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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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사병' 강성재의 손맛, 편의점에 상륙

 편의점 이마트24가 식품 전문 기업 CJ제일제당과 손잡고 밀리터리 드라마 '취사병 전설이 되다'의 세계관을 담은 특색 있는 도시락 '전설의꿀조합'을 17일 전격 출시한다. 이번 신상품은 드라마 속 주인공이 선보여 시청자들의 침샘을 자극했던 이색 레시피를 현실의 식탁으로 옮겨온 것이 특징이다. 단순히 드라마의 이름을 빌리는 수준을 넘어 극 중 핵심 소재인 메뉴를 정교하게 구현해 내며 콘텐츠 소비를 즐기는 젊은 층의 시선을 사로잡겠다는 복안이다.

 

도시락의 메인 메뉴는 드라마에서 큰 화제를 모았던 '홍시떡볶이'다. 주인공 강성재가 휴가 기간 중 전수받은 비법을 부대 취사장에서 재현해 대박을 터뜨렸던 메뉴로, 실제 홍시 퓨레를 첨가해 은은한 단맛을 살렸다. 여기에 참치마요덮밥을 곁들여 매콤달콤한 떡볶이와의 조화를 꾀했으며 김말이, 만두튀김, 동그랑땡, 미트볼 등 군대 식단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반찬들을 풍성하게 구성했다. 가격은 5500원으로 책정되어 가성비를 중시하는 편의점 이용객들의 접근성을 높였다.

 


협업의 바탕이 된 '취사병 전설이 되다'는 평범한 이등병이 요리 재능을 발견하며 부대원들의 입맛을 평정해 나가는 과정을 그린 판타지 드라마다. 극 중에는 '뽀모도로 명태순살조림'과 같이 군대 급식의 고정관념을 깨는 창의적인 메뉴들이 등장해 시청자들 사이에서 실제 맛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해 왔다. 이마트24는 이러한 시청자들의 욕구를 파악해 영상 속 경험을 오감으로 확장하는 전략을 선택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유통업계에서 가속화되고 있는 '콘텐츠 커머스'의 전형적인 사례로 꼽힌다. 소비자들은 이제 단순히 배를 채우기 위해 도시락을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즐겨 보는 콘텐츠의 스토리를 직접 체험하고 공유하는 과정에서 재미를 느낀다. 이마트24는 CJ제일제당의 제조 역량을 빌려 드라마 속 가상의 맛을 높은 수준의 상품으로 완성함으로써 브랜드 충성도를 높이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유영민 이마트24 상품기획자는 상품의 맛뿐만 아니라 그 이면에 담긴 서사에 열광하는 최근 소비 트렌드를 적극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드라마 속 화제의 메뉴를 실제 편의점 매대에서 만나는 경험은 팬들에게는 특별한 즐거움을, 일반 소비자들에게는 신선한 재미를 선사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이마트24는 이번 도시락 출시를 시작으로 자사에서만 만날 수 있는 독점적인 IP 협업 상품군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치열한 편의점 도시락 시장에서 차별화된 스토리는 강력한 경쟁 우위가 된다. 이마트24는 대중적인 인지도를 가진 드라마 IP를 활용해 마케팅 효율을 극대화하는 동시에, 대형 식품 제조사와의 협업으로 맛의 신뢰도까지 확보하는 전략을 취했다. 17일부터 전국 매장에서 판매를 시작하는 '전설의꿀조합' 도시락은 드라마의 감동을 식탁 위에서 재현하며 편의점 먹거리의 새로운 지평을 열 것으로 보인다.

 

유네스코 타이틀, 주민에겐 생존권 족쇄?

최근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유네스코의 엄격한 보존 지침이 오히려 지역의 현대화를 가로막는 장애물로 작용하거나, 감당하기 힘든 수준의 관광객이 몰려들며 원주민의 일상을 파괴하는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 이에 따라 과거의 영광을 뒤로하고 스스로 유산 지위를 내려놓겠다는 지역들이 하나둘 등장하며 국제 사회에 충격을 주고 있다.슬로바키아의 산간 마을 블콜리네츠는 이러한 갈등의 최전선에 서 있다. 1993년 중세 오두막의 원형을 간직했다는 이유로 세계유산에 이름을 올렸지만, 정작 이곳에 거주하는 20여 명의 주민에게 등재는 재앙에 가까웠다. 매년 10만 명 이상의 인파가 좁은 마을을 점령하면서 사생활 침해와 소음 문제가 극에 달했기 때문이다. 참다못한 주민들은 박제된 유산이 아닌 인간다운 삶을 살 권리를 주장하며 공식적인 등재 해제를 요구하고 나섰다. 국제기구의 규제가 주민들에게는 생존을 위협하는 족쇄가 된 셈이다.아프리카 탄자니아의 응고롱고로 자연보존지역 역시 보존과 생존권이 충돌하는 대표적인 사례다. 유네스코의 유산 관리 정책이 강화되면서 이곳에서 대를 이어 살아온 마사이족 주민들이 삶의 터전인 목초지에서 쫓겨나는 상황이 발생했다. 마사이 국제연대동맹은 원주민의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해 차라리 세계유산 목록에서 이 지역을 제외해달라고 강력히 촉구하고 있다. 보존이라는 명목하에 자행되는 강제 이주가 인권 침해 논란으로 번지며 유네스코의 보존 철학에 대한 비판적 시각이 대두되고 있다.이미 유네스코와의 정면충돌 끝에 지위를 박탈당한 사례들도 존재한다. 독일의 드레스덴 엘베 계곡은 2009년 세계유산 목록에서 강제 삭제됐다. 극심한 교통난을 해결하기 위해 현대식 다리 건설을 추진하자 유네스코가 경관 훼손을 이유로 반대했기 때문이다. 주민들은 투표를 통해 유네스코 타이틀 대신 출퇴근의 편리함과 지역 발전을 선택했다. 이는 국제기구의 보존 권고보다 지역 공동체의 실질적인 필요가 우선시될 수 있음을 보여준 상징적인 사건으로 기록됐다.영국의 리버풀 해상 무역 도시 또한 비슷한 전철을 밟았다. 리버풀시는 쇠락한 항구 지역을 재개발해 경제 활력을 찾으려 했으나, 유네스코는 역사적 가치 훼손을 이유로 사업 철회를 압박했다. 결국 리버풀은 2021년 세계유산 지위를 잃었지만, 당시 시장은 유네스코가 도시를 불모지로 남겨두려 한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흥미로운 점은 지위 박탈 이후에도 이들 지역의 관광객 수는 줄어들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이는 세계유산 타이틀이 없어도 지역의 매력만 충분하다면 관광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문화재 전문가들은 이제 유네스코가 일방적인 보존만을 강요하던 과거의 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지적한다. 유적지가 박물관의 전시품이 아닌 사람들이 살아가는 터전이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의미다. 주민의 생활 편의와 경제적 자립을 고려한 유연하고 영리한 보존 계획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세계유산 반납 행렬은 앞으로도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현재와 과거가 공존할 수 있는 새로운 상생 모델을 찾는 것이 전 세계 유적지들이 마주한 시급한 과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