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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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지은행 맡기라는데…농민들 “비용 어쩌나”


농지 전수조사를 둘러싼 농민들의 불안이 커지는 가운데 정부가 관행적으로 이뤄진 불법 임대차를 합법화하기 위한 보완책을 내놨지만 현장에서는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농지은행에 임대를 맡길 경우 수수료와 행정 비용이 발생하는 데다 업무를 담당할 인력도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충남 공주시 우성면에서 농사를 짓는 박종민씨는 약 1만평의 농지를 빌려 경작해왔지만 지난 6월 땅 주인의 요구로 농사를 중단했다. 전수조사가 시작된 직후 땅 주인이 “이제는 직접 농사를 짓겠다”고 했기 때문이다.

 

박씨는 정부가 내놓은 보완책 역시 현장의 사정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농지 소유주가 일정 기간 직접 농사를 지어야 양도소득세 감면 혜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땅 주인들이 임대차 계약을 공식화하는 것을 꺼리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정부와 여당은 지난 21일 관행적으로 이뤄진 불법 임대차 농지를 한국농어촌공사의 농지은행에 임대 위탁하면 합법적인 임대차로 전환할 수 있도록 하는 등의 대책을 발표했다. 맹지나 경사지 등 농사를 짓기 어려워 방치한 휴경 농지도 농지은행에 관리를 맡기면 불법으로 보지 않는 방안도 포함됐다.

 

그러나 농민들은 농지은행을 이용하는 과정에서 추가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농지은행은 임대 수탁의 대가로 소유주에게 매년 연간 임차료의 5%를 수수료로 받고 있다. 농업인은 올해부터 해당 수수료가 면제되지만 비농업인은 부담해야 한다.

 


도시에 거주하면서 농지를 임대하고 있는 소유주라면 기존 구두계약을 농지은행을 통한 공식 계약으로 바꾸는 순간 새로운 비용이 발생하는 셈이다. 수수료 부담이 임차농에게 넘어갈 가능성도 있다.

 

행정 절차에 드는 비용도 문제로 꼽힌다. 임대인과 임차인은 각각 여러 종류의 서류를 준비해야 한다. 일부는 행정사에게 업무를 맡기기도 하는데, 한 행정사는 농지 1필지당 기본 50만원에 추가 필지마다 20만원을 받는다고 설명했다.

 

농지은행의 업무가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정부는 불법 임대차를 해소하기 위한 임대 수탁 신청을 원칙적으로 모두 받아준다는 입장이다. 전국 93곳의 농지은행으로 신청이 몰릴 가능성이 있지만 담당 인력은 충분하지 않은 상황이다.

 

한국농어촌공사 관계자는 농지 임대 업무 담당자가 지사별로 평균 4명 정도라고 밝혔다. 기본조사 결과 전국 조사 대상 농지의 27%에 해당하는 약 284만필지가 불법 임대차나 무단 휴경 등 농지법 위반 의심 농지로 분류됐다. 정부는 관행적 불법 임대차를 정리하기 위한 ‘임대차 특별 정비 기간’을 11월 15일까지 운영한다.

 

실제 처리 지연 사례도 있다. 한 행정사는 지난 6월 접수한 농지 임대 수탁 절차를 마무리하는 데 3개월이 걸렸다고 전했다.

 

농지값 하락과 맞물려 농지연금 신청이 급증하는 것도 또 다른 문제다. 농지연금은 농지를 담보로 맡기고 매달 일정 금액을 연금 형태로 받는 제도다. 농지 가격이 더 떨어지기 전에 신청하려는 농민과 농지를 팔지 못해 자금이 필요한 농민들이 몰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국농어촌공사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전국 농지연금 신청 건수는 4988건으로 지난해 연간 신청 건수 3907건을 이미 넘어섰다. 현재 대기자도 3688명에 달한다. 일부 지역에서는 신청 후 장기간 기다려야 하는 상황까지 나타나고 있다.

 

정부는 올해 2766억원인 농지연금 예산을 내년 3444억원으로 늘릴 계획이지만 추가적인 증액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양준석 가톨릭대 교수는 정부가 농민들의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대책을 내놨지만 정책을 시행하기 전에 현장의 문제를 충분히 검토했는지 의문이 있다고 지적했다. 농지 전수조사를 둘러싼 혼란을 줄이기 위해서는 임차농과 농지 소유주가 실제로 겪는 비용과 행정 부담까지 함께 살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치킨 좋아한다면 올가을 수원 가볼까

까지 이어지는 미식 여행 프로그램이 마련됐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식진흥원이 추진하는 ‘2026 K-치킨벨트’ 사업에 수원이 포함되면서 수원시와 수원문화재단은 ‘치킨과 함께하는 수원 K-헤리티지 미식여행’을 선보였다. 치킨을 먹는 데서 끝나지 않고 음식에 얽힌 역사와 수원의 문화까지 경험하도록 구성한 프로그램이다.수원 통닭거리의 역사는 1970년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매향통닭을 시작으로 통닭집들이 하나둘 들어섰고, 1980~1990년대에는 진미통닭과 용성통닭, 장안통닭 등이 문을 열었다. 닭을 통째로 튀겨 팔던 옛 조리 방식이 오늘날까지 이어지면서 ‘통닭거리’라는 이름도 자리 잡았다.현재 이곳에는 약 15곳의 통닭집이 영업하고 있다. 프라이드와 양념, 간장 통닭 등 가게마다 반죽과 양념, 조리법이 조금씩 다르다. 특히 커다란 가마솥에서 닭을 튀기는 모습은 수원 통닭거리의 대표적인 풍경이다.수원을 대표하는 또 다른 음식인 갈비와 통닭을 결합한 왕갈비통닭도 이곳의 명물이다. 남문통닭 김경재 대표가 개발한 레시피로 알려져 있으며, 수원 갈비와 통닭이라는 지역 음식의 특징을 하나로 묶었다.김 대표는 왕갈비통닭을 특정 가게만의 음식이라기보다 수원의 음식문화가 만들어낸 결과라고 설명한다. 관련 특허와 상표권을 보유하고 있지만 다른 통닭집에도 조리 노하우를 공유하면서 왕갈비통닭이 수원을 알리는 음식으로 자리 잡기를 바라고 있다.이번 여행의 첫 목적지는 국립농업박물관이다. 농업과 축산에 대한 설명을 들은 뒤 교육 공간에서 직접 치킨을 만들어본다. 남문통닭 매니저가 매장에서 사용하는 큰 뼈닭을 가져와 손질과 튀김 과정을 보여준다.닭다리에 칼집을 내 속까지 익도록 한 뒤 치킨 파우더와 물을 섞은 반죽을 입혀 튀긴다. 남문통닭에서는 12호 이상의 큰 닭을 사용하는데, 여러 사람이 한 마리를 함께 나눠 먹던 옛 통닭 문화가 조리 방식에도 남아 있다는 설명이다.커다란 무쇠 가마솥을 사용하는 것도 수원 통닭거리의 특징이다. 차가운 닭을 여러 마리 넣어도 온도가 쉽게 떨어지지 않고 빠르게 회복돼 바삭하게 튀기는 데 유리하다는 것이다.왕갈비통닭의 마지막 과정은 소스를 입힌 치킨을 다시 굽는 것이다. 양념을 버무린 치킨을 철판에 펼쳐 오븐에 넣으면 달고 짭조름한 소스에 구운 향이 더해진다. 갈비를 구워 먹는 음식이라는 점에서 착안한 조리법이다.직접 만든 치킨을 맛본 뒤에는 통닭거리로 이동한다. 이날 프로그램에는 10개 점포의 치킨을 한자리에서 맛볼 수 있는 샘플러가 준비됐다. 테이스팅 노트를 보면서 각 점포의 치킨을 차례로 비교할 수 있다.프라이드와 양념, 간장부터 왕갈비통닭까지 같은 골목에서 만들어진 음식이지만 맛은 제각각이다. 진미통닭은 오뚜기와 협업해 선보인 ‘진짬뽕 통닭’도 내놓았다. 향후에는 가이드와 함께 골목을 걸으며 각 점포의 치킨을 하나씩 맛보는 거리 투어도 추진될 예정이다.치킨을 맛본 뒤에는 화성행궁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통닭거리에서 걸어서 10분도 채 걸리지 않는 거리다. 이곳에서는 정조가 어머니 혜경궁 홍씨를 위해 1795년 마련한 회갑연을 중심으로 조선 왕실의 음식 문화를 살펴볼 수 있다.화성행궁에는 당시 잔치에 사용된 음식과 상차림이 재현돼 있다. 음식이 높게 쌓인 잔칫상과 종이꽃 장식 등을 통해 당시 왕실의 연회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치킨으로 시작한 여행이 조선 왕실의 밥상 이야기로 이어지는 셈이다.밤에는 화성행궁의 야간개장도 즐길 수 있다. 오는 11월 1일까지 매주 금요일부터 일요일과 공휴일 오후 6시부터 9시 30분까지 야간개장이 진행된다. 화서문과 장안문, 장안공원 일원에서는 10월 6일까지 ‘2026 수원화성 미디어아트’도 열린다. 오후 6시부터 10시까지 성곽과 공원이 빛으로 물든다.치킨 한 마리를 먹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만들고, 통닭거리의 여러 맛을 비교한 뒤 수원의 역사와 야경까지 즐기는 여행이다. 익숙한 치킨을 출발점으로 수원의 음식과 문화, 관광지를 한 번에 경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가을 여행 코스로 눈길을 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