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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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슨 황 방한 전야, LG전자 17% 폭락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의 절대 강자 젠슨 황 엔비디아 CEO의 한국 방문을 앞두고 국내 증시가 요동치고 있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그간 엔비디아 수혜주로 꼽히며 급등했던 종목들이 일제히 하락세로 돌아섰다. 특히 젠슨 황과의 협력 기대감에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던 LG전자는 하루 만에 17% 넘게 폭락하며 32만 원대까지 밀려났다. 이는 방한 소식에 따른 단기 급등 이후 외국인 투자자들이 대거 차익실현에 나서면서 발생한 현상으로 분석된다.

 

LG그룹주 전반에 걸친 약세는 시장의 과열된 분위기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LG이노텍과 LG씨엔에스 등 주요 계열사 주가도 6~7%대 하락을 면치 못했다. 로보틱스 분야에서의 협업 가능성으로 주목받았던 두산로보틱스 역시 장중 고점 대비 크게 하락한 가격에 거래를 마쳤다. 젠슨 황이 최근 인터뷰에서 로보틱스를 차세대 핵심 관심사로 꼽으면서 투자자들이 몰렸으나, 실제 방한을 하루 앞두고 매물이 쏟아지며 상승분을 상당 부분 반납한 모습이다.

 


정보기술(IT) 대장주인 네이버와 게임업계의 엔씨소프트도 하락 압력을 피하지 못했다. 네이버는 엔비디아와의 AI 데이터센터 협력설로 52주 신고가를 경신한 직후 4% 넘게 떨어졌으며, 엔씨소프트는 14% 이상의 기록적인 낙폭을 보였다. 젠슨 황 CEO가 이해진 네이버 의장,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와 잇달아 만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졌음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이미 발표된 일정보다 실제 회동에서 나올 구체적인 계약 내용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주가 하락에도 불구하고 개인 투자자들의 매수 열기는 꺾이지 않고 있다. 6월 들어 개인은 LG전자를 2조 원 넘게 사들였으며 네이버와 LG이노텍 등에도 수천억 원의 자금을 쏟아부었다. 이는 지난해 젠슨 황과 국내 총수들의 만남 이후 관련 주가가 장기 우상향했던 학습 효과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외국인이 1조 원 이상의 차익을 실현하며 시장을 떠나는 동안, 개인들은 이번 방한이 국내 기업들의 글로벌 AI 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결정적 계기가 될 것이라 확신하는 분위기다.

 


젠슨 황 CEO는 5일 입국 직후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구광모 LG그룹 회장을 만나 고대역폭메모리(HBM) 공급망 강화와 자율주행 솔루션 협력을 논의할 계획이다. 특히 네이버의 로봇 친화형 빌딩인 '1784' 방문 일정은 피지컬 AI 분야에서의 실질적인 기술 제휴 가능성을 시사한다. 업계에서는 엔비디아가 하드웨어를 넘어 소프트웨어와 로보틱스 생태계를 한국 기업들과 함께 구축하려는 전략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내일부터 시작될 연쇄 회동의 결과가 향후 하반기 주도주를 결정할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단순한 친목 도모를 넘어 구체적인 합작법인 설립이나 기술 교환 계약이 성사될 경우, 오늘의 하락은 일시적인 조정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젠슨 황이라는 거물급 인사가 던진 화두가 국내 산업계의 AI 전환 속도를 얼마나 앞당길 수 있을지, 그리고 그것이 기업 가치 상승으로 직결될 수 있을지에 시장의 모든 에너지가 집중되고 있다.

 

해남 도솔암, 일출·일몰 한자리서 보는 '둘레길 명당'

고 북쪽 접경지역의 DMZ 평화의 길까지 연결된 이 거대한 길은 단순히 물리적인 선을 넘어선다. 오랫동안 끊겨 있던 해안 오솔길과 구불구불한 논두렁, 포구의 둑길을 하나로 이으며 국토가 간직해 온 유구한 역사와 인문학적 가치를 복원해내는 작업이다. 도보 여행자들은 이 길 위에서 우리 땅의 숨결을 가장 가까이서 느끼며 느림의 미학을 실천한다.아득한 전체 구간 중에서도 전남 강진과 해남을 관통하는 지점은 코리아둘레길의 백미로 꼽힌다. 이곳은 남해안을 따라온 남파랑길이 마무리되고, 서해안을 따라 올라가는 서해랑길이 새롭게 시작되는 상징적인 장소다. 대륙의 끝이자 바다의 시작인 이곳에서 여행자들은 비로소 한반도의 지형적 특성과 정체성을 온몸으로 체감한다. 끝과 시작이 맞물리는 이 구간은 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한 이들이나 새로운 다짐이 필요한 여행객들에게 깊은 영감을 주는 장소로 명성이 높다.해남의 도솔암은 이 여정에서 반드시 들러야 할 명당 중 하나다. 기암괴석 사이에 위태로운 듯 평온하게 자리 잡은 이 암자는 일출과 일몰을 한자리에서 모두 감상할 수 있는 보기 드문 지리적 조건을 갖추고 있다. 새벽녘 바다 위로 솟아오르는 붉은 태양과 저녁 무렵 서해로 잦아드는 낙조를 동시에 품을 수 있다는 점은 도보 여행자들에게 잊지 못할 감동을 선사한다. 깎아지른 절벽 끝에서 마주하는 자연의 경이로움은 코리아둘레길이 선사하는 최고의 보상 중 하나다.인문학적 깊이를 더해주는 강진의 다산초당 역시 둘레길의 핵심 거점이다. 다산 정약용 선생이 유배 생활 동안 수많은 저서를 남기며 학문을 닦았던 이곳은 남도 길에 서린 고단한 역사와 선비 정신을 상징한다. 울창한 숲길을 지나 초당에 들어서면 선생이 직접 판 연못과 바위에 새긴 글귀들이 여행자를 맞이한다. 길은 단순히 걷는 행위에 그치지 않고, 과거의 인물과 대화하며 현재의 나를 돌아보는 사유의 공간으로 확장된다.코리아둘레길의 완성은 지역 경제와 문화 보존 측면에서도 큰 의미를 지닌다. 소외되었던 작은 포구와 마을들이 길로 연결되면서 새로운 활력이 생겨나고 있기 때문이다. 각 지자체는 둘레길 이용객들을 위해 낡은 민박을 정비하고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걷기 도시락'을 개발하는 등 손님맞이에 한창이다. 여행자들은 길 위에서 만나는 주민들의 따뜻한 인심과 소박한 풍경을 통해 우리 국토에 대한 애착을 더욱 키워나간다.국토의 실핏줄을 따라 걷는 이 여정은 이제 전 국민의 버킷리스트로 자리 잡고 있다. 해안선을 따라 쉼 없이 이어지는 파도 소리와 산등성이를 타고 넘어오는 바람은 걷는 이의 피로를 씻어준다. 남파랑길의 끝자락에서 서해랑길의 첫발을 내딛는 순간, 여행자는 비로소 한반도라는 거대한 유기체의 일원임을 깨닫게 된다. 4,500km의 길 위에 새겨진 수많은 발자국은 오늘도 우리 국토의 새로운 역사를 써 내려가며 다음 여행자를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