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엔터

코리아엔터

스타벅스 5·18 불똥에 런닝맨 과거 자막까지 소환

 스타벅스코리아가 민주화운동 기념일에 부적절한 문구를 사용해 거센 비판을 받으면서 과거 방송과 광고계의 유사 논란들이 다시금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이번 사태는 기업의 마케팅 활동이 대중의 역사적 상처를 자극했을 때 얼마나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하는지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례가 되었다. 특히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직접 나서 고개를 숙이고 수장을 교체하는 강수를 뒀음에도 불구하고, 대중의 시선은 이제 과거의 잘못된 관행들로 향하며 철저한 자기반성을 요구하고 있다.

 

가장 먼저 소환된 사례는 SBS의 장수 예능 프로그램 '런닝맨'이다. 지난 2019년 방송된 특정 에피소드에서 제작진은 출연진의 돌발 행동을 묘사하며 박종철 열사 고문치사 사건을 연상시키는 자막을 삽입해 큰 물의를 빚었다. 당시 경찰의 은폐 시도를 상징하는 문구를 희화화해 사용한 사실이 알려지자 시청자들은 공영방송의 역사 의식 부재를 강하게 질타했다. 최근 스타벅스 사태로 분노한 여론은 당시 제작진의 해명이 충분치 않았음을 지적하며 방송계의 안일한 태도를 다시금 비판하고 있다.

 


패션 플랫폼 무신사 역시 과거의 과오로 인해 다시 한번 사죄의 뜻을 밝혀야 했다. 무신사는 7년 전 광고 문구에서 고문치사 사건의 비극적인 표현을 제품 홍보에 활용했다가 거센 항의를 받은 바 있다. 최근 스타벅스 논란이 확산되자 무신사 측은 유가족과 관련 단체에 재차 사과하며 고개를 숙였다. 이는 한 번 새겨진 역사적 결례는 시간이 지나도 지워지지 않으며, 사회적 분위기에 따라 언제든 다시 기업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사실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번 논란의 핵심은 1980년대 민주화 과정에서 발생한 국가폭력의 비극을 상업적인 목적으로 소비했다는 점에 있다. 스타벅스가 사용한 특정 단어들은 광주 민주화운동과 박종철 열사의 죽음을 직접적으로 연상시킨다는 점에서 대중의 공분을 샀다. 기업들이 트렌디한 표현이나 언어유희에만 집착하다 정작 지켜야 할 최소한의 역사적 예의를 저버렸다는 비판이 지배적이다. 이는 단순한 실수로 치부하기에는 우리 사회가 지닌 역사의 무게가 결코 가볍지 않음을 시사한다.

 


유통업계와 방송가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내부 검수 시스템을 전면 재점검하는 분위기다. 자극적인 자막이나 문구가 온라인상에서 화제가 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과정에서 특정 계층이나 역사적 사건을 비하할 위험이 없는지 살피는 것이 우선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창의성이라는 이름 아래 행해지는 무분별한 패러디가 사회적 합의를 넘어설 때 브랜드 가치는 물론 기업의 존립 자체가 위협받을 수 있다고 경고한다.

 

결국 스타벅스에서 시작된 이번 파동은 우리 사회 전반의 역사 감수성을 점검하는 계기가 되었다. 과거의 잘못을 덮어두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성찰하고 사과하는 과정이 기업과 미디어의 필수적인 덕목으로 자리 잡고 있다. 대중은 더 이상 역사를 가볍게 여기는 기업과 방송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으며, 이번 논란은 향후 콘텐츠 제작과 마케팅 현장에서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케데헌' 열풍에… 외국인 궁궐 예약 83% 폭증

에이트립에 따르면, 올해 3월부터 5월 중순까지 집계된 궁궐 관련 체험 상품 거래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83%나 폭등했다. 과거 한복을 입고 기념사진을 남기던 단편적인 관광에서 벗어나, 이제는 이른 아침 창덕궁의 정원을 산책하거나 밤의 덕수궁에서 황제의 식사를 즐기는 등 왕실 문화를 깊숙이 파고드는 질적 변화가 뚜렷하다.이러한 폭발적인 관심의 배경에는 글로벌 OTT와 소셜 미디어를 휩쓴 한국 콘텐츠의 영향력이 절대적이다. 특히 소니 픽처스 애니메이션의 **'케이팝 데몬 헌터스(K-Pop: Demon Hunters)'**가 전 세계적으로 흥행하며 결정적인 도화선이 됐다. 낮에는 화려한 무대 위 아이돌로, 밤에는 악령을 사냥하는 헌터로 변신하는 주인공들이 한국의 고궁과 종묘를 배경으로 펼치는 화려한 액션은 외국인들에게 한국 전통 건축물에 대한 강렬한 환상을 심어주었다. 영상 속 신비로운 분위기를 직접 확인하려는 팬들의 발길이 실제 궁궐 예약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실제 현장 수치도 이러한 열풍을 뒷받침한다. 지난달 말부터 이달 초까지 열린 봄 궁중문화축전에는 역대 최대 규모인 72만 5천여 명이 방문하며 사상 최고의 흥행 기록을 세웠다. 이는 지난해보다 2만 6천 명 이상 늘어난 수치로, 특히 4대 궁과 종묘를 찾은 외국인 관람객은 전년 대비 33% 증가한 18만 명을 돌파했다. 애니메이션과 드라마를 통해 접한 한국의 미학을 현실에서 직접 경험하고자 하는 외국인들에게 궁궐은 이제 반드시 예약해서 사수해야 할 '체험 콘텐츠'가 됐다.국가유산진흥원과 민간 플랫폼의 전략적 제휴는 이러한 수요를 실질적인 매출로 연결했다. 현재 크리에이트립은 창덕궁 '달빛기행'과 '무언자적', 덕수궁 '밤의 석조전' 등 내국인들에게도 인기가 높은 주요 궁중 문화 프로그램을 외국인들에게 독점 공급하고 있다. 정보 부족으로 참여가 어려웠던 과거와 달리, 이제는 전용 예약 시스템을 통해 종묘제례악 야간 공연 같은 고난도 전통 예술까지 손쉽게 즐길 수 있게 되면서 관광객들의 만족도는 극에 달하고 있다.개별 상품 중에서는 덕수궁에서 진행되는 '황제의 식탁'이 전년 대비 159%라는 경이로운 성장세를 보이며 최고 인기 상품으로 등극했다. 궁궐이라는 상징적 공간에서 대한제국 황제의 연회를 재현한 식사를 맛본다는 설정이 왕실 문화에 대한 동경과 맞물려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낸 것이다. 또한 창덕궁 후원을 산책하는 '무언자적' 프로그램 역시 88%의 거래액 증가를 기록하며, 고요한 한국의 미를 만끽하려는 서구권 관광객들의 취향을 정확히 관통했다.관광객의 국적 분포가 다변화되고 있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전통적인 아시아권 시장을 넘어 미국과 유럽 관광객의 비중이 급격히 늘어났으며, 특히 올해는 폴란드 관광객들의 활약이 눈부시다. 폴란드는 창덕궁의 주요 공연 프로그램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하는가 하면, 종묘제례악과 황제의 식탁 등 대부분의 체험 상품에서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와 같은 글로벌 콘텐츠가 한국 전통문화의 장벽을 허물면서, 전 세계인이 한국의 궁궐에서 '왕이 되는 상상'을 현실로 구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