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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주군, '21세기 대군부인' 투어 전격 취소…역사 왜곡에 '손절'

 대중의 뜨거운 사랑을 받으며 화려하게 막을 내린 로맨스 사극 '21세기 대군부인'이 뜻밖의 역사 왜곡 논란에 휘말리며 거센 후폭풍을 맞고 있다. 특히 드라마 속 촬영지를 연계해 대규모 관광객 유치를 기대했던 지자체들은 비판 여론이 들끓자 서둘러 관련 사업을 중단하며 사태 수습에 나섰다. 전북 완주군은 드라마 속 한옥 자원을 활용해 기획했던 투어 프로그램을 전격 취소한다고 발표하며, 지역의 역사적 정체성을 지키기 위한 결단을 내렸다.

 

완주문화관광재단은 공식 채널을 통해 해당 관광 상품의 운영 중단 소식을 전하며 여론의 따가운 질책을 겸허히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재단은 지역의 소중한 문화 자원을 널리 알리고자 이번 프로그램을 준비했으나, 드라마를 둘러싼 역사적 논란이 지역의 가치를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를 무겁게 받아들였다고 설명했다. 이는 지자체가 단순히 시청률이나 경제적 이익에만 매몰되지 않고, 공공기관으로서 역사적 책임감을 우선순위에 두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논란의 핵심은 드라마 종영 직전 방영된 주인공의 즉위식 장면에서 불거졌다. 극 중 이안 대군이 왕위에 오르는 과정에서 자주국 황제가 사용하는 '십이면류관' 대신 제후국을 상징하는 '구류면류관'을 착용하고, '만세'가 아닌 '천세'를 외치는 모습이 여과 없이 송출됐기 때문이다. 시청자들은 우리 역사를 스스로 격하시킨 연출이라며 분노했고, 이는 곧바로 한국의 독자적인 문화를 부정하려는 동북공정 세력에 빌미를 제공했다는 비판으로 이어졌다.

 

여기에 극 중 인물들이 한국 고유의 다도 예법이 아닌 중국식 방식을 따르는 장면이 반복적으로 등장하면서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 글로벌 OTT 플랫폼을 통해 전 세계로 송출되는 콘텐츠인 만큼, 잘못된 고증이 외국 시청자들에게 한국 문화를 왜곡된 시각으로 전달할 수 있다는 공포가 확산됐다. 중화권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해당 장면을 근거로 한국 문화를 자국의 하위 문화로 치부하는 움직임이 포착되자 국내 여론은 더욱 험악해졌다.

 


완주군의 이번 결정은 드라마의 인기에 편승해 단기적인 수익을 노리던 다른 지자체들에게도 적지 않은 경종을 울리고 있다. 당초 완주군은 아이유와 변우석의 팬덤을 겨냥해 촬영지인 한옥마을을 중심으로 대대적인 마케팅을 펼칠 예정이었으나, 역사 왜곡 옹호라는 낙인이 찍힐 경우 브랜드 이미지에 치명타를 입을 수 있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문화 콘텐츠를 활용한 지역 홍보가 철저한 검증 없이 진행될 때 겪게 되는 리스크를 단적으로 보여준 사례다.

 

방송사와 제작진을 향한 비난의 화살은 여전히 멈추지 않고 있으며, 지자체의 사업 철회는 이러한 사회적 요구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완주군은 향후 관광 콘텐츠 기획 시 역사적 고증과 문화적 가치를 최우선으로 고려해 대중이 공감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선보이겠다고 약속했다. 화려한 영상미와 스타 마케팅 뒤에 숨겨진 부실한 고증이 결국 지역 경제 활성화라는 목표마저 좌초시키면서, 사극 제작 전반에 대한 엄격한 잣대가 요구되고 있다.

 

해운대 모래축제 15일 팡파르, 샌드보드 타고 초여름 속으로

부산의 대표적인 초여름 행사로, 올해는 '모래로 떠나는 부산 시간여행'이라는 주제 아래 더욱 깊이 있는 서사를 선보인다. 2026~2027 문화관광 예비축제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부산의 역사적 기원부터 역동적인 현재의 모습까지를 정교한 모래 예술로 형상화하여 관람객들에게 색다른 감동을 선사할 예정이다.이번 축제에는 한국을 포함해 캐나다, 중국, 프랑스, 대만 등 5개국에서 초빙된 11명의 정상급 조각가들이 참여해 기량을 뽐낸다. 작가들은 조선 시대의 외교 사절단이었던 조선통신사부터 한국전쟁 당시 피란 수도였던 부산의 아픈 역사, 그리고 근대화의 상징인 부산항에 이르기까지 부산이 걸어온 길을 17점의 작품에 담아냈다. 역사뿐만 아니라 부산국제영화제의 화려함과 열정적인 야구 응원 문화, 서핑과 온천 등 부산 시민들의 일상적인 즐거움까지 모래라는 부드러운 소재를 통해 입체적으로 재현된다.축제의 백미는 단연 백사장 중앙에 설치되는 대형 파노라마 조형물이다. 해운대의 전경을 압축적으로 담아낸 이 메인 작품은 축제의 정체성을 한눈에 보여준다. 특히 올해는 높이 7m에 달하는 모래 전망대가 별도로 설치되어 관람객들이 높은 곳에서 백사장 전체와 조각 작품들을 조망할 수 있는 특별한 시야를 제공한다. 작가들이 현장에서 직접 모래를 다듬고 조각하는 과정을 실시간으로 지켜볼 수 있다는 점은 해운대 모래축제만이 가진 독보적인 매력으로 꼽힌다.관람객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도 풍성하게 마련되었다. 모래 조각의 기초를 배워 직접 작품을 만들어보는 '도전! 나도 모래조각가'는 가족 단위 방문객들에게 큰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이며, 가파른 모래 언덕을 타고 내려오는 '날아라 샌드보드'는 어린이들에게 짜릿한 즐거움을 선사한다. 이외에도 백사장 곳곳에 숨겨진 보물을 찾는 프로그램과 어린이 전용 모래 놀이터 등이 운영되어 남녀노소 누구나 모래와 친숙해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해가 저문 뒤의 해운대는 낮과는 전혀 다른 환상적인 분위기로 탈바꿈한다. 모래 조각 작품 위에 화려한 영상을 투사하는 미디어파사드 기법이 도입되어 조각에 생동감을 불어넣고, 백사장 곳곳을 수놓는 경관 조명과 특수 연출이 더해져 야간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빛과 모래가 어우러진 이 이색적인 풍경은 부산의 밤바다를 더욱 낭만적으로 장식하며 축제의 열기를 밤늦게까지 이어가게 할 전망이다.해운대구는 이번 축제를 통해 모래라는 친숙한 소재가 어떻게 부산의 역사와 문화를 전달하는 예술적 매개체가 될 수 있는지를 증명하고자 한다. 축제 본행사는 18일에 마무리되지만, 정성스럽게 제작된 모래 조각 작품들은 6월 14일까지 백사장에 그대로 전시되어 해수욕장을 찾는 이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한다. 초여름의 길목에서 해운대를 방문하는 이들은 백사장 위에 새겨진 부산의 시간을 따라 걸으며, 도시의 과거와 현재를 새로운 시선으로 마주하는 특별한 경험을 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