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매일

사회매일

정부 "결혼 페널티 끝"…맞벌이 소득 기준 대폭 완화

 결혼을 하면 오히려 주거 지원에서 탈락하거나 세제 혜택이 줄어들던 불합리한 제도들이 대대적으로 수술대에 오른다. 기획예산처는 9일 김민석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청년정책관계장관회의에서 '결혼 친화형 제도 개편 방안'을 확정해 발표했다. 이번 대책은 청년들이 혼인 신고를 미루거나 기피하게 만들었던 이른바 '결혼 페널티'를 완전히 제거하고, 혼인이 자산 형성과 주거 안정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인센티브 구조로 전환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정부는 향후 10년을 인구 위기 극복의 마지막 기회로 보고, 결혼이 삶의 질을 높이는 선택이 될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다.

 

가장 획기적인 변화는 공공임대주택 입주를 위한 소득 기준의 현실화다. 그동안 맞벌이 신혼부부는 미혼 1인 가구보다 소득 기준이 엄격해 역차별을 받는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이에 정부는 행복주택의 맞벌이 소득 기준을 기존 763만 원에서 939만 원으로 대폭 상향하고, 통합 공공임대주택 역시 일반 공급 기준을 924만 원까지 높여 문턱을 낮췄다. 특히 혼인으로 인해 일시적으로 소득이나 자산 기준을 초과하게 되더라도 한 차례에 한해 계약 연장을 허용하는 보호 장치를 마련해, 신혼부부들이 주거 불안 없이 자산을 형성할 수 있는 시간을 벌어주기로 했다.

 


금융 부담 완화와 출산 가구에 대한 특공 혜택도 강화된다. 기존에는 결혼 전 승인받은 버팀목 대출을 이용하다가 혼인 후 부부 합산 소득이 기준을 넘기면 가산금리가 부과되는 불이익이 있었다. 앞으로는 혼인 신고를 마친 가구에 대해 합산 소득과 관계없이 가산금리를 50% 인하해 이자 부담을 덜어줄 계획이다. 또한 이달 중 시행될 예정인 신생아 특별공급은 혼인 기간과 무관하게 만 2세 미만 아동을 출산한 가구를 대상으로 민영주택의 10% 이내를 우선 배정한다. 이는 결혼 여부보다 출산 자체에 방점을 둔 파격적인 지원책으로 평가받는다.

 

자산 형성을 위한 금융 상품의 가입 요건도 신혼부부에게 유리하게 재편된다. 청년층의 목돈 마련을 돕는 청년미래적금의 경우, 2인 가구의 소득 기준을 1인 가구의 정확히 두 배 수준으로 설정해 맞벌이 부부의 가입 기회를 넓혔다. 농촌에서 가업을 잇거나 창업을 꿈꾸는 청년 농업인 부부에게도 정착 지원금과 융자 한도를 확대해 지역 정착을 적극 유도한다. 이러한 조치들은 결혼이 경제적 자립을 가로막는 장애물이 아니라, 오히려 더 큰 금융 혜택을 누릴 수 있는 발판이 되도록 설계되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생활 밀착형 세제 혜택의 사각지대도 꼼꼼히 메웠다. 주말부부나 공공기관 지방 이전 등으로 인해 불가피하게 따로 거주하는 부부의 경우, 기존에는 한 명만 받을 수 있었던 전세대출 원리금 상환 소득공제를 배우자까지 확대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또한 혼인 신고로 인해 가구당 경차가 2대가 되면 유류세 환급 대상에서 제외되던 규정도 손질한다. 앞으로는 혼인 가구에 한해 차량 1대분에 대해서는 환급 혜택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여, 소소하지만 확실한 생활비 절감 효과를 체감할 수 있게 할 예정이다.

 

정부의 이번 대책은 단순한 금전적 지원을 넘어 사회 전반의 결혼관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키려는 포석이 깔려 있다. 결혼을 선택한 청년들이 제도적 허점 때문에 불이익을 겪지 않도록 촘촘한 안전망을 구축함으로써, 혼인율 상승과 출산율 회복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기획예산처 관계자는 현장의 목소리를 지속적으로 반영해 결혼 페널티로 작용하는 숨은 규제들을 상시 발굴하고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청년들의 삶에 실질적인 변화를 가져올 이번 제도 개편이 인구 절벽 위기 속에서 어떤 돌파구를 마련할지 주목된다.

 

수만리 습지, 파괴 딛고 생태 보고로 부활

과 어우러져 한 폭의 산수화를 연상시킨다. 이곳은 병자호란 당시 의병을 일으켰던 백천 류함의 충절이 깃든 장소로, 탐방객들은 정자에 올라 호수를 바라보며 난세 속에서 선비가 지켰던 대의를 되새긴다. 류함이 남긴 격문 속에는 나라를 구하고자 했던 절박한 심경과 호남의 의로운 정신이 고스란히 녹아 있어 단순한 풍경 이상의 무게감을 전달한다.발걸음을 옮겨 도착한 무돌길 11길의 큰재는 과거와 현재의 삶이 교차하는 길목이다. 무등산 자락 깊은 곳에 위치한 이 고개는 예부터 산촌 사람들이 생계를 위해 광주와 화순을 오가던 소중한 통로였다. 해발 고도가 높은 탓에 겨울철이면 접근이 어려웠던 험로였으나, 오늘날에는 무등산 남사면의 웅장한 능선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최고의 조망점으로 변모했다. 고개 마루에서 내려다보이는 수만리 일대의 비경은 '한국의 알프스'라는 별칭이 무색하지 않을 만큼 이국적이면서도 평화로운 정취를 자아낸다.큰재 아래 펼쳐진 수만리 생태공원은 인간의 손길로 빚어낸 자연의 휴식처다. 편백나무 숲과 습지원이 조화롭게 배치된 이곳은 맨발 걷기 길과 데크 산책로가 잘 갖춰져 있어 숲이 주는 치유의 힘을 온몸으로 느끼기에 충분하다. 특히 빽빽하게 들어선 편백나무 군락은 한여름의 무더위를 식혀주는 시원한 숲 터널을 형성하며 탐방객들에게 여유를 선사한다. 마을 주민들의 생활로였던 이 길은 이제 도시민들의 지친 심신을 달래주는 생태 관광의 핵심 기지로 자리매김했다.해발 409m에 위치한 중지마을은 무등산의 품에 가장 깊숙이 안긴 마을 중 하나다. 18가구가 옹기종기 모여 사는 이 마을은 외지인 없이 고향을 지키는 주민들이 다랑이논을 일구며 살아온 삶의 터전이다. 마을 정자에서 만난 주민들은 과거 산비탈을 깎아 벼농사를 짓던 고단했던 시절의 이야기를 들려주며 길손을 반긴다. 장불재로 향하는 길목에 자리한 덕분에 중지마을은 예나 지금이나 무등산을 오가는 사람들의 쉼터이자 역사를 잇는 징검다리 역할을 묵묵히 수행하고 있다.중지마을을 지나 너와나목장 방향으로 향하면 자연의 놀라운 회복력을 목격하게 된다. 과거 흑염소 방목으로 인해 황폐해졌던 산비탈은 국립공원공단의 끈질긴 복원 노력 끝에 다시 생명의 습지로 거듭났다. 2022년부터 시작된 지형 복원과 자생식물 식재 사업은 훼손된 식생을 되살렸고, 이제는 다양한 생물들이 서식하는 건강한 생태계의 보고가 되었다. 다랑이논의 흔적을 간직한 채 본래의 모습을 되찾은 습지는 인간과 자연이 어떻게 공존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살아있는 교육장이다.초여름 햇살을 머금은 숲길은 완만한 내리막을 지나 용연마을 정자에서 그 여정을 마무리한다. 활엽수 잎사귀 사이로 불어오는 산바람은 환산정에서 시작해 큰재를 넘어온 탐방객들의 땀방울을 씻어준다. 역사 속 선비의 절개와 험준한 고개를 넘던 민초들의 삶, 그리고 파괴된 자연을 되살려낸 현대의 노력이 무돌길이라는 하나의 선 위에 촘촘히 엮여 있다. 길 위에서 만난 풍경과 사람들은 저마다의 이야기를 품은 채 다시 새로운 계절을 맞이할 준비를 마친 용연마을의 고즈넉한 풍경 속으로 잦아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