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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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발 공급난에 주사기 품귀…의원가 의료소모품 비상

미국과 이란의 무력 충돌이 한 달 넘게 이어진 데 이어 휴전 이후에도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해소되지 않으면서 국내 의료현장에 비상이 걸렸다. 

 

석유화학 원료인 나프타 수급 불안이 의료소모품 공급 차질로 이어지면서, 특히 재고 여력이 크지 않은 의원급 의료기관을 중심으로 주사기와 주사침, 수액세트 등 기본 물품 부족 호소가 잇따르고 있다.

 

13일 의료계에 따르면 대한의사협회와 각 지역 의사회에는 최근 의료소모품 수급난을 알리는 현장 민원이 빠르게 늘고 있다. 진료 현장에서 매일 쓰이는 주사기, 주사침, 수액라인, 장갑 등 상당수 물품이 석유화학 원료를 기반으로 생산되는 만큼, 중동발 공급망 불안이 장기화하자 의료기관들의 우려도 커지는 모습이다.

 

가장 큰 타격은 동네병원과 의원급 의료기관에 집중되고 있다. 대형병원은 통상 2~3개월치 재고를 확보해 두지만, 의원급은 상대적으로 단가가 낮은 소모품을 대량 비축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공급 차질에 더 취약하다. 

 


실제 성남시의사회가 지역 의료기관 약 800곳을 대상으로 수급 상황을 파악한 결과, 상당수 기관이 주사기와 주사침, 수액세트 부족을 호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멸균 증류수와 약포지, 약병, 장갑 같은 조제·진료용 소모품은 물론 일부 의약품까지 부족하다는 응답도 나왔다.

 

현장에서는 인터넷 의료용품몰과 거래처에서 ‘품절’이나 ‘주문 불가’ 안내가 잇따르고, 주문을 넣은 뒤에도 재고 부족을 이유로 취소되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고 토로한다. 일부 의료기관에서는 주사기 사용량을 줄이기 위해 투약 주기를 조정하는 방식으로 버티고 있다는 말까지 나온다. 사태가 길어질 경우 인근 대형병원에서 물품을 빌려오는 방식까지 검토해야 한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정부는 의료제품 사재기와 담합 등 불공정 행위에 엄정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밝히고, 수액제 포장재와 주사침은 3개월분 이상, 주사기는 1개월분 이상의 재고가 있으며 추가 생산도 가능하다고 설명해 왔다. 

 

그러나 의료현장에서는 이런 설명만으로는 불안을 잠재우기 어렵다는 반응이 적지 않다. 원료 가격 상승으로 소모품 가격이 계속 오르는 데다, 주사기와 수액세트, 장갑 등은 건강보험상 별도 보상이 되지 않는 품목이어서 인상분을 의료기관이 그대로 떠안아야 하기 때문이다.

 

의료계 일각에서는 정부의 사재기 방지 기조가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장에서는 필요한 물량조차 제때 확보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과도한 가수요의 원인으로 의료기관을 보는 시각은 맞지 않다는 주장이다. 

 

의료계는 생산 단계에 문제가 없다면 실제 병·의원까지 물품이 도달하지 못하는 유통 단계의 병목을 신속히 점검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공급망 불안이 계속될 경우 의료기관의 비용 부담을 덜고 필수 소모품을 안정적으로 배분할 수 있는 보다 구체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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