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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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싫으면 2만 원짜리 사세요" 유등축제 '바가지' 논란

 경남 진주시의 대표 가을 축제인 ‘진주남강유등축제’가 먹거리 상행위 논란에 다시 휩싸였다. 축제 현장에서 과도한 가격과 부실한 제공으로 이른바 ‘바가지 요금’이 반복된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지역축제의 신뢰도와 재방문율까지 위협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논란의 불씨는 14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스레드’에 올라온 한 이용자의 후기에서 시작됐다. 작성자는 유등축제 현장 판매대에서 만 원을 주고 닭강정을 샀지만 “언제 튀겼는지 모를 정도로 차게 식은 닭강정과 감자튀김을 받았다”고 호소했다. 그는 접시 하단에 알새우칩이 깔려 있어 실제 제공량이 더 적게 보였다고 지적했고, “아이가 먹고 싶다고 해서 사 먹었지만 이런 식으로 장사하는 건 아니다”라며 불편함을 드러냈다. 해당 게시물에는 “너무 심하다” “축제 때마다 비슷한 일”이라는 댓글이 이어졌고, 작성자는 “알새우칩도 손님 쪽에서 안 보이게 돌려놓았다”며 “양이 적다고 항의하자 판매자 두 사람이 ‘원래 그렇다, 싫으면 2만 원짜리 사라’고 버럭했다”고 추가로 밝혔다.

 

현장 바가지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과거에도 어묵 꼬치 한두 개에 1만 원을 받는 사례가 알려지며 비판이 일었다. 일부 방문객들은 “야시장 분위기와 축제 프리미엄을 감안해도 선을 넘었다”고 입을 모은다. 실제로 가족 단위 관람객이 간식과 음료를 간단히 사 먹어도 3만~4만 원이 금세 지출된다는 하소연이 잇따른다.

 

문제는 구조적 한계다. 축제 주최 측이나 지자체가 개별 상인의 가격을 직접 통제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공정거래법과 가격자유화 원칙상 민간 자율 가격 책정은 보장되며, 행정이 일률적인 인하를 강제할 권한이 제한적이다. 이런 이유로 매년 비슷한 민원이 반복되고, 사후 진화에 그치는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자율 규범과 투명성 강화가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조언한다. 지역축제 컨설팅 업계 관계자는 “가격 상한제 강제 대신, 사전 모니터링과 ‘권장 가격표’ 의무 게시, 원산지·중량 표기, 위생·온도 관리 점검을 패키지로 도입하면 소비자 체감이 개선된다”며 “불공정 판매 신고 창구를 현장에 눈에 띄게 배치하고, 위반 업소에는 단계별 제재(부스 배정 불이익, 보증금 환수 등)를 명문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방문객 리뷰를 실시간 수집하는 QR 설문과 ‘모범 점포’ 인증을 병행하면 선의의 경쟁을 유도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진주시와 축제 조직위도 제도 개선에 나설 필요성이 제기된다. 현장 점검 인력을 확대하고, 가격표 미게시·허위 과장 제공 등 소비자 기만 행위에 대해서는 즉시 시정 권고와 재발 시 퇴점 조치를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다. 동시에 상인들과의 사전 협약을 통해 합리적 가격 가이드를 공유하고, 합동 교육으로 응대 매뉴얼과 위생 기준을 높이는 노력도 요구된다.

 

축제는 지역 경제를 살리는 동시에 도시 이미지를 대외에 알리는 창구다. 한 번의 부정적 경험은 재방문을 가로막고, 온라인을 통해 빠르게 확산돼 전체 축제의 평판을 깎는다. 소비자는 합리적 가격과 성실한 제공을, 상인은 공정한 수익과 명확한 기준을 원한다. 올가을 유등축제가 ‘바가지’ 굴레를 벗고 상생의 장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주최 측과 상인, 시민이 함께 만드는 투명한 현장 관리와 자정 노력이 무엇보다 절실하다.

 

내년 한국인 여행지 1위, '도쿄·오사카' 아니었다…476% 폭증한 '이곳'의 정체는?

유지하겠다는 응답(44%)을 넘어, 올해보다 더 자주, 더 많이 떠나겠다는 적극적인 여행객도 36%에 달했다. 주목할 점은 예산 계획의 변화다. 무조건 저렴한 곳만 찾는 '가성비 여행'의 시대는 저물고 있다. 10명 중 7명 이상이 올해와 비슷하거나 더 많은 돈을 여행에 쓸 의향이 있다고 밝혔으며, 특히 항공권과 숙박에 더 과감히 투자하겠다는 응답자도 31%나 되었다. 이는 여행의 '양'뿐만 아니라 '질'을 높이려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그렇다면 이들이 선택한 여행지는 어디일까? 놀랍게도 정답은 도쿄나 파리 같은 대도시가 아니었다. 한국인들의 시선은 이제 덜 알려졌지만 특별한 매력을 간직한 일본의 소도시로 향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검색량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아름다운 단풍으로 유명한 '아사히카와'의 검색량은 전년 대비 무려 476%나 폭증하며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오키나와의 숨은 보석'이라 불리는 '미야코지마' 역시 247% 상승하며 그 뒤를 이었다. 비단 일본뿐만이 아니다. 중국의 '충칭'(245%), 아프리카의 섬나라 모리셔스의 '포트루이스'(148%), 이탈리아 남부의 '바리'(87%) 등 기존의 인기 여행지 공식을 벗어난 이색적인 장소들이 새로운 스타로 떠오르고 있다. 이는 남들이 다 가는 곳을 따라가는 여행이 아닌, 나만의 취향과 이야기를 담을 수 있는 곳을 찾아 떠나는 '맞춤형 여행'이 대세가 되었음을 의미한다.여행의 목적 또한 극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이제 여행은 단순히 유명 관광지에서 인증샷을 남기는 행위를 넘어섰다. 새로운 트렌드의 선두에는 '마트어택'이 있다. 비싼 맛집 대신 현지 슈퍼마켓을 공략해 그 나라의 진짜 식문화를 경험하려는 흐름으로, 한국인 여행객의 절반 이상이 이를 즐기고 있었다. 그런가 하면 MZ세대 사이에서는 '여·만·추(여행에서의 만남을 추구)'가 새로운 코드로 떠올랐다. 여행지에서 새로운 친구를 사귀거나 로맨틱한 인연을 기대하는 이들이 10명 중 4명에 달할 정도. 문학 작품의 배경이 된 장소를 찾아가거나 현지 서점을 탐방하는 '책스케이프' 역시 큰 인기다. 이미 한국인 응답자의 63%가 책에서 영감을 받아 여행을 떠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이러한 변화의 중심에는 정보 습득 방식의 변화가 있다. 과거 여행 책자나 블로그가 하던 역할은 이제 '유튜브'가 대신하고 있다. 전체 응답자의 61%가 유튜브를 통해 여행 정보를 얻는다고 답했으며, 특히 Z세대에게는 유튜브(70%)와 인스타그램(56%)이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었다. 결국 2026년의 여행은 정해진 코스를 따르는 단체 관광이 아닌, 유튜브에서 발견한 이색적인 숙소(아부다비)나 현지 식재료(이탈리아 바리) 등 지극히 개인적인 관심사에서 출발하는 '나만의 여정'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