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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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국장 90도 인사 논란, 정청래 겨냥한 친명 비판

유럽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이재명 대통령을 향해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허리를 깊게 숙여 인사한 장면을 두고 당내에서 공개 비판이 제기됐다. 단순한 의전이 아니라 정치적 메시지가 담긴 행동이라는 지적이 나오면서, 정 대표의 최근 발언과 행보까지 다시 주목받고 있다.

 

18일 정치권에 따르면 친명계로 분류되는 더불어민주당 이건태 의원은 이날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정 대표의 ‘90도 인사’를 강하게 비판했다. 이 의원은 “정 대표의 90도 인사는 정말 잘못된 행동”이라며 “내가 알기로 이 대통령은 이런 의전을 원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이어 “오히려 정색하고 싫어한다”며 “정 대표도 그걸 모를 리 없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정 대표의 인사를 단순한 예우 차원이 아닌 정치적 행위로 규정했다. 그는 “다분히 정치적 의도가 담긴 정치 기술이고 정치 행위”라며 “대통령에게까지 정치 기술을 선보이는 정 대표의 현란한 정치 기술은 솔직히 별로”라고 비판했다.

 


또 이 의원은 “제발 그러지 마시라”며 “말로만 하는 칭송, 듣기 싫다. 말로만 하는 친명, 듣기 싫다”고 적었다. 정 대표가 최근 친명 색채를 강조하는 듯한 발언을 이어온 데 대한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정 대표는 이날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 등 유럽 순방 일정을 마치고 서울공항을 통해 입국한 이 대통령을 맞이하는 자리에서 허리를 90도 가까이 숙여 인사했다. 이 대통령은 정 대표에게 손을 내밀며 “수고했습니다”라고 짧게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 대표의 이 같은 행동은 앞선 일정과 맞물려 정치권의 관심을 끌었다. 정 대표는 지난 9일 이 대통령이 유럽 순방을 위해 출국할 당시 환송 행사에는 참석하지 않았다. 이를 두고 당 안팎에서는 김민석 국무총리와의 차기 당권 경쟁 구도, 당내 주도권 다툼 등과 연결한 해석이 나왔다.

 

정 대표는 이후 발언으로도 논란의 중심에 섰다. 그는 지난 10일 “국민은 영원하고 정권은 짧다”고 말해 일부 친명계의 반발을 샀다. 그러나 하루 뒤인 11일 이재명 정부 출범 1주년 기념 토론회에서는 “대한민국은 이재명 대통령 보유국”이라고 말하며 이 대통령을 강하게 치켜세웠다.

 


이처럼 정 대표가 며칠 사이 비판과 찬사를 오가는 메시지를 내놓은 데 이어 귀국 행사에서 극진한 인사 장면까지 연출되자, 당내에서는 진정성보다 정치적 계산이 앞선 것 아니냐는 시선이 나오고 있다. 특히 친명계 내부에서 공개적으로 문제 제기가 나온 만큼, 정 대표의 행보를 둘러싼 논란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민주당 안팎에서는 이번 논란이 단순한 인사 방식에 대한 평가를 넘어 차기 당권 구도와 친명계 내부 역학을 보여주는 장면이라는 해석도 제기된다. 정 대표가 향후 어떤 메시지로 논란을 수습할지, 또 친명계 내 비판이 추가로 확산할지 주목된다.

 

유네스코 타이틀, 주민에겐 생존권 족쇄?

최근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유네스코의 엄격한 보존 지침이 오히려 지역의 현대화를 가로막는 장애물로 작용하거나, 감당하기 힘든 수준의 관광객이 몰려들며 원주민의 일상을 파괴하는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 이에 따라 과거의 영광을 뒤로하고 스스로 유산 지위를 내려놓겠다는 지역들이 하나둘 등장하며 국제 사회에 충격을 주고 있다.슬로바키아의 산간 마을 블콜리네츠는 이러한 갈등의 최전선에 서 있다. 1993년 중세 오두막의 원형을 간직했다는 이유로 세계유산에 이름을 올렸지만, 정작 이곳에 거주하는 20여 명의 주민에게 등재는 재앙에 가까웠다. 매년 10만 명 이상의 인파가 좁은 마을을 점령하면서 사생활 침해와 소음 문제가 극에 달했기 때문이다. 참다못한 주민들은 박제된 유산이 아닌 인간다운 삶을 살 권리를 주장하며 공식적인 등재 해제를 요구하고 나섰다. 국제기구의 규제가 주민들에게는 생존을 위협하는 족쇄가 된 셈이다.아프리카 탄자니아의 응고롱고로 자연보존지역 역시 보존과 생존권이 충돌하는 대표적인 사례다. 유네스코의 유산 관리 정책이 강화되면서 이곳에서 대를 이어 살아온 마사이족 주민들이 삶의 터전인 목초지에서 쫓겨나는 상황이 발생했다. 마사이 국제연대동맹은 원주민의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해 차라리 세계유산 목록에서 이 지역을 제외해달라고 강력히 촉구하고 있다. 보존이라는 명목하에 자행되는 강제 이주가 인권 침해 논란으로 번지며 유네스코의 보존 철학에 대한 비판적 시각이 대두되고 있다.이미 유네스코와의 정면충돌 끝에 지위를 박탈당한 사례들도 존재한다. 독일의 드레스덴 엘베 계곡은 2009년 세계유산 목록에서 강제 삭제됐다. 극심한 교통난을 해결하기 위해 현대식 다리 건설을 추진하자 유네스코가 경관 훼손을 이유로 반대했기 때문이다. 주민들은 투표를 통해 유네스코 타이틀 대신 출퇴근의 편리함과 지역 발전을 선택했다. 이는 국제기구의 보존 권고보다 지역 공동체의 실질적인 필요가 우선시될 수 있음을 보여준 상징적인 사건으로 기록됐다.영국의 리버풀 해상 무역 도시 또한 비슷한 전철을 밟았다. 리버풀시는 쇠락한 항구 지역을 재개발해 경제 활력을 찾으려 했으나, 유네스코는 역사적 가치 훼손을 이유로 사업 철회를 압박했다. 결국 리버풀은 2021년 세계유산 지위를 잃었지만, 당시 시장은 유네스코가 도시를 불모지로 남겨두려 한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흥미로운 점은 지위 박탈 이후에도 이들 지역의 관광객 수는 줄어들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이는 세계유산 타이틀이 없어도 지역의 매력만 충분하다면 관광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문화재 전문가들은 이제 유네스코가 일방적인 보존만을 강요하던 과거의 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지적한다. 유적지가 박물관의 전시품이 아닌 사람들이 살아가는 터전이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의미다. 주민의 생활 편의와 경제적 자립을 고려한 유연하고 영리한 보존 계획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세계유산 반납 행렬은 앞으로도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현재와 과거가 공존할 수 있는 새로운 상생 모델을 찾는 것이 전 세계 유적지들이 마주한 시급한 과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