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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신당, '투표용지 부족' 18건 소청장 제출

 개혁신당이 지난 지방선거에서 발생한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관련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상대로 공식적인 선거소청 절차에 돌입했다. 천하람 원내대표와 김정철 최고위원은 16일 오후 과천 중앙선관위를 방문해 참정권 침해가 확인된 지역 중 개혁신당 후보가 출마했던 18건의 선거에 대해 선별적 재선거를 요구하는 소청장을 제출했다. 이는 선관위의 관리 부실로 인해 투표권을 행사하지 못한 국민들의 권리를 회복하기 위한 정당 차원의 첫 실질적 법적 조치다.

 

이번 소청 대상에는 서울과 부산, 대구, 인천시장 선거를 비롯해 경기도지사 선거 등 주요 광역단체장 선거가 포함됐다. 또한 해당 지역의 비례대표 시·도의회의원 선거 9건을 더해 총 18개 선거가 소청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개혁신당 측은 교육감 선거를 제외하고 정당 공천이 이뤄진 57개 선거에서 광범위한 침해가 발생했으나, 법적으로 자당 후보가 출마한 곳에 한해서만 소청 권한이 있다는 점을 고려해 대상을 확정했다고 설명했다.

 


천 원내대표는 이번 사태를 대하는 거대 양당의 태도를 강하게 비판하며 행동을 촉구했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은 거의 모든 선거구에 후보를 냈음에도 불구하고, 정략적 판단에 따라 일부 지역만 골라 소청을 검토하거나 말로만 전면 재선거를 주장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국민의힘 지도부를 향해 진정으로 참정권 회복을 원한다면 소청 마감 시한인 17일이 지나기 전에 문제가 된 모든 선거구에 대해 즉각적인 법적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개혁신당은 선관위의 태도 변화가 없는 상황에서 단순히 비판만 이어가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판단했다. 천 원내대표는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선관위의 잘못을 꾸짖는 것에 그치지 않고, 실제 침해된 주권을 되찾기 위한 구체적인 절차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재투표 요구를 가치 없는 주장으로 치부하며 사태를 덮으려는 시도는 민주주의 원칙에 어긋난다는 것이 당의 입장이다. 이번 소청은 행정 오류로 인해 투표를 포기해야 했던 시민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려는 취지다.

 


다만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되는 '전면적 재선거' 주장에 대해서는 명확히 선을 그었다. 문제가 발생하지 않은 지역까지 포함해 선거 전체를 다시 치르는 것은 정상적으로 주권을 행사한 대다수 국민의 의사를 무시하는 비상식적인 처사라는 이유에서다. 개혁신당이 '선별적 재선거'라는 용어를 사용한 것도 행정적 오류가 입증된 특정 투표소와 해당 선거구에 한정해 법적 구제 절차를 밟겠다는 합리적 대안을 제시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소청장이 접수됨에 따라 중앙선관위는 향후 해당 선거의 유무효를 가리는 심리에 착수해야 한다. 만약 소청 결정에 불복할 경우 대법원에 소송을 제기할 수 있어, 이번 사태는 장기적인 법정 공방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개혁신당의 이번 행보는 선거 관리의 엄중함을 일깨우는 동시에, 부실 선거 논란 속에서 제3지대 정당으로서 원칙 중심의 대응을 보여주겠다는 의지로 해석되며 향후 정국에 적지 않은 파장을 예고하고 있다.

 

유네스코 타이틀, 주민에겐 생존권 족쇄?

최근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유네스코의 엄격한 보존 지침이 오히려 지역의 현대화를 가로막는 장애물로 작용하거나, 감당하기 힘든 수준의 관광객이 몰려들며 원주민의 일상을 파괴하는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 이에 따라 과거의 영광을 뒤로하고 스스로 유산 지위를 내려놓겠다는 지역들이 하나둘 등장하며 국제 사회에 충격을 주고 있다.슬로바키아의 산간 마을 블콜리네츠는 이러한 갈등의 최전선에 서 있다. 1993년 중세 오두막의 원형을 간직했다는 이유로 세계유산에 이름을 올렸지만, 정작 이곳에 거주하는 20여 명의 주민에게 등재는 재앙에 가까웠다. 매년 10만 명 이상의 인파가 좁은 마을을 점령하면서 사생활 침해와 소음 문제가 극에 달했기 때문이다. 참다못한 주민들은 박제된 유산이 아닌 인간다운 삶을 살 권리를 주장하며 공식적인 등재 해제를 요구하고 나섰다. 국제기구의 규제가 주민들에게는 생존을 위협하는 족쇄가 된 셈이다.아프리카 탄자니아의 응고롱고로 자연보존지역 역시 보존과 생존권이 충돌하는 대표적인 사례다. 유네스코의 유산 관리 정책이 강화되면서 이곳에서 대를 이어 살아온 마사이족 주민들이 삶의 터전인 목초지에서 쫓겨나는 상황이 발생했다. 마사이 국제연대동맹은 원주민의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해 차라리 세계유산 목록에서 이 지역을 제외해달라고 강력히 촉구하고 있다. 보존이라는 명목하에 자행되는 강제 이주가 인권 침해 논란으로 번지며 유네스코의 보존 철학에 대한 비판적 시각이 대두되고 있다.이미 유네스코와의 정면충돌 끝에 지위를 박탈당한 사례들도 존재한다. 독일의 드레스덴 엘베 계곡은 2009년 세계유산 목록에서 강제 삭제됐다. 극심한 교통난을 해결하기 위해 현대식 다리 건설을 추진하자 유네스코가 경관 훼손을 이유로 반대했기 때문이다. 주민들은 투표를 통해 유네스코 타이틀 대신 출퇴근의 편리함과 지역 발전을 선택했다. 이는 국제기구의 보존 권고보다 지역 공동체의 실질적인 필요가 우선시될 수 있음을 보여준 상징적인 사건으로 기록됐다.영국의 리버풀 해상 무역 도시 또한 비슷한 전철을 밟았다. 리버풀시는 쇠락한 항구 지역을 재개발해 경제 활력을 찾으려 했으나, 유네스코는 역사적 가치 훼손을 이유로 사업 철회를 압박했다. 결국 리버풀은 2021년 세계유산 지위를 잃었지만, 당시 시장은 유네스코가 도시를 불모지로 남겨두려 한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흥미로운 점은 지위 박탈 이후에도 이들 지역의 관광객 수는 줄어들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이는 세계유산 타이틀이 없어도 지역의 매력만 충분하다면 관광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문화재 전문가들은 이제 유네스코가 일방적인 보존만을 강요하던 과거의 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지적한다. 유적지가 박물관의 전시품이 아닌 사람들이 살아가는 터전이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의미다. 주민의 생활 편의와 경제적 자립을 고려한 유연하고 영리한 보존 계획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세계유산 반납 행렬은 앞으로도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현재와 과거가 공존할 수 있는 새로운 상생 모델을 찾는 것이 전 세계 유적지들이 마주한 시급한 과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