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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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공원 대신 고궁?…어린이날 전통 체험 인기

 제104회 어린이날을 맞이한 5일, 서울 중심부의 주요 역사 문화 명소들은 모처럼 나들이에 나선 가족 단위 방문객들로 하루 종일 북적였다. 화창한 봄 날씨 속에 도심 곳곳에 마련된 다채로운 전통문화 체험 행사장은 아이들의 활기찬 웃음소리로 가득 찼다. 현대적인 놀이공원이나 대형 쇼핑몰 대신 우리의 옛 문화를 직접 몸으로 느끼고 배울 수 있는 고궁과 한옥마을이 새로운 나들이 명소로 각광받는 모습이었다.

 

종로구에 위치한 경복궁 협생문 일대에서는 조선시대의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한 특별한 체험 프로그램이 진행되었다. 과거 궁궐을 호위하던 중앙군의 최정예 특수부대인 갑사를 선발하던 무과 시험 과정이 어린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체험 행사로 재탄생한 것이다. 행사장에 도착한 아이들은 평소 접하기 힘든 낯선 전통 복식에 호기심을 보이며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모습을 보였다.

 


조선시대 무관들이 입던 붉고 푸른 철릭을 덧입은 어린이들은 일일 꼬마 수문장으로 변신해 진지한 표정으로 훈련에 임했다. 진행 요원들의 안전한 지도 아래 작은 손으로 활시위를 당기고 모형 무기를 휘두르며 옛 무사들의 기상을 체험했다. 서툰 솜씨로 날린 화살이 과녁에 명중할 때마다 주변을 둘러싼 부모들과 관람객들 사이에서는 힘찬 박수와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같은 날 중구 필동에 자리한 남산골한옥마을 역시 거대한 전통 놀이터로 탈바꿈하여 방문객들을 맞이했다. 2026 남산골 어린이마을이라는 주제로 기획된 이번 행사는 한옥마을 내부의 골목길을 각각의 테마 공간으로 나누어 운영했다. 방문객들은 연희골, 체험골, 먹자골 등으로 이름 붙여진 구역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다채로운 볼거리와 즐길 거리를 만끽했다.

 


특히 어린이 과거 시험당 프로그램은 옛 선비들의 문화를 재미있게 풀어내어 큰 인기를 끌었다. 도포를 입고 유건을 쓴 아이들이 진지하게 붓글씨를 쓰거나 전통 놀이에 푹 빠져 마당을 뛰어다니는 풍경이 곳곳에서 펼쳐졌다. 부모들은 고즈넉한 한옥을 배경으로 아름다운 전통 의상을 입은 자녀들의 특별한 순간을 스마트폰 카메라에 담느라 여념이 없었다.

 

이날 도심 역사 명소에서 열린 행사들은 단순한 관람을 넘어 어린이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체험 위주로 구성되어 호응을 얻었다. 각 행사장 주변은 이른 아침부터 입장하려는 인파로 긴 대기 줄이 형성되었으며, 주변 도로의 교통이 하루 종일 혼잡을 빚기도 했다. 서울시는 이번 연휴 기간 동안 도심 주요 문화 시설을 찾은 누적 방문객 수가 예년을 크게 웃돌 것으로 집계했다.

 

궁능유적본부, 출입 통제된 서향각 내부 개방

이달 14일부터 17일까지 나흘 동안 '무언자적, 왕의 아침 정원을 거닐다'라는 이름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고 6일 공식 발표했다. 이번 행사는 복잡한 도심 속에서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고궁의 아침이 선사하는 평온함과 여유를 제공하기 위해 기획되었다. 참가자들은 인적이 드문 이른 시간에 궁궐의 가장 깊숙한 곳을 거닐며 과거 왕들이 누렸던 사색의 시간을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다.이번 관람의 가장 큰 특징은 정해진 동선을 따라 안내자의 설명을 듣는 기존의 방식에서 벗어나, 관람객 스스로가 자유롭게 발걸음을 옮기며 온전히 공간에 몰입할 수 있도록 구성되었다는 점이다. 별도의 해설 없이 고요한 분위기 속에서 수백 년의 세월을 간직한 고목과 맑은 연못, 그리고 고풍스러운 정자가 어우러진 풍경을 감상하게 된다. 인위적인 소음이 배제된 상태에서 자연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궁궐 특유의 여백의 미를 느끼며 온전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기회다.특별 개방되는 구역들도 이번 행사의 매력을 더한다. 평상시에는 문화유산 보호를 위해 일반인의 출입을 엄격하게 통제하고 있는 주합루 권역의 서향각이 행사 기간 동안 활짝 문을 열고 방문객을 맞이한다. 또한, 후원의 대표적인 건축물인 영화당과 애련정 역시 내부 공간을 개방하여 관람객들이 직접 안으로 들어가 볼 수 있도록 조치했다. 이를 통해 밖에서 바라보는 것에 그치지 않고, 건물 내부에서 창밖으로 펼쳐지는 자연경관을 조망하며 조선 시대 전통 건축과 조경이 이루어내는 완벽한 조화를 체감할 수 있다.관람객들의 편안한 사색을 돕기 위한 세심한 배려도 돋보인다. 후원 내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경치를 자랑하는 부용지와 애련지 주변에는 곳곳에 의자가 배치될 예정이다. 참가자들은 산책 도중 마음에 드는 곳에 앉아 물가에 비친 정자의 모습을 바라보거나 아침 햇살이 스며드는 숲의 정취를 만끽하며 한적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바쁜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자신만의 생각에 잠기거나 묵언의 명상을 즐기기에 최적의 환경이 조성되는 셈이다.창덕궁은 조선의 여러 임금들이 오랜 기간 머물며 국정을 돌보았던 실질적인 법궁 역할을 수행한 역사적인 장소다. 특히 주변의 자연 지형을 훼손하지 않고 산세와 물길을 그대로 살려 전각을 배치함으로써, 인공적인 요소와 자연이 가장 이상적인 조화를 이룬 한국적인 궁궐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러한 독창성과 역사적 가치를 세계적으로 인정받아 지난 1997년에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그중에서도 왕의 은밀한 휴식처였던 후원은 부용지, 애련지, 관람지, 옥류천 등 다양한 구역으로 나뉘어 한국 전통 정원 예술의 정수를 보여준다.본 행사는 행사 기간 동안 매일 오전 7시 30분에 시작하여 9시까지 1시간 30분가량 진행된다. 고궁의 정숙한 분위기를 유지하고 안전한 관람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참여 연령은 만 19세 이상의 성인으로 제한된다. 관람권 예매는 오는 8일 오후 2시부터 인터파크 티켓 웹사이트를 통해 진행되며, 쾌적한 환경을 위해 매회 입장 인원은 25명으로 엄격히 제한된다. 해당 프로그램은 소정의 참가비가 발생하는 유료 행사로 운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