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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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꾼이 주무른 제주 선거, 직원 강제 동원

 제주 지역 아파트 시행사 대표의 대규모 투자 사기 사건이 단순 경제 범죄를 넘어 지역 정가를 정조준한 권력형 게이트로 비화하고 있다. 제주시 H아파트의 실질적 운영자인 이 모 씨가 과거 수년간 유력 정치인들의 선거 과정에 깊숙이 개입하고, 공직자들에게 부적절한 향응을 제공했다는 폭로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사태는 제주 특유의 연고주의인 '궨당 문화'가 권력 유착의 통로로 악용되었다는 비판 속에 도민 사회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수사 당국과 피해자 대책위원회의 자료에 따르면, 이 씨는 지난 대선 경선과 지방선거 당시 특정 후보들을 위해 조직적인 지원 활동을 펼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씨는 자신이 운영하는 시행사 직원들의 명의를 도용하거나 압박하는 방식으로 수백 장의 입당원서를 확보해 문대림 의원과 오영훈 전 지사 측에 전달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당시 직원들은 회사가 정상적인 업무 공간이 아닌 특정 정당의 선거 캠프처럼 운영되었다고 증언하며 강압적인 분위기를 폭로했다.

 


특히 오영훈 전 지사 측과의 유착 정황은 구체적인 물증과 함께 제시되고 있다. 지난 지방선거의 마지막 총력 유세가 이 씨 소유의 모델하우스 부지에서 진행된 점이 핵심 쟁점이다. 해당 부지는 계약상 용도 외 사용이 금지된 곳이었으나, 이 씨가 무상으로 제공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정치자금법 위반 가능성이 대두되었다. 이에 대해 오 전 지사 측은 사실무근이라며 반박하고 있으나, 부지 제공의 대가성 여부를 두고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현직 국회의원인 문대림 의원 역시 이 씨와의 친분설로 곤혹스러운 처지에 놓였다. 이 씨가 평소 문 의원과 형님, 동생 하는 사이라고 주변에 과시해 왔다는 증언이 나오면서다. 문 의원 측은 자발적인 지지자의 활동이었을 뿐 사적인 골프 회동이나 부적절한 청탁은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과거 모델하우스 행사 참석 등 이 씨와의 잦은 접촉이 확인되면서, 지역 유력 정치인으로서 검증되지 않은 인물과 밀착 행보를 보였다는 책임론이 거세다.

 


공직 사회의 기강 해이를 보여주는 유흥주점 접대 의혹은 사태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피해자 대책위가 공개한 영수증에는 오 전 지사 취임 전후 시기에 비서진들이 수백만 원 상당의 술 접대를 받은 정황이 고스란히 담겼다. 특히 비서관급 인사가 이 씨에게 외자 유치와 관련된 중국계 자본가를 연결해 주는 브로커 역할을 했다는 의심까지 더해졌다. 이는 단순한 개인적 일탈을 넘어 도정의 핵심 인력들이 개발업자의 민원 해결사 노릇을 했다는 비판으로 이어진다.

 

이 씨의 화려한 범죄 전력에도 불구하고 그가 도의회 자문위원으로 활동할 수 있었던 배경에 대해서도 의문이 제기된다. 20여 건의 전과를 보유한 인물이 집행유예 기간에 공적 기구에서 활동한 것은 지역 정당과 의회의 검증 시스템이 완전히 마비되었음을 방증한다. 현재 위성곤 도지사가 청렴감찰단을 통한 자체 조사 가능성을 언급한 가운데, 경찰은 이 씨의 횡령 자금이 정치권으로 흘러 들어갔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자금 흐름을 정밀 추적하고 있다.

 

이성계도 반한 푸른 숲, 횡성 청태산서 즐기는 피서

, 자연이 선사하는 천연 냉기를 온몸으로 만끽하는 치유의 여정이 되어야 한다. 한반도의 척추를 따라 흐르는 백두대간과 영남의 깊은 골짜기에는 지금 이 순간에도 얼음장 같은 물줄기와 울창한 초록 차양막을 드리운 명산들이 등산객들의 발길을 기다리고 있다.충북 영동과 전북 무주, 경북 김천이 맞닿은 민주지산은 이름 그대로 사방에서 사람들이 우러러보는 넉넉한 품을 가졌다. 해발 1,242m의 고산임에도 불구하고 날카로운 암릉 대신 부드러운 흙길이 이어져 여름철 산행의 피로도를 덜어준다. 특히 북쪽 자락의 물한계곡은 이름처럼 물이 너무 차가워 오래 발을 담그기 힘들 정도로 강력한 냉기를 자랑한다. 하늘이 보이지 않을 만큼 빽빽하게 들어선 원시림은 강렬한 햇볕을 차단해 주며, 삼도봉 정상에 서면 세 갈래의 문화와 방언이 교차하는 화합의 풍경을 마주할 수 있다.백두대간의 웅장한 기운을 느끼고 싶다면 경북 문경과 충북 괴산의 경계에 솟은 대야산이 제격이다. 속리산국립공원의 비경을 고스란히 간직한 이곳은 거대한 화강암 암릉미가 돋보이는 산이다. 대야산의 여름을 완성하는 것은 단연 용추계곡과 선유동계곡이다. 오랜 세월 물살이 빚어낸 하트 모양의 용추폭포는 보는 것만으로도 청량감을 선사하며, 조선 시대 학자 이덕형이 사랑했던 선유동계곡은 고즈넉한 풍류를 더한다. 육산의 부드러움과 골산의 거친 매력을 동시에 지닌 대야산은 8월 산행의 반전미를 보여준다.영남의 숨은 보석으로 불리는 밀양 구만산은 거대한 수직 절벽이 만들어낸 협곡미가 일품이다. 임진왜란 당시 구만 명의 백성이 피신해 목숨을 구했다는 전설이 내려올 만큼 계곡이 깊고 험준하다. 남쪽의 통수골 계곡은 수백 미터 높이의 화강암 벼랑이 양옆으로 솟아 있어 마치 설악산의 천불동계곡을 옮겨놓은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좁은 협곡 사이로 불어오는 차가운 산바람은 외부 기온보다 훨씬 낮은 온도를 유지하며, 거대한 바위 벽이 천연 차양막 역할을 해 뙤약볕을 효과적으로 막아준다.강원도 횡성의 청태산은 조선 태조 이성계가 그 푸른 이끼와 울창한 숲에 반해 이름을 붙였다는 설화가 전해지는 곳이다. 국내 1세대 국립자연휴양림으로 지정될 만큼 숲의 보존 상태가 뛰어나며, 해발 1,200m에 달하는 고지대는 대도시보다 평균 기온이 5~6도 이상 낮아 피서 산행에 최적화되어 있다. 태백산맥을 넘어오는 시원한 영동의 바람은 한여름의 열기를 식혀주고, 경사가 완만한 육산의 특성상 체력 소모가 적어 초보자나 가족 단위 등산객들도 부담 없이 숲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다.여름 산행은 철저한 준비와 안전 수칙 준수가 필수적이다. 아무리 시원한 계곡이라도 갑작스러운 폭우에 고립될 위험이 있으므로 기상 상황을 수시로 확인해야 하며, 충분한 수분 섭취와 적절한 휴식을 병행해야 한다. 자연이 빚어낸 천연 냉장고 속에서 땀을 식히며 걷는 시간은 폭염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어 줄 것이다. 8월의 명산들이 선사하는 짙푸른 초록의 위로를 받으며 남은 여름을 건강하게 이겨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