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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멱살 잡힌 여당 지도부, 바닥 떨어진 당 기강

 국민의힘 원내지도부가 상임위원장 배분 문제로 촉발된 당내 폭력 사태의 후폭풍에 직면하며 극심한 혼란에 빠졌다. 지난 23일 원내대표실에서 발생한 권영진 의원의 이른바 '멱살잡이 소동'은 하룻밤 사이 당의 기강 문제를 상징하는 대형 악재로 번졌다. 피해 당사자인 정점식 원내대표는 사태의 심각성을 고려한 듯 24일 오전 예정되었던 원내대책회의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원내대표실 측은 리더십의 권위가 물리적 충돌로 훼손된 상황에서 정상적인 회의 주재가 어렵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정 원내대표를 대신해 회의를 이끈 정희용 사무총장은 이번 사태를 부끄럽고 참담한 일로 규정하며 고개를 숙였다. 그는 당의 명예와 품위를 실추시키는 행위에 대해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표명하며 엄정 대응을 예고했다. 당 사무처 노동조합 역시 성명을 통해 어떤 이유로도 폭력은 정당화될 수 없음을 강조하며 국민과 당원 앞에 사죄할 것을 촉구했다. 특히 권 의원이 원내대표를 향해 폭언을 퍼부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당직자들 사이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논란의 중심에 선 권영진 의원은 사태 발생 하루 만에 서면 사과문을 발표하며 진화에 나섰다. 권 의원은 자신의 언행이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부족함에서 비롯된 잘못이었음을 인정하며 정 원내대표에게 깊은 사과의 뜻을 전했다. 또한 동료 의원들과 지지자들에게도 결례를 범했다며 반성의 태도를 보였다. 하지만 이러한 사과에도 불구하고 당내 여론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원내부대표단은 사과문 발표 직후 즉각적인 의원총회 소집을 요구하며 권 의원에 대한 엄중한 책임 추궁을 공식화했다.

 

당 내부에서는 이번 사건을 단순한 개인의 돌발 행동이 아닌 무너진 당 기강의 단면으로 보고 있다. 중진 의원들 사이에서는 사과만으로 끝낼 사안이 아니며 강력한 중징계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보수 성향의 시민단체들도 가세해 권 의원을 당 중앙윤리위원회에 제소하겠다고 밝히는 등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특히 조광한 최고위원을 비롯한 원외 당협위원장들은 국회에서 회견을 열고 권 의원의 대구시당위원장 후보 사퇴와 당직 박탈을 강력히 요구하고 나섰다.

 


이번 사태로 인해 당장 내일로 예정되었던 대구시당위원장 선출 일정에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권 의원이 단독 후보로 등록해 선출이 확실시되던 상황이었으나, 당내 징계 절차가 논의되면서 일정이 무기한 연기될 가능성이 커졌다. 당 지도부는 이번 사태가 자칫 전당대회 이후 결집해야 할 당력을 분산시키고 민심을 이반시키는 기폭제가 되지 않을까 전전긍긍하는 모양새다. 원내대표의 '식사 정치'와 당 대표의 장외 투쟁이 조화를 이루지 못하고 겉도는 사이 내부 갈등이 폭발했다는 자성론도 고개를 들고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들은 수십 년간 당에 몸담으면서 원내대표실에서 물리적 충돌이 벌어진 것은 유례가 없는 일이라며 혀를 내두르고 있다. 지도부의 구심력이 약해진 틈을 타 의원들의 불만이 극단적인 방식으로 표출되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원내지도부는 조속히 의원총회를 열어 이번 사태에 대한 징계 수위를 결정하고 흐트러진 대오를 정비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상임위 배분을 둘러싼 근본적인 갈등이 해결되지 않은 상태여서 당내 진통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성계도 반한 푸른 숲, 횡성 청태산서 즐기는 피서

, 자연이 선사하는 천연 냉기를 온몸으로 만끽하는 치유의 여정이 되어야 한다. 한반도의 척추를 따라 흐르는 백두대간과 영남의 깊은 골짜기에는 지금 이 순간에도 얼음장 같은 물줄기와 울창한 초록 차양막을 드리운 명산들이 등산객들의 발길을 기다리고 있다.충북 영동과 전북 무주, 경북 김천이 맞닿은 민주지산은 이름 그대로 사방에서 사람들이 우러러보는 넉넉한 품을 가졌다. 해발 1,242m의 고산임에도 불구하고 날카로운 암릉 대신 부드러운 흙길이 이어져 여름철 산행의 피로도를 덜어준다. 특히 북쪽 자락의 물한계곡은 이름처럼 물이 너무 차가워 오래 발을 담그기 힘들 정도로 강력한 냉기를 자랑한다. 하늘이 보이지 않을 만큼 빽빽하게 들어선 원시림은 강렬한 햇볕을 차단해 주며, 삼도봉 정상에 서면 세 갈래의 문화와 방언이 교차하는 화합의 풍경을 마주할 수 있다.백두대간의 웅장한 기운을 느끼고 싶다면 경북 문경과 충북 괴산의 경계에 솟은 대야산이 제격이다. 속리산국립공원의 비경을 고스란히 간직한 이곳은 거대한 화강암 암릉미가 돋보이는 산이다. 대야산의 여름을 완성하는 것은 단연 용추계곡과 선유동계곡이다. 오랜 세월 물살이 빚어낸 하트 모양의 용추폭포는 보는 것만으로도 청량감을 선사하며, 조선 시대 학자 이덕형이 사랑했던 선유동계곡은 고즈넉한 풍류를 더한다. 육산의 부드러움과 골산의 거친 매력을 동시에 지닌 대야산은 8월 산행의 반전미를 보여준다.영남의 숨은 보석으로 불리는 밀양 구만산은 거대한 수직 절벽이 만들어낸 협곡미가 일품이다. 임진왜란 당시 구만 명의 백성이 피신해 목숨을 구했다는 전설이 내려올 만큼 계곡이 깊고 험준하다. 남쪽의 통수골 계곡은 수백 미터 높이의 화강암 벼랑이 양옆으로 솟아 있어 마치 설악산의 천불동계곡을 옮겨놓은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좁은 협곡 사이로 불어오는 차가운 산바람은 외부 기온보다 훨씬 낮은 온도를 유지하며, 거대한 바위 벽이 천연 차양막 역할을 해 뙤약볕을 효과적으로 막아준다.강원도 횡성의 청태산은 조선 태조 이성계가 그 푸른 이끼와 울창한 숲에 반해 이름을 붙였다는 설화가 전해지는 곳이다. 국내 1세대 국립자연휴양림으로 지정될 만큼 숲의 보존 상태가 뛰어나며, 해발 1,200m에 달하는 고지대는 대도시보다 평균 기온이 5~6도 이상 낮아 피서 산행에 최적화되어 있다. 태백산맥을 넘어오는 시원한 영동의 바람은 한여름의 열기를 식혀주고, 경사가 완만한 육산의 특성상 체력 소모가 적어 초보자나 가족 단위 등산객들도 부담 없이 숲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다.여름 산행은 철저한 준비와 안전 수칙 준수가 필수적이다. 아무리 시원한 계곡이라도 갑작스러운 폭우에 고립될 위험이 있으므로 기상 상황을 수시로 확인해야 하며, 충분한 수분 섭취와 적절한 휴식을 병행해야 한다. 자연이 빚어낸 천연 냉장고 속에서 땀을 식히며 걷는 시간은 폭염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어 줄 것이다. 8월의 명산들이 선사하는 짙푸른 초록의 위로를 받으며 남은 여름을 건강하게 이겨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