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생활경제

“불꽃 보러 왔다가 지갑 열었다”…편의점 매출 16배


서울세계불꽃축제에 약 100만명의 관람객이 몰리면서 행사장 주변 편의점들이 큰 폭의 매출 증가를 기록했다. 일부 매장은 하루 기준 최대 매출을 새로 쓰는 등 불꽃축제 특수를 톡톡히 누렸다. 

 

올해 축제는 예년보다 약 한 달 이른 시기에 열리면서 낮과 밤의 기온 차이가 컸다. 이에 따라 시간대별 소비 품목에도 차이가 나타났다. 낮에는 컵얼음과 생수, 음료 등 더위를 식히기 위한 상품이 많이 팔렸고, 저녁에는 무릎담요 같은 방한용품과 야외 관람에 필요한 상품의 판매가 두드러졌다.

 

6일 편의점업계에 따르면 지난 5일 열린 ‘서울세계불꽃축제 2026’에는 주최 측 추산 약 100만명이 찾았다. 여의도와 용산 등 축제장 인근 편의점 매출도 크게 뛰었다.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CU의 경우 여의도와 용산, 반포 등 불꽃축제 영향권에 있는 30여개 매장의 매출이 지난 5일 기준 전주 토요일인 8월 29일과 비교해 최대 16배 증가했다.

 


특히 불꽃축제 핵심 관람 지역인 여의도 한강공원 주변 CU 매장은 방문 고객 수가 한때 최대 120배 가까이 늘었다. 점심시간 이후부터 매출이 빠르게 상승했고, 개막식 직전인 오후 6시 무렵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오후 6시부터 7시까지 한 시간 동안에는 전주 같은 시간보다 매출이 최대 200배까지 증가했다.

 

상품별로는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식품의 판매 증가가 두드러졌다. 도시락 매출은 전주 토요일보다 무려 580배 늘었다. 핫바는 56배, 김밥은 52배, 라면은 43배, 샌드위치는 38배, 삼각김밥은 25배 증가했다.

 

더운 날씨의 영향으로 차가운 상품을 찾는 소비자도 많았다. 컵얼음 매출은 110배 늘었고 생수는 71배, 탄산음료는 43배, 맥주는 37배 증가했다.

 

오랜 시간 불꽃을 기다리거나 관람하는 데 필요한 상품도 많이 팔렸다. 휴대용 배터리 매출은 99배 증가했으며 돗자리는 52배 늘었다. 햇빛을 피하기 위한 우산 매출도 421배까지 뛰었다. 어린 자녀와 함께 축제를 찾은 관람객이 많아지면서 비눗방울 완구 등을 포함한 완구류 판매도 41배 증가했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GS25 역시 축제 영향권에 있는 여의도와 용산 등 7개 매장에서 매출이 전주 토요일보다 최대 7배가량 늘었다. 관람객들이 불꽃축제가 시작되기 전부터 행사장 주변으로 몰리면서 오후 5시부터 7시까지 3시간 동안 하루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이 발생했다.

 

GS25에서는 고피자와 닭강정 등 즉석 간편식 매출이 전주보다 192배 증가했다. 군고구마는 45배, 이온음료는 38배, 얼음컵은 36배 늘었다. 비식품 가운데서는 돗자리 매출이 42배 증가했고 보조 배터리는 30배, 물티슈와 화장지는 14배 늘었다.

 

세븐일레븐도 불꽃축제 영향권에 있는 20여개 매장의 전체 매출이 최대 15배 증가했다. 돗자리와 무릎담요 등 야외용품 판매는 전주 토요일 대비 52배 늘었고, 군고구마와 치킨을 포함한 즉석 간편식 매출은 26배 증가했다. 지난해보다 축제가 일찍 열리면서 모기 활동이 늘어난 영향으로 방충제 매출도 17배가량 증가했다.

 

이마트24 역시 행사장 주변 매장의 매출이 최대 10배 증가했다.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인 품목은 맥주로, 전주 토요일보다 약 35배 많이 팔렸다. 생수 매출은 24배, 얼음은 23배, 탄산음료는 20배 각각 증가했다.

 


편의점업계는 올해 불꽃축제가 예년보다 이른 시기에 열리면서 낮과 밤의 소비 양상이 뚜렷하게 갈렸다고 설명했다. 당시 낮과 밤의 기온 차이가 약 10도에 달하면서 낮에는 주류와 음료, 얼음컵 등에 대한 수요가 집중됐다. 반면 저녁에는 체온을 유지할 수 있는 무릎담요 등 방한·야외용품의 판매가 크게 늘었다.

 

편의점업계 관계자는 불꽃축제를 보기 위해 많은 관람객이 여의도와 한강 주변으로 몰리면서 인근 점포 매출이 크게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어 관람객들이 현장에서 먹거리와 편의상품을 충분히 이용할 수 있도록 주요 매장의 상품 물량을 대폭 늘리고 고객 맞춤형 상품과 서비스를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해외여행 새 코스 된 ‘현지 장보기’

이 확산하는 모습이다.최근 여행업계에서는 이를 ‘식료품점 관광’으로 부른다. 해외 슈퍼마켓을 단순한 장보기 공간이 아니라 여행 코스의 하나로 즐기는 방식이다. 현지인들이 자주 먹는 간식, 음료, 조미료, 즉석식품 등을 직접 고르고 맛보며 여행지의 생활문화를 체험하는 것이다.영국 BBC는 글로벌 호텔 기업 힐튼의 ‘2026년 트렌드 보고서’를 인용해 여행객 10명 중 7명 이상이 해외 식료품점 방문을 즐긴다고 전했다. 미국 여행 전문지 콘데 나스트 트래블러도 ‘식료품점 관광’을 2026년 주목할 여행 트렌드로 꼽았다. 마트 방문이 더 이상 여행 중 남는 시간에 들르는 일정이 아니라, 목적지에서 해봐야 할 경험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의미다.이 같은 흐름은 업계의 움직임에서도 확인된다. 핀란드의 대형 식료품 체인 K-슈퍼마켓은 자사 매장을 여행 플랫폼 트립어드바이저에 관광 명소로 등록했다. 일부 매장은 옥상 벌통에서 직접 생산한 꿀을 판매하거나, 지역 특색을 살린 수제 맥주 라인업으로 관광객의 관심을 끌고 있다. 평범한 장보기 공간이 지역성과 체험 요소를 갖춘 관광 콘텐츠로 변신한 셈이다.여행객들이 해외 마트에서 찾는 것은 거창한 상품이 아니다. 일본에서는 편의점 달걀 샌드위치, 스페인에서는 피스타치오 스프레드, 미국에서는 트레이더 조의 시즈닝처럼 현지에서만 쉽게 구할 수 있는 먹거리가 인기다. 저렴하지만 개성이 뚜렷하고, 여행 후에도 기억에 남는다는 점이 매력으로 꼽힌다.특히 젊은 세대는 SNS를 통해 현지 먹거리 탐색을 여행의 핵심 콘텐츠로 만들고 있다. 해외 편의점 간식, 마트 추천템, 길거리 노점 음식 등을 소개하는 짧은 영상이 인기를 끌면서 ‘스낵패킹’이라는 문화도 확산하고 있다. 스낵패킹은 여행지에서 현지 간식과 음료를 찾아다니고, 이를 먹어보거나 챙겨 오는 방식의 여행 소비를 뜻한다.아메리칸 익스프레스의 ‘2026 글로벌 여행 트렌드 보고서’에서도 이런 경향은 뚜렷하게 나타났다. MZ세대의 대다수는 현지 음식 체험을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요소로 여긴다고 답했다. 현지 간식을 찾는 장소로는 길거리 노점, 빵집, 슈퍼마켓 등이 많이 꼽혔다. 유명 레스토랑 예약보다 현지인이 자주 가는 생활 공간을 찾아가는 데 더 큰 흥미를 느끼는 여행객이 늘고 있는 것이다.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외국인 관광객 사이에서 한국 편의점은 이미 하나의 체험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바나나우유, 컵라면, 삼각김밥, 얼음컵 음료 조합 등은 SNS에서 자주 소개되는 인기 콘텐츠다. 바나나우유와 파우치형 커피를 얼음컵에 섞어 마시는 이른바 ‘뚱바라떼’도 외국인 관광객이 한국에서 시도해볼 만한 편의점 메뉴로 공유되고 있다.현지 슈퍼마켓 관광이 인기를 얻는 이유는 비용 부담이 낮으면서도 여행지의 특징을 쉽게 체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고급 식당이나 유명 관광지는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지만, 마트나 편의점은 누구나 부담 없이 들어갈 수 있다. 진열된 과자, 조미료, 즉석식품, 음료만 봐도 그 나라 사람들이 어떤 맛을 좋아하고 어떤 방식으로 식생활을 즐기는지 엿볼 수 있다.소비자 심리 전문가들은 이런 흐름을 ‘익숙하지만 낯선 경험’으로 설명한다. 장바구니를 들고 물건을 고르고 계산대에 서는 과정은 어느 나라에서나 익숙하다. 하지만 진열대에 놓인 상품, 포장 디자인, 식재료 조합, 가격표는 모두 다르다. 익숙한 행동 속에서 낯선 문화를 발견하는 재미가 여행객을 끌어들이는 것이다.다만 마트와 편의점이 관광지화되면서 부작용도 나타난다. 일본 가와구치코의 한 로손 편의점은 후지산을 배경으로 한 사진 명소로 알려지며 관광객이 몰렸다. 편의점 지붕 위로 후지산이 보이는 구도가 SNS에서 퍼지면서 방문객이 급증했고, 인근 교통 혼잡과 무단 촬영 문제가 이어졌다. 결국 당국은 경비원과 교통 통제 인력을 배치했고, 사진 촬영을 막기 위한 대형 가림막까지 설치했다.전문가들은 현지 슈퍼마켓 관광이 여행의 새로운 즐거움이 될 수 있지만, 그 공간이 지역 주민의 일상 공간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지적한다. 사진 촬영이나 대량 구매, 통행 방해 등으로 현지 생활에 불편을 주지 않는 태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해외여행의 기준은 달라지고 있다. 유명 명소를 찍고 돌아오는 여행에서, 현지의 작은 일상을 맛보고 기록하는 여행으로 관심이 옮겨가고 있다. 슈퍼마켓과 편의점은 그 변화의 가장 가까운 현장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