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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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제군 '인제 신남'으로 이미지 쇄신 나선다

 강원도 인제군이 지역 내 특정 지명을 활용한 이색적인 브랜드 마케팅에 속도를 내며 관광객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군은 최근 남면 신남우체국 인근 마을광장과 국도 44호선 스마트복합쉼터 등 주요 거점에 '인제 신남'을 주제로 한 전용 포토존을 마련했다. 이번 사업은 도로 위 이정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지명 조합이 '이제부터 신난다'는 긍정적인 의미로 읽힌다는 점에 착안해 기획되었다.

 

이번 캠페인의 핵심은 과거 인제 지역이 가졌던 다소 무겁고 부정적인 이미지를 완전히 탈바꿈하는 데 있다. 예전부터 군 장병과 면회객들 사이에서는 인제의 험한 지형과 먼 거리를 빗댄 한탄 섞인 문구가 구전되어 왔다. 인제군은 이러한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신남'이라는 지명이 주는 경쾌하고 밝은 어감을 전면에 내세워 지역의 새로운 정체성을 구축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포토존이 설치된 장소들은 주민들의 휴식 공간인 동시에 동해안으로 향하는 여행객들이 잠시 머무는 길목이다. 군은 방문객들이 자연스럽게 사진을 찍고 이를 개인 사회관계망서비스에 공유할 수 있도록 감각적인 디자인을 적용했다. 스마트폰을 통한 인증 문화가 확산됨에 따라, 별도의 큰 광고비 없이도 온라인상에서 지역 홍보 효과가 극대화될 것으로 군은 기대하고 있다.

 

도로 이용객들을 위한 시각적 홍보도 병행된다. 인제와 홍천을 잇는 국도 변에는 대형 현수막이 설치되어 외지인들에게 인제의 첫인상을 강렬하게 심어주고 있다. 운전자들이 이정표를 보며 느꼈던 소소한 재미를 실제 오프라인 공간에서의 즐거운 경험으로 연결하겠다는 취지다. 이는 단순한 행정 구역 명칭을 하나의 문화 콘텐츠로 승화시킨 사례로 평가받는다.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한 굿즈 제작도 추진 중이다. 인제군은 '인제 신남' 문구를 새긴 키링과 컵받침 등 일상생활에서 자주 쓰이는 소품들을 개발해 방문객들이 기념품으로 소장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지명이 가진 유쾌한 에너지를 상품화하여 지역에 대한 친밀도를 높이고, 장기적으로는 다시 찾고 싶은 관광 도시로서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겠다는 복안이다.

 

인제군은 앞으로도 지리적 특성과 지명이 가진 고유한 매력을 결합한 생활밀착형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발굴할 예정이다. 행정 주도의 딱딱한 홍보 방식에서 탈피해 대중이 공감하고 즐길 수 있는 요소를 접목함으로써 지역 이미지 개선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군은 이번 포토존 설치를 기점으로 인제 전역을 활기 넘치는 공간으로 변화시키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이어가기로 했다.

 

 

 

유네스코 타이틀, 주민에겐 생존권 족쇄?

최근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유네스코의 엄격한 보존 지침이 오히려 지역의 현대화를 가로막는 장애물로 작용하거나, 감당하기 힘든 수준의 관광객이 몰려들며 원주민의 일상을 파괴하는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 이에 따라 과거의 영광을 뒤로하고 스스로 유산 지위를 내려놓겠다는 지역들이 하나둘 등장하며 국제 사회에 충격을 주고 있다.슬로바키아의 산간 마을 블콜리네츠는 이러한 갈등의 최전선에 서 있다. 1993년 중세 오두막의 원형을 간직했다는 이유로 세계유산에 이름을 올렸지만, 정작 이곳에 거주하는 20여 명의 주민에게 등재는 재앙에 가까웠다. 매년 10만 명 이상의 인파가 좁은 마을을 점령하면서 사생활 침해와 소음 문제가 극에 달했기 때문이다. 참다못한 주민들은 박제된 유산이 아닌 인간다운 삶을 살 권리를 주장하며 공식적인 등재 해제를 요구하고 나섰다. 국제기구의 규제가 주민들에게는 생존을 위협하는 족쇄가 된 셈이다.아프리카 탄자니아의 응고롱고로 자연보존지역 역시 보존과 생존권이 충돌하는 대표적인 사례다. 유네스코의 유산 관리 정책이 강화되면서 이곳에서 대를 이어 살아온 마사이족 주민들이 삶의 터전인 목초지에서 쫓겨나는 상황이 발생했다. 마사이 국제연대동맹은 원주민의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해 차라리 세계유산 목록에서 이 지역을 제외해달라고 강력히 촉구하고 있다. 보존이라는 명목하에 자행되는 강제 이주가 인권 침해 논란으로 번지며 유네스코의 보존 철학에 대한 비판적 시각이 대두되고 있다.이미 유네스코와의 정면충돌 끝에 지위를 박탈당한 사례들도 존재한다. 독일의 드레스덴 엘베 계곡은 2009년 세계유산 목록에서 강제 삭제됐다. 극심한 교통난을 해결하기 위해 현대식 다리 건설을 추진하자 유네스코가 경관 훼손을 이유로 반대했기 때문이다. 주민들은 투표를 통해 유네스코 타이틀 대신 출퇴근의 편리함과 지역 발전을 선택했다. 이는 국제기구의 보존 권고보다 지역 공동체의 실질적인 필요가 우선시될 수 있음을 보여준 상징적인 사건으로 기록됐다.영국의 리버풀 해상 무역 도시 또한 비슷한 전철을 밟았다. 리버풀시는 쇠락한 항구 지역을 재개발해 경제 활력을 찾으려 했으나, 유네스코는 역사적 가치 훼손을 이유로 사업 철회를 압박했다. 결국 리버풀은 2021년 세계유산 지위를 잃었지만, 당시 시장은 유네스코가 도시를 불모지로 남겨두려 한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흥미로운 점은 지위 박탈 이후에도 이들 지역의 관광객 수는 줄어들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이는 세계유산 타이틀이 없어도 지역의 매력만 충분하다면 관광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문화재 전문가들은 이제 유네스코가 일방적인 보존만을 강요하던 과거의 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지적한다. 유적지가 박물관의 전시품이 아닌 사람들이 살아가는 터전이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의미다. 주민의 생활 편의와 경제적 자립을 고려한 유연하고 영리한 보존 계획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세계유산 반납 행렬은 앞으로도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현재와 과거가 공존할 수 있는 새로운 상생 모델을 찾는 것이 전 세계 유적지들이 마주한 시급한 과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