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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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는 콘서트홀, 벤틀리가 만든 궁극의 오디오 머신

 벤틀리의 비스포크 전담 부서 뮬리너가 청각적 경험을 극한으로 끌어올린 새로운 한정판 모델, ‘더 비르투오소 콜렉션’을 선보였다. 이 컬렉션의 핵심은 영국 하이엔드 오디오의 명가 네임(Naim)과 협업하여 탄생한 최상위 오디오 시스템 ‘네임 포 뮬리너’를 컨티넨탈 GT, GTC, 벤테이가 모델에 확대 적용한 것이다. 플라잉스퍼 모델에도 연내 적용될 예정이다.

 

‘네임 포 뮬리너’ 시스템은 뮬리너의 코치빌트 모델 ‘바투르’를 위해 1만 시간 이상의 연구개발을 거쳐 탄생한 궁극의 사운드 시스템이다. 총 18개의 스피커와 바투르 전용으로 개발되었던 2개의 특수 드라이버가 추가되어, 원음의 생생함과 미세한 디테일까지 완벽하게 재현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는 단순한 스피커 추가를 넘어, 차량 전체를 하나의 거대한 울림통으로 재설계한 결과물이다.

 


최상의 사운드를 구현하기 위해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의 정교한 조율이 이루어졌다. 벤틀리의 오디오 엔지니어들은 ‘프라운호퍼 심포리아’ 렌더링 기술을 적용해 각 차종의 실내 구조에 맞는 최적의 서라운드 사운드를 구현했다. 또한 돌비 애트모스 기술을 통합하여 소리가 3차원 공간을 자유롭게 이동하는 듯한 몰입감 넘치는 경험을 선사한다.

 

스피커 자체의 성능도 압도적이다. 프랑스 포칼(Focal)의 전설적인 ‘그랜드 유토피아’ 스피커를 기반으로 개발되었으며, 특허받은 ‘M’자형 콘을 트위터와 미드레인지에 적용했다. 특히 수작업으로 감은 드라이버 유닛은 콘의 움직임을 20% 확장시켜 더욱 풍부한 표현력과 다이내믹 레인지를 확보했으며, 정밀한 시뮬레이션을 통해 미드레인지에서 발생할 수 있는 왜곡을 최소화했다.

 


‘음악적 장인정신’이라는 테마는 차량의 시각적 디자인에도 고스란히 반영되었다. 스피커 그릴에 사용된 샴페인 골드 색상의 디테일은 벤틀리 엠블럼, 배기구 팁, 컬렉션 전용 배지와 차량 키 등 곳곳에 통일감 있게 적용되어 고급스러움을 극대화했다. 문을 열면 탑승자를 맞이하는 전용 웰컴 애니메이션 역시 특별함을 더하는 요소다.

 

‘더 비르투오소 콜렉션’은 ‘거장’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소프라노, 테너, 베이스 등 3가지 디자인 테마를 제공하여 고객의 취향에 맞는 실내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도록 했다. 물론, 뮬리너의 비스포크 옵션을 통해 세상에 단 하나뿐인 자신만의 공간을 만드는 것도 가능하다. 이 컬렉션은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 움직이는 콘서트홀이라는 새로운 경험을 제안한다.

 

대만 아리산의 붉은 눈물, 녹슨 철길 위에 흐른다

위한 경유지가 아니다. 도시를 관통하는 낡은 철로부터 100년 된 목조 가옥, 시장 골목의 뜨거운 국물 한 그릇까지, 모든 것이 아리산이라는 거대한 산의 서문 역할을 한다.자이의 심장부에는 아리산의 원시림을 수탈하기 위해 일제가 건설한 삼림 철도의 흔적이 선명하다. 차고지에 멈춰 선 붉은 증기기관차와 녹슨 선로는 낭만적인 풍경 이면에 아픈 역사의 상처를 품고 있다. 천 년 수령의 편백과 삼나무를 베어 나르던 이 길은, 숲의 눈물이 흐르던 통로이자 근대화의 동력이었던 이중적인 역사를 증언한다.일제강점기 벌목 노동자들이 머물던 관사 단지는 이제 '히노키 빌리지'라는 이름의 문화 공간으로 재탄생했다. 낡고 불편한 과거를 지우는 대신, 보수하고 다듬어 현재와 공존하는 길을 택한 것이다. 삐걱거리는 마루를 밟으며 편백 향기 가득한 거리를 걷다 보면, 상처를 미화하지 않고 정직하게 마주하려는 도시의 성숙한 태도를 엿볼 수 있다.도시의 묵직한 역사는 사람의 온기로 채워진다. 60년 넘게 한자리를 지켜온 '린총밍' 식당의 뜨거운 어탕(魚湯) 한 그릇은 자이의 따뜻한 심장과도 같다. 커다란 솥에서 끓어오르는 뽀얀 국물과 왁자지껄한 시장의 활기는 고단한 삶을 위로하는 맛이다. 투박하지만 깊은 감칠맛이 밴 국물은 낯선 여행자의 경계심마저 녹여버린다.자이의 여정은 결국 산으로 향한다. 이번에는 삼림열차 대신 차를 몰아 해발 1,000미터가 넘는 중산간으로 향했다. 구불구불한 길을 오를수록 공기는 서늘해지고, 산허리를 감싼 안개는 풍경에 깊이를 더한다. 그리고 마침내 마주한 아리산의 다원은 이 산이 품고 있는 또 다른 정수를 드러낸다.혹독한 일교차와 짙은 안개를 견디며 농축된 향을 품은 아리산 우롱차. 찻잔에 피어오르는 화사한 꽃향기와 뒤이어 밀려오는 부드러운 단맛은 단순한 미각적 경험을 넘어선다. 그것은 장엄한 산의 풍경을 입안에 머금는 것과 같은 고요한 의식이며, 이 도시와 산이 들려주는 긴 이야기의 마지막 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