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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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행 불가능 구조" 시설장 주장에 재판부 색동원 현장 검증

 인천 강화군에 위치한 중증장애인 거주시설 '색동원'에서 발생한 성폭력 사건의 실체를 규명하기 위해 재판부가 직접 현장을 찾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는 15일 오후, 성폭력처벌법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된 전 시설장 김 모 씨의 범행 장소로 지목된 시설 내부를 90분간 꼼꼼히 살폈다. 이번 검증은 "발달장애인인 피해자들의 진술을 믿기 어렵고, 시설 구조상 성폭행이 일어날 수 없다"는 피고인 측의 주장을 확인하기 위해 마련되었다. 재판부와 검찰, 양측 변호인은 피해자들이 범행 장소로 지목한 2층 복도와 생활실 등을 돌며 당시 상황을 재구성했다.

 

현장에서는 야간 근무 체계와 CCTV 사각지대를 둘러싼 날 선 공방이 이어졌다. 피고인 측 변호인은 복도 중앙의 소파를 가리키며 야간 당직자가 상주하기 때문에 범행이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피해자 측은 당직 근무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시설 측이 과거 CCTV 열람 요청을 거부해왔고 사건 발생 이후에야 감시 장비를 추가 설치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재판장은 직접 당직자 소파에 앉아 시선을 옮겨가며 복도 끝 방까지 시야가 확보되는지, 입소자들의 동선을 실질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구조인지를 면밀히 점검했다.

 


피해자가 외부 화장실을 이용하던 중 변을 당했다는 진술의 신빙성도 주요 쟁점이었다. 김 씨 측은 방마다 개별 화장실이 있어 피해자가 굳이 공용 화장실로 나갈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으나, 검찰은 비품 부족 등 예외적인 상황이 충분히 발생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특히 경찰 수사 과정에서 피해자가 외부 화장실을 이용하게 된 구체적인 경위를 일관되게 진술했다는 점이 강조되었다. 재판부는 생활실 내부와 외부 화장실 사이의 거리 및 동선을 직접 확인하며 양측의 주장을 대조했다.

 

폭행 도구로 사용된 유리컵의 존재 여부 역시 현장에서 확인되었다. 피해자들은 성폭행에 저항할 당시 김 씨가 식당에 있던 유리컵을 던졌다고 진술했으나, 시설 측은 안전상의 이유로 유리잔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고 맞서왔다. 하지만 수사 담당 경찰관은 지난해 압수수색 당시 식당에서 유리잔이 실제로 발견되었다는 사실을 현장에서 재확인하며 시설 측 주장의 허점을 짚어냈다. 재판부는 식당 내부의 집기류 배치 상태를 확인하며 피해자 진술의 구체성을 검토했다.

 


이번 사건은 당초 피해 의심 장애인이 20명이 넘을 것으로 추정되었으나, 수사 기관의 한계로 인해 명확한 진술이 가능한 3명만이 피해자로 특정되어 기소되었다. 이 때문에 장애인 피해자의 구두 진술에만 의존하는 현행 수사 체계가 중증 발달장애인의 특수성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비판이 거세다. 현장 검증이 진행되는 동안 시설 밖에서는 공동대책위원회가 철저한 진상 규명과 가해자 엄벌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며 재판부를 압박했다.

 

현장 검증을 마친 재판부는 원장실에서 CCTV 영상 녹화 시스템 등을 최종 점검한 뒤 일정을 마무리했다. 엄기표 부장판사는 현장을 떠나기 전 취재진에게 양측의 의견을 충분히 청취했음을 밝히며, 법정에서 피해자의 의사와 진술 내용이 어떻게 정의롭게 반영될 수 있을지 깊이 고민하겠다고 전했다. 재판부는 이날 확인한 공간 구조와 물리적 증거들을 바탕으로 피해 장애인들의 진술 신빙성을 최종 판단할 방침이다.

 

'두쫀쿠' 속 그 재료, 카다이프의 본고장 튀르키예가 온다

관광부는 오는 21일부터 27일까지 일주일간 ‘2026 튀르키예 미식 주간’을 전 세계적으로 개최한다고 밝혔다. 올해로 5회째를 맞이한 이번 행사는 튀르키예 본토는 물론 한국을 포함한 주요 수교국의 대사관과 문화원을 거점으로 튀르키예만의 독창적인 식문화를 전파하는 장이 될 전망이다.올해 행사를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는 튀르키예 식문화의 유구한 역사를 상징하는 ‘헤리티지(유산) 테이블’이다. 이번 미식 주간은 단순히 음식을 맛보는 차원을 넘어, 튀르키예 요리를 사람과 사람 사이의 대화를 이끌어내는 매개체이자 세대와 세대를 잇는 기억의 통로로 조명한다. 또한 수천 년간 이어져 온 조리법을 보존하고 기록하는 일종의 ‘미식 아카이브’로서의 가치를 강조하며 튀르키예 음식이 가진 인문학적 깊이를 대중에게 전달할 계획이다.이번 미식 주간에서 주목해야 할 대표 메뉴로는 밀과 고기를 오랜 시간 정성껏 끓여내 깊은 풍미를 자랑하는 ‘케슈케크’와 튀르키예식 만두로 잘 알려진 ‘만트’가 선정되었다. 여기에 튀르키예를 대표하는 전통 디저트인 ‘돌마’, ‘바클라바’, ‘헬바’ 등이 밥상에 올라 미식가들의 입맛을 자극한다. 이러한 메뉴들은 튀르키예의 지리적 특성과 역사적 배경이 고스란히 녹아있는 요리들로, 각 지역의 독특한 식재료와 전통 방식이 결합된 결과물이다.한국에서는 튀르키예 문화관광부 한국사무소와 유누스 엠레 튀르키예문화원이 협력하여 일반인들이 참여할 수 있는 디저트 워크숍을 마련했다. 이번 워크숍은 최근 한국에서 유행하는 디저트들의 원형을 찾아가는 여정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될 만큼 가치를 인정받은 튀르키예의 차 문화를 직접 체험하고, 숙련된 전문가의 지도 아래 전통 디저트를 직접 만들어보는 시간이 준비되어 있어 벌써부터 예약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특히 이번 워크숍에서 가장 기대를 모으는 대목은 ‘퀴네페’ 만들기 체험이다. 퀴네페는 최근 ‘두바이 쫀득 쿠키’의 열풍으로 품귀 현상까지 빚었던 실타래 모양의 반죽 ‘카다이프’를 주재료로 사용하는 튀르키예의 디저트다. 참가자들은 SNS에서만 보던 이색적인 식재료의 원형을 직접 만져보고 조리하며, 튀르키예 디저트 특유의 강렬한 단맛과 바삭한 식감이 어떻게 조화를 이루는지 깊이 있게 이해하는 기회를 얻게 된다.튀르키예 미식 주간은 매년 전 세계 미식가들에게 새로운 영감을 제공하며 국가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전략적인 행사로 자리 잡았다. 한국 내에서도 튀르키예 음식은 더 이상 낯선 이국 요리가 아닌, 최신 트렌드를 주도하는 미식의 원천으로 인식되고 있다. 이번 행사는 21일부터 서울을 비롯한 주요 도시의 문화 거점에서 진행되며, 튀르키예의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식탁을 통해 양국 간의 문화적 유대감을 더욱 공고히 다지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