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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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 ‘반토막’.."내수·수출 동시 부진"

 한국 경제가 경기침체(Recession) 우려에 휩싸였다. 29일 한국은행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5%에서 0.8%로 대폭 낮췄다. 소비와 건설 경기를 중심으로 내수 부진이 장기화하는 데다, 미국발 관세 전쟁 심화로 한국 경제의 중요한 축인 수출 부문마저 예상보다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반영됐다. 이에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경기 부양을 위해 기준금리를 연 2.75%에서 2.50%로 0.25%포인트 인하하는 조치를 단행했다.

 

이번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지난 2월 1.5%를 제시한 후 3개월 만에 거의 절반 수준으로 하향 조정된 것으로, 한국개발연구원(KDI)과 금융연구원이 최근 내놓은 0.8% 전망과 같으며, 국제통화기금(IMF)의 1.0% 전망치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한국은행은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전 분기 대비 -0.246% 역성장한 결과를 반영해 전망치를 조정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도 지난달 기자회견에서 미국 관세 정책 영향이 기존 예상보다 훨씬 크다고 밝히며, 2월 전망이 지나치게 낙관적이었다고 언급한 바 있다.

 

한국 경제의 성장 둔화는 내수 부진과 수출 악화가 맞물린 복합적 원인에서 비롯된다. 내수에서는 지난해부터 지속된 건설 투자 부진과 숙박·음식 등 서비스업 소비 회복세가 더딘 상황이다. 기업의 투자 심리도 위축되어 전반적인 내수 경기 부진이 장기화하고 있다. 수출 역시 미국의 고율 관세 부과로 인해 둔화가 심화되고 있다. 5월 1일부터 20일까지 전체 수출은 320억 달러로 지난해 동기 대비 2.4% 감소했으며, 대미 수출은 전월 10.6% 감소에 이어 14.6% 감소로 감소 폭이 더욱 커졌다. 특히 자동차 수출은 31억 달러로 6.3% 줄었다. 금통위는 수출 둔화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도 1.8%에서 1.6%로 소폭 낮아졌다. 올해보다는 다소 회복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잠재성장률을 밑도는 낮은 수준이다. 이로써 한국 경제는 2023년 1.4%, 2022년 2.0%에 이어 4년 연속 저성장 국면을 이어가게 될 전망이다. 인구 감소와 고령화 추세가 심화하는 상황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지 못하면 잠재성장률은 더욱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 물가상승률은 올해 1.9%, 내년 1.8%로 비교적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날 기준금리를 연 2.50%로 0.25%포인트 인하했다. 지난해 10월 3년 2개월 만에 금리 인하를 시작한 이후 4번째 인하다. 이번 인하의 핵심 배경은 경기 둔화 압력이 커지는 가운데 성장률 전망이 0%대까지 떨어진 데 따른 경기 부양 의지다. 가계부채 문제와 외환시장 변동성 등 리스크는 여전히 존재하지만, 최근 물가 안정세를 고려해 금리 인하를 추진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됐다는 설명이다.

 

가계부채 우려도 상존한다. 일부 지역에서 집값이 다시 상승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2월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일시 해제에 따라 가계부채 증가 폭이 확대된 상태다. 하지만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 재지정과 오는 7월부터 시행되는 3단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로 점차 안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원·달러 환율은 최근 1380원 선에서 움직이며 한때 1500원 선을 위협했던 불안감이 다소 완화됐다.

 

경기 부양을 위해서는 단기적으로는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 등 정부의 재정 정책과 추가 금리 인하가 필요하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많다. 중장기적으로는 신산업 육성 등 산업구조 개혁이 절실한 상황이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재정 적자가 큰 상황에서 추경 여력이 많지 않아, 영세 자영업자 지원과 성장 동력 발굴에 균형 있게 재정을 배분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단기적으로는 위축된 자영업 회복이 필요하지만, 돈을 단순히 뿌리는 정책보다는 효과적인 지원책이 중요하며, 결국 경제 회복은 구조 개혁을 통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금리 인하로 미국과 한국 간 금리 차는 2.00%포인트까지 확대됐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최근 경제 불확실성 증가와 관세 정책 영향 등을 고려해 당분간 금리 동결을 시사한 바 있어, 한은의 추가 금리 인하 여력은 제한적일 전망이다. 5월 FOMC 의사록에 따르면 Fed 위원들은 미국 경제 불확실성이 심화된 점을 이유로 정책금리 동결과 신중한 경제 상황 관리를 결정했다. 이에 따라 시장에선 Fed의 금리 인하 시점이 7월에서 9월로 미뤄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종합하면, 한국 경제는 내수와 수출 모두에서 어려움을 겪으며 성장 둔화와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 한국은행은 금리 인하와 경제 전망치 하향 조정으로 대응하고 있지만, 저출산과 고령화라는 구조적 문제와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심화라는 외부 환경 변화가 맞물려 경제 회복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단기적 경기 부양과 함께 중장기적 산업 구조 개혁이 필요한 시점이다.

 

호텔 예약 불가능? 올여름 숙박시설이 '만실'된 놀라운 현상의 배후

웃도는 무더위가 계속되면서 냉방 시설이 완비된 쇼핑 공간이 '도심 속 피서지'로 각광받고 있다.호텔업계에 따르면 예년보다 일찍 찾아온 폭염 영향으로 주요 휴가지 숙박 시설의 예약률이 급증하고 있다. 롯데리조트 속초는 여름 성수기인 7월 말부터 8월 초까지 객실이 거의 만실 상태에 이르렀으며, 부산 L7해운대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예약률이 16% 포인트 높아졌다.특히 호텔 내에서 모든 식사와 활동을 해결할 수 있는 '올인클루시브' 패키지 상품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롯데호텔 제주의 올인클루시브 패키지는 7월 판매량이 전월 대비 두 배로 증가했다. 이 패키지는 2박 전용 상품으로 조식과 석식은 물론, 수영장 풀카페에서 치킨, 자장면, 피자 등의 메뉴를 즐길 수 있는 혜택이 포함되어 있다.호텔신라도 제주와 부산 지역 호텔에서 수영장 식음매장의 짬뽕, 칵테일 등이 포함된 패키지 상품이 호응을 얻고 있다. 서울신라호텔의 경우 투숙 기간 무제한 야외 수영장 이용과 30만원 상당의 호텔 내 식음료 혜택이 제공되는 3연박 패키지가 목표치를 50% 초과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조선호텔앤리조트의 부산 지역 호텔들도 7월 26일부터 8월 3일까지 예약률이 작년 동기간 투숙률보다 5% 높아졌다. 이랜드파크가 운영하는 강원, 제주 소재 켄싱턴호텔과 리조트는 7월 말부터 8월 초까지 만실이 예상되며, 강원도의 설악밸리와 설악비치는 이미 객실이 모두 채워졌고, 제주권과 경상권도 예약률이 90%를 넘어섰다.도심 속 백화점과 대형마트도 폭염 특수를 누리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7월 1일부터 13일까지 매출과 방문객이 각각 15% 증가했으며, 같은 기간 현대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의 매출도 각각 13.7%, 13.5% 늘었다. 특히 7월 11일과 12일 한낮 기온이 36도까지 오르자 에어컨이 가동되는 백화점으로 소비자들이 몰린 것으로 분석된다.여름 정기세일 또한 쇼핑객 증가에 한몫했다. 백화점 3사는 6월 27일부터 7월 13일까지 수백 개 브랜드를 대상으로 최대 50% 할인 행사를 진행했으며, 이른 무더위와 여름 휴가철 쇼핑 수요가 맞물려 매출 상승으로 이어졌다.대형마트도 비슷한 추세를 보이고 있다. 롯데마트는 7월 초반 13일간 매출과 방문객이 전년 동기 대비 5%씩 증가했고, 이마트의 창고형 할인매장 트레이더스는 방문객이 15%나 급증했다.폭염으로 인해 냉방 관련 상품 수요도 크게 늘었다. 롯데하이마트의 에어컨과 선풍기 매출은 7월 초반 13일간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50%, 80%가량 증가했으며, 다이소의 휴대용 선풍기 매출은 두 배 이상 늘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