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생활경제

백화점 3사 '어닝 쇼크' 아닌 '서프라이즈'…역대급 실적

 국내 유통 시장의 큰 축을 담당하는 백화점 3사가 2026년 1분기 성적표를 받아든 결과, 전례 없는 호황을 누린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와 신세계, 현대백화점은 외국인 관광객들의 거센 유입과 하이엔드 명품 판매의 호조를 동력 삼아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일제히 경신했다. 원화 가치 하락으로 인해 한국을 찾은 해외 쇼핑객들의 구매력이 커진 데다, 금융 자산 가치 상승으로 국내 소비자들의 심리가 살아난 것이 이번 '어닝 서프라이즈'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실적 세부 내용을 살펴보면 롯데백화점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롯데는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47% 이상 급증한 1,912억 원을 기록하며 업계 맏형의 저력을 과시했다. 매출액 역시 8,723억 원으로 집계되어 견고한 성장세를 보였다. 신세계백화점 또한 영업이익 1,410억 원, 매출 7,409억 원을 달성하며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0.7%, 12.4% 성장하는 기염을 토했다. 두 기업 모두 분기 실적으로는 역대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하며 유통가의 지형도를 새로 썼다.

 


현대백화점 역시 백화점 부문에서만 6,325억 원의 매출을 올리며 창사 이래 최대 분기 매출 기록을 세웠다. 영업이익은 지난해보다 40% 가까이 뛴 1,358억 원으로 집계되어 수익성 개선에서도 괄목할 만한 성과를 냈다. 이러한 동반 상승세는 단순한 기저 효과를 넘어, 백화점이 단순한 쇼핑 공간을 넘어 외국인들에게는 필수 관광 코스로, 내국인들에게는 프리미엄 소비의 거점으로 확실히 자리매김했음을 보여주는 결과다.

 

이번 실적 잔치의 일등 공신은 단연 방한 외국인 관광객이다. 올해 초부터 3월까지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은 약 476만 명으로, 이는 1분기 기준 역대 최대 규모에 해당한다. K-콘텐츠의 세계적인 인기와 우호적인 환율 환경이 맞물리면서 백화점 내 외국인 매출은 전년 대비 최대 141%까지 폭증했다. 특히 본점과 더현대 서울 등 주요 거점 점포의 경우 외국인 매출 비중이 전체의 20%를 상회할 정도로 커지며 실적 견인의 핵심 동력이 되었다.

 


고가 명품 카테고리의 지속적인 성장도 실적을 뒷받침했다. 3사 모두 명품 매출에서 30% 안팎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으며, 특히 수천만 원을 호가하는 하이주얼리와 시계 품목의 매출은 50% 이상 급증하는 기현상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주식과 가상자산 등 금융 자산의 가격이 오르면서 소비자들이 느끼는 심리적 부유함이 고가 제품에 대한 지출로 이어지는 '부의 효과'가 극명하게 나타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백화점 업계의 이러한 상승 기류가 2분기에도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내수 소비 경기가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는 가운데, 국제 항공 노선 증편으로 외국인 관광객 유입이 더욱 가팔라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주요 증권사 분석가들은 국내 백화점들이 단순한 소매업을 넘어 글로벌 쇼핑 플랫폼으로서의 위상을 강화하고 있는 만큼, 당분간 역대급 실적 행진이 멈추지 않을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K-의료관광 22조 생산 효과… 병원 밖으로 나간 효자 산업

우리나라를 찾은 외국인 의료 관광객은 전년 대비 70% 이상 급증하며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이는 2009년 관련 통계 작성이 시작된 이래 가장 독보적인 성과로, 누적 환자 수 또한 700만 명을 돌파하며 한국 의료의 글로벌 경쟁력을 입증했다. 단순한 미용 성형을 넘어 고난도 수술과 한방, 웰니스 케어까지 아우르는 포괄적인 의료 서비스가 전 세계인의 발길을 이끌고 있는 셈이다.의료관광이 주목받는 가장 큰 이유는 일반 관광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은 경제적 파급효과에 있다. 조사 결과 의료 관광객 1인당 평균 지출액은 약 775만 원으로 일반 여행객의 4.7배에 달하며, 체류 기간 역시 일주일 이상으로 훨씬 길다. 지난해 이들이 국내에서 소비한 총액은 12조 원을 넘어섰으며, 이로 인해 파생된 생산 유발 효과는 무려 22조 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분석됐다. 병원 진료비뿐만 아니라 숙박, 외식, 쇼핑 등 연관 산업 전반에 걸쳐 막대한 부가가치를 창출하며 관광수지 개선의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국적별 분포를 살펴보면 중국과 일본이 전체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핵심 고객층을 형성하고 있다. 여기에 대만과 미국이 뒤를 잇고 있으며, 최근에는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성장세가 100%를 상회할 정도로 가파르다. 한국관광공사는 이러한 시장 변화에 발맞춰 국가별 맞춤형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기존의 피부과와 성형외과 중심에서 벗어나 안과, 치과, 탈모 치료 등 진료 과목을 다변화하고, 여기에 K-뷰티 체험과 웰니스 프로그램을 결합한 융복합 상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현재 의료관광 산업이 직면한 가장 큰 숙제는 서울과 수도권에 집중된 쏠림 현상을 해소하는 일이다. 지난해 방문객의 87% 이상이 서울에 집중되었는데, 이는 의료 인프라와 교통 편의성이 수도권에 편중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관광공사는 지자체와 손잡고 지역별 특화 협의체를 구성해 운영 중이다. 고양시를 비롯한 주요 거점 도시들이 통역과 비자 지원, 사후 관리 시스템을 공동 정비하며 지역 의료관광의 자생력을 높이고 있다. 지역이 단독으로 성과를 내기 어려운 만큼 민관 협력을 통한 수용 태세 강화에 사활을 걸고 있다.지역 분산을 위한 또 다른 핵심 전략은 지방 공항의 직항 노선과 의료 콘텐츠를 연계하는 방식이다. 대구와 몽골, 부산과 중앙아시아를 잇는 직항 노선을 활용해 입국한 관광객들이 해당 지역의 의료 서비스를 받고 인근 명소를 관광하도록 동선을 설계했다. 특히 부산과 같은 항만 도시에서는 크루즈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스파 및 한방 체험 패키지를 선보여 소비 단가를 높이고 있다. 접근성 개선이 곧 의료관광의 성공으로 이어진다는 판단 아래, 공항과 항만을 기점으로 한 의료-관광 연계 상품이 전국 각지에서 활발히 개발되고 있다.한국관광공사는 앞으로도 러시아 모스크바와 카자흐스탄 알마티 등 해외 현지 로드쇼를 통해 한국 의료의 우수성을 적극적으로 홍보할 계획이다. 단순 진료를 넘어 휴식과 건강식을 결합한 체류형 관광 모델이 정착되어야만 의료관광의 질적 성장이 가능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병원 문턱을 넘어 지역 사회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는 의료관광은 이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융복합 산업으로서 지역 경제를 깨우는 강력한 엔진 역할을 수행하며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