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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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금융 흔들린다” 금융노조, 세종대로 메우는 이유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이 4일 서울 도심에서 대규모 총파업 집회를 열고 정부의 공공기관 지방 이전 정책과 금융권 임금·근로조건 문제에 대한 공동 대응에 나섰다. 산업은행·IBK기업은행·수출입은행 등 주요 국책은행 노조가 대거 참여하면서 금융권 노사 갈등이 다시 고조되는 분위기다.

 

금융노조는 이날 오전 11시 30분부터 오후 3시까지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대한문 방향 세종대로 일대에서 총파업 집회를 진행한다. 노조 측은 약 3만 명 규모의 집회를 신고했다. 이번 집회에는 시중은행뿐 아니라 정부의 지방 이전 논의 대상이 될 수 있는 국책은행 조합원들이 상당수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금융노조가 내건 핵심 요구는 임금 6.0% 인상, 정년 연장, 주4.5일제 도입, 청년 채용 확대, 그리고 금융기관 지방 이전 저지다. 특히 전날 정부가 2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 추진 방향을 발표하면서 국책은행 노조의 반발은 한층 거세졌다.

 

정부는 수도권에 있는 공공기관 350여 곳을 대상으로 지방 이전을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수도권 잔류 최소화’를 원칙으로 삼고 올해 4분기 구체적인 이전 계획을 공개한 뒤, 2027년부터 단계적으로 이전 작업에 들어간다는 구상이다. 다만 산업은행과 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 개별 금융기관의 이전 여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하지만 금융노조는 정부가 이전 대상과 방식에 대한 충분한 검토 없이 정책을 밀어붙이고 있다고 비판한다. 노조는 금융산업이 단순 행정기관과 달리 기업, 투자자, 감독당국, 정책금융기관, 전문 인력이 밀집해 있어야 효율이 높아지는 산업이라고 주장한다. 국책은행을 지역별로 흩어놓을 경우 정책금융의 속도와 전문성이 떨어지고, 결과적으로 국가 금융경쟁력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국책은행 내부의 참여 열기도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은행 노조는 전체 조합원 2250명 가운데 필수 유지 인력을 제외한 1900~2000명가량이 파업에 동참할 것으로 보고 있다. 수출입은행도 조합원 참여율이 80%에 가까운 수준으로 파악됐고, 기업은행 역시 9000명 조합원 중 상당수가 집회에 참석할 것으로 전망된다.

윤석구 금융노조 위원장은 총파업 돌입을 선언하며 “1차 공공기관 이전이 실제로 수도권 집중을 완화했는지, 지역경제에 어떤 효과를 냈는지부터 객관적으로 평가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금융산업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기관을 흩어놓는 방식이 과연 국가 경쟁력을 높이는 길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금융노조는 이번 집회를 시작으로 요구안이 관철될 때까지 투쟁 수위를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노조는 “10만 금융노동자의 힘을 모아 주4.5일제 도입, 실질임금 인상, 청년채용 확대, 국책은행 지방 이전 저지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해외여행 새 코스 된 ‘현지 장보기’

이 확산하는 모습이다.최근 여행업계에서는 이를 ‘식료품점 관광’으로 부른다. 해외 슈퍼마켓을 단순한 장보기 공간이 아니라 여행 코스의 하나로 즐기는 방식이다. 현지인들이 자주 먹는 간식, 음료, 조미료, 즉석식품 등을 직접 고르고 맛보며 여행지의 생활문화를 체험하는 것이다.영국 BBC는 글로벌 호텔 기업 힐튼의 ‘2026년 트렌드 보고서’를 인용해 여행객 10명 중 7명 이상이 해외 식료품점 방문을 즐긴다고 전했다. 미국 여행 전문지 콘데 나스트 트래블러도 ‘식료품점 관광’을 2026년 주목할 여행 트렌드로 꼽았다. 마트 방문이 더 이상 여행 중 남는 시간에 들르는 일정이 아니라, 목적지에서 해봐야 할 경험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의미다.이 같은 흐름은 업계의 움직임에서도 확인된다. 핀란드의 대형 식료품 체인 K-슈퍼마켓은 자사 매장을 여행 플랫폼 트립어드바이저에 관광 명소로 등록했다. 일부 매장은 옥상 벌통에서 직접 생산한 꿀을 판매하거나, 지역 특색을 살린 수제 맥주 라인업으로 관광객의 관심을 끌고 있다. 평범한 장보기 공간이 지역성과 체험 요소를 갖춘 관광 콘텐츠로 변신한 셈이다.여행객들이 해외 마트에서 찾는 것은 거창한 상품이 아니다. 일본에서는 편의점 달걀 샌드위치, 스페인에서는 피스타치오 스프레드, 미국에서는 트레이더 조의 시즈닝처럼 현지에서만 쉽게 구할 수 있는 먹거리가 인기다. 저렴하지만 개성이 뚜렷하고, 여행 후에도 기억에 남는다는 점이 매력으로 꼽힌다.특히 젊은 세대는 SNS를 통해 현지 먹거리 탐색을 여행의 핵심 콘텐츠로 만들고 있다. 해외 편의점 간식, 마트 추천템, 길거리 노점 음식 등을 소개하는 짧은 영상이 인기를 끌면서 ‘스낵패킹’이라는 문화도 확산하고 있다. 스낵패킹은 여행지에서 현지 간식과 음료를 찾아다니고, 이를 먹어보거나 챙겨 오는 방식의 여행 소비를 뜻한다.아메리칸 익스프레스의 ‘2026 글로벌 여행 트렌드 보고서’에서도 이런 경향은 뚜렷하게 나타났다. MZ세대의 대다수는 현지 음식 체험을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요소로 여긴다고 답했다. 현지 간식을 찾는 장소로는 길거리 노점, 빵집, 슈퍼마켓 등이 많이 꼽혔다. 유명 레스토랑 예약보다 현지인이 자주 가는 생활 공간을 찾아가는 데 더 큰 흥미를 느끼는 여행객이 늘고 있는 것이다.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외국인 관광객 사이에서 한국 편의점은 이미 하나의 체험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바나나우유, 컵라면, 삼각김밥, 얼음컵 음료 조합 등은 SNS에서 자주 소개되는 인기 콘텐츠다. 바나나우유와 파우치형 커피를 얼음컵에 섞어 마시는 이른바 ‘뚱바라떼’도 외국인 관광객이 한국에서 시도해볼 만한 편의점 메뉴로 공유되고 있다.현지 슈퍼마켓 관광이 인기를 얻는 이유는 비용 부담이 낮으면서도 여행지의 특징을 쉽게 체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고급 식당이나 유명 관광지는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지만, 마트나 편의점은 누구나 부담 없이 들어갈 수 있다. 진열된 과자, 조미료, 즉석식품, 음료만 봐도 그 나라 사람들이 어떤 맛을 좋아하고 어떤 방식으로 식생활을 즐기는지 엿볼 수 있다.소비자 심리 전문가들은 이런 흐름을 ‘익숙하지만 낯선 경험’으로 설명한다. 장바구니를 들고 물건을 고르고 계산대에 서는 과정은 어느 나라에서나 익숙하다. 하지만 진열대에 놓인 상품, 포장 디자인, 식재료 조합, 가격표는 모두 다르다. 익숙한 행동 속에서 낯선 문화를 발견하는 재미가 여행객을 끌어들이는 것이다.다만 마트와 편의점이 관광지화되면서 부작용도 나타난다. 일본 가와구치코의 한 로손 편의점은 후지산을 배경으로 한 사진 명소로 알려지며 관광객이 몰렸다. 편의점 지붕 위로 후지산이 보이는 구도가 SNS에서 퍼지면서 방문객이 급증했고, 인근 교통 혼잡과 무단 촬영 문제가 이어졌다. 결국 당국은 경비원과 교통 통제 인력을 배치했고, 사진 촬영을 막기 위한 대형 가림막까지 설치했다.전문가들은 현지 슈퍼마켓 관광이 여행의 새로운 즐거움이 될 수 있지만, 그 공간이 지역 주민의 일상 공간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지적한다. 사진 촬영이나 대량 구매, 통행 방해 등으로 현지 생활에 불편을 주지 않는 태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해외여행의 기준은 달라지고 있다. 유명 명소를 찍고 돌아오는 여행에서, 현지의 작은 일상을 맛보고 기록하는 여행으로 관심이 옮겨가고 있다. 슈퍼마켓과 편의점은 그 변화의 가장 가까운 현장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