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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토류 세계 2위 브라질과 손잡은 이재명, 방산까지 넓힌다

이재명 대통령이 브라질 국빈 방문을 계기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핵심 광물과 방위산업, 통상 분야 협력 확대에 뜻을 모았다. 

 

두 정상은 비슷한 성장 배경을 공유한 인연을 바탕으로 우호적인 분위기 속에서 회담을 진행하며 양국 관계를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한 단계 끌어올리겠다는 의지를 확인했다.

 

이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는 브라질 수도 브라질리아에 위치한 대통령 관저에 도착했다. 이 대통령 부부가 탑승한 차량은 기병대의 호위를 받으며 관저로 들어섰고, 룰라 대통령 부부는 직접 밖에서 기다리며 이들을 맞았다. 양국 정상 부부는 포옹으로 인사를 나누며 친밀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이번 방문은 지난 2월 룰라 대통령의 국빈 방한 이후 약 5개월 만에 이뤄진 답방 성격의 국빈 방문이다. 브라질 정부는 대한민국 정상을 최고 수준의 의전으로 맞이하며 양국 관계 강화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두 정상은 회담에서 개인적 경험을 언급하며 공감대를 나눴다. 이 대통령은 룰라 대통령이 어린 시절 노동 현장에서 손가락을 다친 경험을 언급하며 자신 역시 소년공 시절 공장에서 일하다 왼손을 다쳤다고 말했다. 룰라 대통령도 어려운 환경에서 성장한 사람들은 기회의 소중함을 잘 안다며 이 대통령과의 공통점을 강조했다.

 


2시간 넘게 이어진 회담에서 양국 정상은 올해를 ‘한-브라질 전략적 동반자 관계’ 도약의 원년으로 삼기로 했다. 특히 핵심 의제로 떠오른 것은 자원 협력이다. 브라질은 희토류 매장량 세계 2위 국가로 알려진 자원 부국이다. 양국은 지정학적 불안과 공급망 재편 흐름 속에서 핵심 광물의 안정적 확보가 중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광물 개발부터 가공·활용까지 공급망 전 주기에 걸친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회담 뒤 양국 기업과 기관이 핵심 광물 공급망 전반에서 협력할 필요가 있다는 데 룰라 대통령과 뜻을 모았다고 밝혔다. 이는 배터리, 전기차, 반도체 등 첨단산업에 필요한 원자재 수급을 안정화하는 데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방위산업 분야 협력도 주요 성과로 꼽힌다. 브라질은 중남미 최대 방산 시장이자 군사 강국으로 평가된다. 양국은 올해 하반기 ‘방산공동위원회’를 출범시키고 국방·방산 분야 협력을 제도적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한국 방산 기업들의 중남미 시장 진출에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문화와 인적 교류 확대 방안도 논의됐다. 양국은 영화, 체육, 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서 교류를 넓히기 위해 총 7건의 협력 문건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정부 간 협력뿐 아니라 국민 간 상호 이해와 교류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두 정상은 통상 분야에서도 협력을 강조했다. 특히 한국과 남미공동시장인 메르코수르 간 무역협정 협상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데 공감했다. 또한 한반도 정세를 포함한 국제 평화와 안보 현안에 대해서도 전략적 소통을 이어가기로 했다.

 

브라질리아에서 정상회담 일정을 마친 이 대통령은 브라질 경제 중심지인 상파울루로 이동해 현지 경제계 인사들과 만나는 등 세일즈 외교 행보를 이어갈 예정이다. 이번 국빈 방문은 자원, 방산, 통상, 문화 교류를 아우르는 포괄적 협력의 기반을 넓힌 계기로 평가된다.

 

폭염 뚫고 피어난 고결함…밀양 배롱나무 기행

축물들과 어우러져 거대한 수묵채색화를 완성하기 때문이다. 예부터 고결한 선비의 기상을 상징하며 서원과 정자 곳곳에 심겼던 배롱나무는 이제 밀양의 여름을 대표하는 상징이 되었다. 푸른 밀양강 줄기를 따라 굽어보는 고즈넉한 누각과 낡은 돌담 너머로 번지는 분홍빛 꽃물결은 지친 일상을 잠시 잊게 만드는 마법 같은 풍경을 선사한다.밀양 배롱나무 기행의 첫 관문은 재약산의 정기를 품은 천년고찰 표충사다. 사명대사의 호국 정신이 깃든 이곳은 여름이 되면 경내 전체가 선홍빛으로 물들며 장엄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특히 대광전 앞마당의 삼층석탑 뒤로 병풍처럼 펼쳐진 배롱나무 군락은 사찰 특유의 적막함과 대비되어 더욱 선명한 색채를 뽐낸다. 오래된 기와지붕 위로 늘어진 분홍색 꽃가지는 재약산의 짙푸른 녹음과 조화를 이루며, 보는 이로 하여금 실존적 평온함을 느끼게 한다.도심으로 발길을 옮기면 270년의 세월을 간직한 혜산서원이 여행자를 맞이한다. 1753년 조선 전기 학자 손조서를 기리기 위해 세워진 이곳은 서원 철폐령의 아픔을 딛고 복원된 역사를 지니고 있다. 혜산서원의 마당을 지키는 배롱나무는 서원의 굴곡진 역사와 닮아 시련 속에서도 변함없이 붉은 꽃을 피워낸다. 특히 이곳에서는 흔히 볼 수 없는 하얀 배롱나무 꽃도 만날 수 있어 더욱 특별하다. 휘어진 소나무와 붉은 꽃이 기와 담장을 수놓는 풍경은 조선 시대 선비들이 거닐던 학문의 길을 상기시킨다.선비의 풍류가 깃든 오연정과 월연정은 자연과 건축이 하나로 녹아든 밀양 배롱나무 여행의 정점이다. 밀양강이 유유히 흐르는 절벽 위에 세워진 오연정은 정자에 오르는 순간 강물과 산줄기, 그리고 붉은 꽃가지가 어우러진 절경을 선사한다. 인근의 월연정으로 향하는 길목에는 근대 문화유산인 연월터널이 있어 산책의 묘미를 더한다. 계곡을 사이에 두고 지어진 월연정과 쌍경당은 물과 달이 맑게 비치는 절경 속에 배롱나무꽃이 더해져 한국 전통 정원의 극치를 보여준다.여름날의 뜨거운 순례를 마무리하기에 가장 적합한 장소는 교동에 위치한 밀양향교다. 조선 시대 지방 교육기관이었던 향교의 명륜당과 대성전 앞마당에는 정숙한 기품을 간직한 배롱나무들이 굳건히 서 있다. 학문에 정진하던 공간답게 이곳의 꽃들은 화려함보다는 절제된 미학을 보여주며, 하얀 창호지 문 너머로 살포시 고개를 내민 꽃가지는 여백의 미를 완성한다. 향교 내 작은 도서관에서 잠시 땀을 식히며 바라보는 분홍빛 풍경은 여름의 고단함을 씻어내기에 충분하다.배롱나무는 7월 중순부터 피기 시작해 8월 초순에 그 화려함이 절정에 달한다. 한 번에 지지 않고 새로운 꽃이 계속 피어나는 특성 덕분에 8월 내내 아름다움을 유지하지만, 가장 싱그러운 상태를 보려면 지금이 적기다. 사진 촬영을 계획한다면 부드러운 빛이 스며드는 아침이나 늦은 오후 시간을 활용하는 것이 붉은 색감을 온전히 담아내는 비결이다. 무더위 속 도보 이동이 많은 만큼 시원한 생수와 편안한 신발을 준비해 밀양의 붉은 꽃길을 따라 걷는 여행은 올여름 가장 특별한 기억으로 남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