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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드라마 판 커졌다…SBS ‘풀카운트’가 먼저 던진 승부구

야구 열기가 방송가로 번지고 있다. KBO리그가 2년 연속 1000만 관중을 돌파하며 흥행을 이어가는 가운데, 지상파와 케이블 채널이 잇따라 야구 소재 드라마를 준비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SBS의 신작 ‘풀카운트’는 ‘스토브리그’ 이후 다시 등장하는 SBS표 야구 드라마라는 점에서 특히 관심을 모은다.

 

SBS 드라마 제작사 스튜디오S는 최근 출범 6주년을 맞아 진행한 ‘SBS 드라마 미디어데이: 넥스트 에피소드’에서 향후 편성 라인업을 공개했다. 이 자리에서 소개된 12부작 금토드라마 ‘풀카운트’는 프로야구 감독 자리를 둘러싼 인물들의 경쟁과 욕망을 그리는 작품이다.

 

이야기의 중심에는 인기 구단 ‘스타즈’가 있다. 김래원은 스타즈의 감독대행 황진호 역을 맡는다. 황진호는 현역 시절 주전보다는 백업 포수로 더 오래 뛰었지만, 지도자로서 능력을 인정받아온 인물이다. 그러나 구단 내부의 배타적인 분위기 속에서 늘 중심부와는 거리가 있었다.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감독대행이 된 그는 팀 안팎의 견제와 권력 싸움에 맞닥뜨린다.

 

박훈은 스타즈의 투수코치 조동희로 분한다. 그는 구단을 대표하는 레전드 출신으로, 차기 감독 후보 1순위로 꼽히는 인물이다. 선수 시절 이루지 못한 우승의 꿈을 지도자로 이루려는 조동희는 감독 자리를 두고 황진호와 팽팽한 대립각을 세운다. 여기에 유이가 황진호의 아내 오현주 역으로 출연해 인물들의 관계와 감정선을 확장한다.

 

‘풀카운트’가 단순한 스포츠 드라마 이상의 기대를 받는 이유는 전작 ‘스토브리그’의 존재감 때문이다. 2019년 방송된 ‘스토브리그’는 스포츠 소재 드라마가 흥행하기 어렵다는 우려를 깨고 최고 시청률 20.8%를 기록했다. 첫 방송은 3%대에 그쳤지만 회를 거듭할수록 시청자층을 넓히며 SBS의 대표 흥행작으로 자리 잡았다.

 


‘스토브리그’의 강점은 야구장을 넘어 구단 사무실 안에서 벌어지는 이야기에 있었다. 경기 장면보다 프런트 조직의 인사 문제, 예산 갈등, 파벌 싸움, 모기업의 압박을 전면에 내세웠고, 이는 직장 내 정치와 성과주의에 익숙한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었다. 백승수 단장이라는 원칙주의 캐릭터도 작품의 인기를 견인했다.

 

또한 세이버메트릭스, 연봉 협상, 트레이드, 외국인 선수 영입 등 실제 프로야구 현장을 반영한 설정은 야구팬들에게 몰입감을 줬다. 멜로 비중을 줄이고 조직 재건이라는 목표에 집중한 구성 역시 장르적 완성도를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내년 방송가에서는 야구 드라마 경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MBC는 ‘너의 그라운드’를 준비 중이다. 공명이 재활 중인 좌완 에이스 강해환을, 한효주가 변호사 출신 스포츠 에이전트 서희승을 연기한다. 선수와 에이전트의 관계를 중심으로 한 청춘 로맨스가 주요 축이다.

 


tvN은 웹툰 원작 드라마 ‘기프트’로 맞선다. 김우빈이 주연을 맡은 이 작품은 특별한 능력을 얻게 된 프로팀 코치가 고등학교 야구부 감독으로 부임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다. 고교 야구를 전면에 내세운다는 점에서 기존 프로야구 중심 작품과 차별화된다.

 

야구 드라마는 국내 드라마 시장에서 성공 사례가 많지 않은 장르다. 하지만 ‘스토브리그’가 스포츠 소재도 조직극과 결합하면 대중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만큼, ‘풀카운트’에 대한 기대도 커지고 있다. 감독직을 둘러싼 생존 경쟁과 인물들의 욕망을 앞세운 SBS의 새 야구 드라마가 또 한 번 흥행 공식을 써 내려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유네스코 타이틀, 주민에겐 생존권 족쇄?

최근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유네스코의 엄격한 보존 지침이 오히려 지역의 현대화를 가로막는 장애물로 작용하거나, 감당하기 힘든 수준의 관광객이 몰려들며 원주민의 일상을 파괴하는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 이에 따라 과거의 영광을 뒤로하고 스스로 유산 지위를 내려놓겠다는 지역들이 하나둘 등장하며 국제 사회에 충격을 주고 있다.슬로바키아의 산간 마을 블콜리네츠는 이러한 갈등의 최전선에 서 있다. 1993년 중세 오두막의 원형을 간직했다는 이유로 세계유산에 이름을 올렸지만, 정작 이곳에 거주하는 20여 명의 주민에게 등재는 재앙에 가까웠다. 매년 10만 명 이상의 인파가 좁은 마을을 점령하면서 사생활 침해와 소음 문제가 극에 달했기 때문이다. 참다못한 주민들은 박제된 유산이 아닌 인간다운 삶을 살 권리를 주장하며 공식적인 등재 해제를 요구하고 나섰다. 국제기구의 규제가 주민들에게는 생존을 위협하는 족쇄가 된 셈이다.아프리카 탄자니아의 응고롱고로 자연보존지역 역시 보존과 생존권이 충돌하는 대표적인 사례다. 유네스코의 유산 관리 정책이 강화되면서 이곳에서 대를 이어 살아온 마사이족 주민들이 삶의 터전인 목초지에서 쫓겨나는 상황이 발생했다. 마사이 국제연대동맹은 원주민의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해 차라리 세계유산 목록에서 이 지역을 제외해달라고 강력히 촉구하고 있다. 보존이라는 명목하에 자행되는 강제 이주가 인권 침해 논란으로 번지며 유네스코의 보존 철학에 대한 비판적 시각이 대두되고 있다.이미 유네스코와의 정면충돌 끝에 지위를 박탈당한 사례들도 존재한다. 독일의 드레스덴 엘베 계곡은 2009년 세계유산 목록에서 강제 삭제됐다. 극심한 교통난을 해결하기 위해 현대식 다리 건설을 추진하자 유네스코가 경관 훼손을 이유로 반대했기 때문이다. 주민들은 투표를 통해 유네스코 타이틀 대신 출퇴근의 편리함과 지역 발전을 선택했다. 이는 국제기구의 보존 권고보다 지역 공동체의 실질적인 필요가 우선시될 수 있음을 보여준 상징적인 사건으로 기록됐다.영국의 리버풀 해상 무역 도시 또한 비슷한 전철을 밟았다. 리버풀시는 쇠락한 항구 지역을 재개발해 경제 활력을 찾으려 했으나, 유네스코는 역사적 가치 훼손을 이유로 사업 철회를 압박했다. 결국 리버풀은 2021년 세계유산 지위를 잃었지만, 당시 시장은 유네스코가 도시를 불모지로 남겨두려 한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흥미로운 점은 지위 박탈 이후에도 이들 지역의 관광객 수는 줄어들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이는 세계유산 타이틀이 없어도 지역의 매력만 충분하다면 관광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문화재 전문가들은 이제 유네스코가 일방적인 보존만을 강요하던 과거의 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지적한다. 유적지가 박물관의 전시품이 아닌 사람들이 살아가는 터전이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의미다. 주민의 생활 편의와 경제적 자립을 고려한 유연하고 영리한 보존 계획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세계유산 반납 행렬은 앞으로도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현재와 과거가 공존할 수 있는 새로운 상생 모델을 찾는 것이 전 세계 유적지들이 마주한 시급한 과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