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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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차 쓰고 광화문으로"…체코전 응원 열기

 2026 북중미 월드컵의 서막을 알리는 대한민국과 체코의 조별리그 1차전을 앞두고 서울 도심 곳곳이 붉은 물결로 뒤덮였다. 12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는 경기 시작 수 시간 전부터 태극기를 든 시민들이 모여들어 뜨거운 응원전을 준비했다. 대한축구협회와 공식 파트너사들이 마련한 대형 미디어월 주변으로는 이른 아침부터 자리를 선점하려는 축구팬들의 행렬이 이어졌다. 주최 측은 이날 광화문에만 약 6,000여 명의 인파가 모일 것으로 예상하며 안전 관리에 만전을 기하는 모습이었다.

 

평일 오전 11시라는 경기 시간표는 직장인들의 응원 풍경을 새롭게 바꿨다. 많은 시민이 국가대표팀의 승리를 기원하기 위해 소중한 연차 휴가를 사용하며 광장으로 쏟아져 나왔다. 2002년의 감동을 기억하는 3040 세대부터 체험학습 보고서를 제출하고 부모님 손을 잡고 나온 초등학생까지, 세대를 초월한 응원 인파가 광장을 가득 메웠다. 일부 시민들은 돗자리와 간이의자는 물론 뜨거운 햇볕을 피하기 위한 선풍기와 부채까지 준비해 장기전에 대비하는 철저함을 보이기도 했다.

 


응원 현장에는 순수한 축구팬뿐만 아니라 좋아하는 아티스트를 응원하기 위해 모인 젊은 층도 상당수 포함되어 눈길을 끌었다. 축하 공연에 나선 아이돌 그룹 ‘코르티스’를 보기 위해 새벽부터 번호표를 받고 기다린 팬들은 응원봉을 흔들며 현장의 열기를 더했다. 해외 유학생들도 한국 대표팀의 유니폼을 입고 거리 응원에 동참하며 월드컵이 가진 글로벌 축제로서의 면모를 실감케 했다. 현장에 배치된 경찰 기동대와 소방 인력은 인파 밀집 지역을 중심으로 안전 통제에 주력하며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직장인들이 밀집한 여의도 금융가 역시 월드컵 열기에서 예외는 아니었다. 한국투자증권 본사 앞마당에 설치된 대형 디지털 사이니지 주변으로는 점심시간 전부터 응원 도구를 챙겨 든 직장인들이 모여들었다. 기업 측에서 마련한 체험 공간과 포토존에는 유니폼을 맞춰 입은 동료들과 가족 단위 방문객들이 줄을 이었다. 특히 2002년 월드컵의 기억을 자녀들에게 전해주고 싶어 현장을 찾은 학부모들은 응원봉을 두드리며 아이들과 함께 대표팀의 선전을 기원했다.

 


강남 코엑스몰 등 실내 공간에서도 차분하지만 뜨거운 응원전이 펼쳐졌다. 라이브플라자에 설치된 전광판 앞에는 수업이 없는 대학생들과 휴가를 낸 직장인들이 하나둘 자리를 잡았다. 노트북으로 급한 업무나 과제를 처리하면서도 전광판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시민들의 모습은 평일 오전 응원전만이 가진 독특한 풍경이었다. 혼자 현장을 찾은 이들이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중계 화면이 바뀔 때마다 터져 나오는 탄성과 환호는 광장에 모인 이들을 하나의 응원단으로 묶어주기에 충분했다.

 

오전 9시를 기점으로 본격적인 응원 행사가 시작되자 서울 도심은 "대~한민국" 구호로 진동하기 시작했다. 경찰 집계 결과 본무대 구역에만 수백 명의 인원이 입장 제한선까지 가득 찼으며, 주변 공간으로 밀려난 시민들도 각자의 위치에서 스크린을 주시하며 결전의 순간을 기다렸다. 대표팀의 팀워크를 믿는다는 팬들의 간절한 목소리와 승리를 향한 염원은 광화문과 여의도, 강남을 잇는 보랏빛과 붉은빛의 함성으로 승화되어 북중미 현지로 향하는 응원의 기운을 완성했다.

 

수만리 습지, 파괴 딛고 생태 보고로 부활

과 어우러져 한 폭의 산수화를 연상시킨다. 이곳은 병자호란 당시 의병을 일으켰던 백천 류함의 충절이 깃든 장소로, 탐방객들은 정자에 올라 호수를 바라보며 난세 속에서 선비가 지켰던 대의를 되새긴다. 류함이 남긴 격문 속에는 나라를 구하고자 했던 절박한 심경과 호남의 의로운 정신이 고스란히 녹아 있어 단순한 풍경 이상의 무게감을 전달한다.발걸음을 옮겨 도착한 무돌길 11길의 큰재는 과거와 현재의 삶이 교차하는 길목이다. 무등산 자락 깊은 곳에 위치한 이 고개는 예부터 산촌 사람들이 생계를 위해 광주와 화순을 오가던 소중한 통로였다. 해발 고도가 높은 탓에 겨울철이면 접근이 어려웠던 험로였으나, 오늘날에는 무등산 남사면의 웅장한 능선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최고의 조망점으로 변모했다. 고개 마루에서 내려다보이는 수만리 일대의 비경은 '한국의 알프스'라는 별칭이 무색하지 않을 만큼 이국적이면서도 평화로운 정취를 자아낸다.큰재 아래 펼쳐진 수만리 생태공원은 인간의 손길로 빚어낸 자연의 휴식처다. 편백나무 숲과 습지원이 조화롭게 배치된 이곳은 맨발 걷기 길과 데크 산책로가 잘 갖춰져 있어 숲이 주는 치유의 힘을 온몸으로 느끼기에 충분하다. 특히 빽빽하게 들어선 편백나무 군락은 한여름의 무더위를 식혀주는 시원한 숲 터널을 형성하며 탐방객들에게 여유를 선사한다. 마을 주민들의 생활로였던 이 길은 이제 도시민들의 지친 심신을 달래주는 생태 관광의 핵심 기지로 자리매김했다.해발 409m에 위치한 중지마을은 무등산의 품에 가장 깊숙이 안긴 마을 중 하나다. 18가구가 옹기종기 모여 사는 이 마을은 외지인 없이 고향을 지키는 주민들이 다랑이논을 일구며 살아온 삶의 터전이다. 마을 정자에서 만난 주민들은 과거 산비탈을 깎아 벼농사를 짓던 고단했던 시절의 이야기를 들려주며 길손을 반긴다. 장불재로 향하는 길목에 자리한 덕분에 중지마을은 예나 지금이나 무등산을 오가는 사람들의 쉼터이자 역사를 잇는 징검다리 역할을 묵묵히 수행하고 있다.중지마을을 지나 너와나목장 방향으로 향하면 자연의 놀라운 회복력을 목격하게 된다. 과거 흑염소 방목으로 인해 황폐해졌던 산비탈은 국립공원공단의 끈질긴 복원 노력 끝에 다시 생명의 습지로 거듭났다. 2022년부터 시작된 지형 복원과 자생식물 식재 사업은 훼손된 식생을 되살렸고, 이제는 다양한 생물들이 서식하는 건강한 생태계의 보고가 되었다. 다랑이논의 흔적을 간직한 채 본래의 모습을 되찾은 습지는 인간과 자연이 어떻게 공존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살아있는 교육장이다.초여름 햇살을 머금은 숲길은 완만한 내리막을 지나 용연마을 정자에서 그 여정을 마무리한다. 활엽수 잎사귀 사이로 불어오는 산바람은 환산정에서 시작해 큰재를 넘어온 탐방객들의 땀방울을 씻어준다. 역사 속 선비의 절개와 험준한 고개를 넘던 민초들의 삶, 그리고 파괴된 자연을 되살려낸 현대의 노력이 무돌길이라는 하나의 선 위에 촘촘히 엮여 있다. 길 위에서 만난 풍경과 사람들은 저마다의 이야기를 품은 채 다시 새로운 계절을 맞이할 준비를 마친 용연마을의 고즈넉한 풍경 속으로 잦아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