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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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관위, '판사님 겸직'이 화근이었다?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발생한 전대미문의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계기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기형적인 지배구조를 전면 개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963년 창설 이후 60여 년간 이어진 '현직 대법관의 비상근 위원장 겸직' 관례가 현장의 행정 수요를 제대로 읽지 못하는 결정적 결함으로 작용했다는 지적이다. 선거 관리의 중립성이라는 명분에 치우쳐 정작 실무적인 조직 장악력과 위기 대응 능력은 뒷전으로 밀려났다는 비판이 법조계와 정치권 안팎에서 동시에 터져 나오고 있다.

 

현재 선관위 구조는 위원장을 포함한 위원 대부분이 본업을 가진 비상임 체제로 운영되어 현장 장악력이 현저히 떨어진다는 한계를 지닌다. 판사 출신 위원들은 선거법 위반 여부를 가리는 법리적 판단에는 전문성을 발휘하지만, 투표용지 인쇄와 인력 배치 같은 복잡한 행정 사무에는 문외한에 가깝다는 것이 중론이다. 이로 인해 실질적인 권한은 사무총장 등 내부 행정 관료들에게 집중되면서 외부 통제가 불가능한 '성역화된 조직'이 되었고, 이번처럼 본투표 수요 예측에 실패했을 때 책임질 수 있는 수뇌부가 부재한 상황을 초래했다.

 


정치권은 사태 해결을 위해 선관위원장의 상근화 논의에 속도를 내고 있으며, 이재명 대통령 역시 최근 4부 요인과의 회동에서 지배구조 개선의 필요성을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헌법 개정 없이도 법률 개정만으로 위원장을 상임직으로 전환할 수 있다는 법리적 검토가 끝난 만큼, 여야는 선관위법 개정안 처리를 두고 주도권 싸움을 벌이고 있다. 국민의힘은 법관의 겸직 금지와 상임화를 골자로 한 개정안을 발의했고, 더불어민주당은 감사원 감찰 허용을 포함한 개헌 카드까지 만지작거리며 압박 수위를 높이는 모양새다.

 

행정 전문가들은 본투표에서도 사전투표처럼 현장에서 용지를 즉석 발급하는 시스템을 도입해야 근본적인 수급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현행법상 미리 종이 용지를 인쇄해 배부하는 방식은 유권자 수가 예상치를 벗어날 경우 대처가 불가능하며, 남은 용지 폐기 과정에서 부정선거 시비가 붙는 등 고질적인 부작용을 낳아왔다. 실시간 발급 시스템으로 전환하면 용지 부족 논란을 원천 차단할 수 있지만, 수조 원대 예산이 투입되는 장비 도입 비용과 대규모 인원이 몰리는 본투표 당일의 출력 속도 저하 문제는 여전히 넘어야 할 산이다.

 


선관위 내부에서도 변화를 요구하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으나, 상근직 도입이 자칫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도 만만치 않다. 상근 위원장이 특정 정치 세력의 영향력 아래 놓이게 될 경우 선거 관리의 공정성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논리다. 전문가들은 상근화를 추진하되 위원 선출 과정에서의 투명성을 강화하고, 행정 전문성과 정치적 독립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정교한 제도적 장치가 반드시 병행되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경찰이 중앙선관위에 대한 압수수색을 전격 실시하고 여야가 국정조사 일정에 합의하면서, 이번 사태는 단순한 행정 개혁을 넘어 선관위라는 조직의 존립 근거를 다시 묻는 국가적 시험대가 되었다. 투표용지가 모자라 투표권을 행사하지 못한 시민들의 분노가 재선거 요구 집회로 번지는 가운데, 정치권이 내놓을 지배구조 개선안이 땅에 떨어진 선거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동해시, 폐광에 핀 라벤더 축제

별유천지 라벤더축제'를 앞두고, 6월 6일부터 이틀간 사전축제를 운영하며 손님맞이 채비에 나선다고 밝혔다. 이번 사전 운영은 단순히 본 행사를 알리는 홍보 수단을 넘어, 대규모 인파가 몰릴 것에 대비해 현장의 안전과 편의 시설을 최종적으로 점검하는 실전 테스트베드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다.과거 삭막한 돌먼지가 날리던 채석장이었던 무릉별유천지는 이제 보랏빛 라벤더가 물결치는 생태 관광지로 완전히 거듭났다. 시는 이번 사전 기간 동안 주차장 수용 능력과 관람객들의 실제 이동 경로를 면밀히 분석하고, 매표 시스템의 과부하 여부를 점검한다. 특히 대규모 관광객이 일시에 몰릴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병목 구간을 파악해 본 축제 기간에는 더욱 쾌적하고 안전한 관람 환경을 제공하겠다는 전략을 세우고 실행에 옮기고 있다.올해 축제의 핵심 테마는 '별빛이 피는 라벤더'로 정해졌으며, 방문객들의 오감을 만족시킬 수 있는 공간 재구성에 공을 들였다. 기존의 넓은 잔디광장 대신 라벤더 정원의 아름다움을 가장 가까이서 느낄 수 있는 '바람숨뜰'로 메인 행사장을 옮긴 것이 가장 큰 변화다. 이를 통해 관람객들은 공연을 관람하면서 동시에 눈앞에 펼쳐진 보랏빛 꽃밭을 만끽할 수 있게 되었으며, 자연과 예술이 어우러진 차별화된 휴식을 경험할 수 있다.산업 유산의 흔적을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한 공간 기획도 눈길을 끈다. 과거 쇄석장과 폐광 시설이 남아 있는 부지에는 라벤더 펍과 이색적인 휴게 공간이 조성되어 방문객들을 맞이한다. 거친 암석을 캐내던 산업 현장의 역동적인 역사와 부드러운 라벤더 향기가 공존하는 이 공간은 무릉별유천지만이 가진 독보적인 매력을 극대화한다. 방문객들은 이곳에서 과거와 현재가 교차하는 묘한 분위기를 즐기며 특별한 추억을 남길 수 있다.동해시는 이번 축제가 지방선거 이후 지친 시민들에게 일상의 활력을 불어넣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사전축제를 통해 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사소한 불편 사항까지 모두 수집하여 보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가족 단위 방문객들을 위한 편의 시설 확충과 어린이들을 위한 체험 프로그램의 동선 최적화에 집중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무릉별유천지를 전국 최고의 야외 관광 명소로 각인시키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사전축제가 시작되는 6월 첫 주말부터 동해시 전역은 보랏빛 축제 분위기로 물들 전망이다. 시는 무릉별유천지의 광활한 대지 위에 피어난 라벤더가 단순한 볼거리를 넘어 지역 경제 활성화와 관광 브랜드 가치 상승에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주말을 기점으로 시작되는 보랏빛 물결은 본 축제 기간을 거쳐 6월 하순까지 이어지며 수많은 관광객의 발길을 동해로 이끌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