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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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랑 6호 4년째 발 묶여…비운의 위성 11월엔 뜰까?

 대한민국 지구 관측망의 핵심 보루로 기대를 모았던 다목적실용위성 아리랑 6호가 4년이라는 긴 기다림 끝에 다시 한번 우주로 향할 준비를 마쳤다. 높이 4.8m에 달하는 거구에 금빛 단열재를 두른 이 위성은 당초 2022년 발사될 예정이었으나,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이라는 예상치 못한 국제 정세의 소용돌이에 휘말려 발이 묶였다. 이후 유럽우주국과의 협력을 통해 돌파구를 찾으려 했으나 함께 발사될 예정이던 이탈리아 위성의 개발 지연으로 또다시 고향 땅인 항우연 시험센터에 머물게 된 비운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아리랑 6호가 지상에서 발이 묶여 있는 사이 우주 개발의 시계는 멈추지 않고 흘러갔다. 후속 모델인 아리랑 7호가 이미 지난해 12월 궤도에 진입해 0.3m급 초고해상도 영상을 보내오기 시작하면서, 0.5m급 카메라를 탑재한 6호의 기술적 우위는 다소 퇴색된 감이 없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6호는 전천후 관측이 가능한 합성개구레이더를 장착해 기상 상황과 관계없이 지구를 살필 수 있는 독보적인 임무를 부여받았다. 항우연은 오는 11월을 잠정 발사 시기로 잡고 마지막 점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위성 계보는 1992년 우리별 1호를 시작으로 현재 20여 기가 동시에 임무를 수행하는 중견 우주 강국의 반열에 올라 있다. 저궤도를 돌며 정밀 관측을 수행하는 아리랑 시리즈와 적도 상공 고도 3만 6천km에서 24시간 한반도를 지켜보는 천리안 시리즈가 양대 축을 이룬다. 최근에는 항우연의 기술을 민간 기업인 한국항공우주산업으로 이전해 제작한 차세대중형위성 2호가 성공적으로 궤도에 안착하며, 정부 주도에서 민간 중심의 '뉴 스페이스' 시대로의 전환이 본격화되고 있음을 입증했다.

 

우주 개발의 성과만큼이나 임무를 마친 위성을 안전하게 처리하는 기술도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다. 항우연은 다음 달 대한민국 최초의 정지궤도 위성인 천리안 1호의 폐기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2010년 발사되어 통신과 기상 관측 임무를 수행해온 1호는 이제 수명을 다해 새로운 위성에게 자리를 내어주어야 한다. 우리 기술로 정지궤도 위성을 폐기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배터리 잔량을 활용해 고도를 높여 우주 저편으로 날려 보내는 고난도 작전이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위성들의 일거수일투족을 관리하는 항우연 위성운영센터는 마치 영화 속 관제센터를 방불케 하는 긴장감이 흐른다. 이곳에서는 실시간으로 위성의 궤도를 수정하고 지상국과의 교신 상태를 점검하며 다중 위성 시대에 대비하고 있다. 연구진은 세계적 수준의 지구 관측 위성 자산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국가 위성정보 지원센터 구축을 서두르고 있다. 안정적인 추진체 확보와 정교한 관제 시스템은 향후 달 탐사 프로젝트인 다누리호의 성공적 운영과도 직결되는 핵심 역량이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그동안 축적한 위성 개발 노하우를 민간에 적극적으로 이전하여 국내 우주 산업 생태계를 확장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단순한 기술 개발을 넘어 수출형 위성 산업의 기반을 마련하고 미래 도전 기술을 선제적으로 확보하는 것이 항우연의 새로운 목표다. 비운의 위성으로 불리는 아리랑 6호의 성공적인 발사와 천리안 1호의 명예로운 퇴역은 대한민국 우주 역량을 한 단계 더 끌어올리는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해운대 모래축제 15일 팡파르, 샌드보드 타고 초여름 속으로

부산의 대표적인 초여름 행사로, 올해는 '모래로 떠나는 부산 시간여행'이라는 주제 아래 더욱 깊이 있는 서사를 선보인다. 2026~2027 문화관광 예비축제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부산의 역사적 기원부터 역동적인 현재의 모습까지를 정교한 모래 예술로 형상화하여 관람객들에게 색다른 감동을 선사할 예정이다.이번 축제에는 한국을 포함해 캐나다, 중국, 프랑스, 대만 등 5개국에서 초빙된 11명의 정상급 조각가들이 참여해 기량을 뽐낸다. 작가들은 조선 시대의 외교 사절단이었던 조선통신사부터 한국전쟁 당시 피란 수도였던 부산의 아픈 역사, 그리고 근대화의 상징인 부산항에 이르기까지 부산이 걸어온 길을 17점의 작품에 담아냈다. 역사뿐만 아니라 부산국제영화제의 화려함과 열정적인 야구 응원 문화, 서핑과 온천 등 부산 시민들의 일상적인 즐거움까지 모래라는 부드러운 소재를 통해 입체적으로 재현된다.축제의 백미는 단연 백사장 중앙에 설치되는 대형 파노라마 조형물이다. 해운대의 전경을 압축적으로 담아낸 이 메인 작품은 축제의 정체성을 한눈에 보여준다. 특히 올해는 높이 7m에 달하는 모래 전망대가 별도로 설치되어 관람객들이 높은 곳에서 백사장 전체와 조각 작품들을 조망할 수 있는 특별한 시야를 제공한다. 작가들이 현장에서 직접 모래를 다듬고 조각하는 과정을 실시간으로 지켜볼 수 있다는 점은 해운대 모래축제만이 가진 독보적인 매력으로 꼽힌다.관람객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도 풍성하게 마련되었다. 모래 조각의 기초를 배워 직접 작품을 만들어보는 '도전! 나도 모래조각가'는 가족 단위 방문객들에게 큰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이며, 가파른 모래 언덕을 타고 내려오는 '날아라 샌드보드'는 어린이들에게 짜릿한 즐거움을 선사한다. 이외에도 백사장 곳곳에 숨겨진 보물을 찾는 프로그램과 어린이 전용 모래 놀이터 등이 운영되어 남녀노소 누구나 모래와 친숙해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해가 저문 뒤의 해운대는 낮과는 전혀 다른 환상적인 분위기로 탈바꿈한다. 모래 조각 작품 위에 화려한 영상을 투사하는 미디어파사드 기법이 도입되어 조각에 생동감을 불어넣고, 백사장 곳곳을 수놓는 경관 조명과 특수 연출이 더해져 야간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빛과 모래가 어우러진 이 이색적인 풍경은 부산의 밤바다를 더욱 낭만적으로 장식하며 축제의 열기를 밤늦게까지 이어가게 할 전망이다.해운대구는 이번 축제를 통해 모래라는 친숙한 소재가 어떻게 부산의 역사와 문화를 전달하는 예술적 매개체가 될 수 있는지를 증명하고자 한다. 축제 본행사는 18일에 마무리되지만, 정성스럽게 제작된 모래 조각 작품들은 6월 14일까지 백사장에 그대로 전시되어 해수욕장을 찾는 이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한다. 초여름의 길목에서 해운대를 방문하는 이들은 백사장 위에 새겨진 부산의 시간을 따라 걸으며, 도시의 과거와 현재를 새로운 시선으로 마주하는 특별한 경험을 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