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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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계 중국인 1위, 외국인 절반은 수도권에 산다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이 170만 명에 육박하며 우리 사회의 주요 구성원으로 자리 잡고 있다. 최근 발표된 '2025년 이민자 체류실태 및 고용조사'에 따르면, 이들 중 임금근로자의 3분의 1 이상이 월 300만 원 이상의 소득을 올리는 것으로 나타나, 국내 노동 시장에서 이들의 경제적 역할이 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체류 자격별로 보면 재외동포(F-4) 비자를 가진 이들이 41만 명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으며, 비전문취업(E-9) 인력도 32만 명을 넘어섰다. 국적별로는 한국계 중국인이 전체의 약 30%를 차지해 가장 많았고, 베트남이 16%로 그 뒤를 이었다. 아시아 국가 출신이 전체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등 특정 지역 쏠림 현상도 뚜렷했다.

 


이들의 거주지는 수도권에 집중되는 경향을 보였다. 전체 외국인의 절반 이상인 57.5%가 서울, 경기, 인천에 거주하고 있으며, 특히 방문취업, 영주, 재외동포 자격 외국인의 수도권 거주 비율은 70%를 훌쩍 넘겼다. 주거 형태는 일반주택이 가장 많았고, 대부분 전·월세 형태로 거주하고 있었다.

 

고용 현황을 살펴보면, 취업자 대다수는 주 40시간 이상 일하고 있었다. 주 40~50시간 미만 근로자가 58.1%로 가장 많았고, 10명 중 1명 가까이는 주 60시간 이상 장시간 노동을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월평균 임금은 200만 원에서 300만 원 사이를 받는 경우가 절반을 차지했으나, 300만 원 이상 고소득자 비율도 36.9%에 달했다.

 


주요 경제활동 분야는 제조업이었다. 외국인 취업자의 44.9%가 광·제조업에 종사하고 있었으며, 도소매·숙박·음식점업이 그 뒤를 이었다. 직업별로는 단순노무 종사자, 장치·기계 조작 및 조립 종사자, 기능원 순으로 많아, 주로 산업 현장의 인력 수요를 채우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러한 통계는 국내 노동 시장과 사회 구조에서 외국인 인력의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음을 명확히 보여준다. 전년 대비 전문인력과 유학생이 큰 폭으로 증가하는 등 체류 자격도 다양해지고 있어, 변화하는 인구 구조에 맞춰 보다 체계적인 이민 및 사회 통합 정책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대만 아리산의 붉은 눈물, 녹슨 철길 위에 흐른다

위한 경유지가 아니다. 도시를 관통하는 낡은 철로부터 100년 된 목조 가옥, 시장 골목의 뜨거운 국물 한 그릇까지, 모든 것이 아리산이라는 거대한 산의 서문 역할을 한다.자이의 심장부에는 아리산의 원시림을 수탈하기 위해 일제가 건설한 삼림 철도의 흔적이 선명하다. 차고지에 멈춰 선 붉은 증기기관차와 녹슨 선로는 낭만적인 풍경 이면에 아픈 역사의 상처를 품고 있다. 천 년 수령의 편백과 삼나무를 베어 나르던 이 길은, 숲의 눈물이 흐르던 통로이자 근대화의 동력이었던 이중적인 역사를 증언한다.일제강점기 벌목 노동자들이 머물던 관사 단지는 이제 '히노키 빌리지'라는 이름의 문화 공간으로 재탄생했다. 낡고 불편한 과거를 지우는 대신, 보수하고 다듬어 현재와 공존하는 길을 택한 것이다. 삐걱거리는 마루를 밟으며 편백 향기 가득한 거리를 걷다 보면, 상처를 미화하지 않고 정직하게 마주하려는 도시의 성숙한 태도를 엿볼 수 있다.도시의 묵직한 역사는 사람의 온기로 채워진다. 60년 넘게 한자리를 지켜온 '린총밍' 식당의 뜨거운 어탕(魚湯) 한 그릇은 자이의 따뜻한 심장과도 같다. 커다란 솥에서 끓어오르는 뽀얀 국물과 왁자지껄한 시장의 활기는 고단한 삶을 위로하는 맛이다. 투박하지만 깊은 감칠맛이 밴 국물은 낯선 여행자의 경계심마저 녹여버린다.자이의 여정은 결국 산으로 향한다. 이번에는 삼림열차 대신 차를 몰아 해발 1,000미터가 넘는 중산간으로 향했다. 구불구불한 길을 오를수록 공기는 서늘해지고, 산허리를 감싼 안개는 풍경에 깊이를 더한다. 그리고 마침내 마주한 아리산의 다원은 이 산이 품고 있는 또 다른 정수를 드러낸다.혹독한 일교차와 짙은 안개를 견디며 농축된 향을 품은 아리산 우롱차. 찻잔에 피어오르는 화사한 꽃향기와 뒤이어 밀려오는 부드러운 단맛은 단순한 미각적 경험을 넘어선다. 그것은 장엄한 산의 풍경을 입안에 머금는 것과 같은 고요한 의식이며, 이 도시와 산이 들려주는 긴 이야기의 마지막 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