반드시 들러야 할 명당 중 하나다. 기암괴석 사이에 위태로운 듯 평온하게 자리 잡은 이 암자는 일출과 일몰을 한자리에서 모두 감상할 수 있는 보기 드문 지리적 조건을 갖추고 있다. 새벽녘 바다 위로 솟아오르는 붉은 태양과 저녁 무렵 서해로 잦아드는 낙조를 동시에 품을 수 있다는 점은 도보 여행자들에게 잊지 못할 감동을 선사한다. 깎아지른 절벽 끝에서 마주하는 자연의 경이로움은 코리아둘레길이 선사하는 최고의 보상 중 하나다.인문학적 깊이를 더해주는 강진의 다산초당 역시 둘레길의 핵심 거점이다. 다산 정약용 선생이 유배 생활 동안 수많은 저서를 남기며 학문을 닦았던 이곳은 남도 길에 서린 고단한 역사와 선비 정신을 상징한다. 울창한 숲길을 지나 초당에 들어서면 선생이 직접 판 연못과 바위에 새긴 글귀들이 여행자를 맞이한다. 길은 단순히 걷는 행위에 그치지 않고, 과거의 인물과 대화하며 현재의 나를 돌아보는 사유의 공간으로 확장된다.코리아둘레길의 완성은 지역 경제와 문화 보존 측면에서도 큰 의미를 지닌다. 소외되었던 작은 포구와 마을들이 길로 연결되면서 새로운 활력이 생겨나고 있기 때문이다. 각 지자체는 둘레길 이용객들을 위해 낡은 민박을 정비하고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걷기 도시락'을 개발하는 등 손님맞이에 한창이다. 여행자들은 길 위에서 만나는 주민들의 따뜻한 인심과 소박한 풍경을 통해 우리 국토에 대한 애착을 더욱 키워나간다.국토의 실핏줄을 따라 걷는 이 여정은 이제 전 국민의 버킷리스트로 자리 잡고 있다. 해안선을 따라 쉼 없이 이어지는 파도 소리와 산등성이를 타고 넘어오는 바람은 걷는 이의 피로를 씻어준다. 남파랑길의 끝자락에서 서해랑길의 첫발을 내딛는 순간, 여행자는 비로소 한반도라는 거대한 유기체의 일원임을 깨닫게 된다. 4,500km의 길 위에 새겨진 수많은 발자국은 오늘도 우리 국토의 새로운 역사를 써 내려가며 다음 여행자를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