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글로벌

파나소닉, 70년 만에 TV 사업 '백기'

 '일본 기술력의 자존심'으로 불리던 파나소닉 TV가 70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한때 'Made in Japan'의 상징과도 같았던 일본 TV는 한국과 중국의 거센 추격을 견디지 못하고 결국 백기를 든 것이다.

 

1952년 TV 사업에 첫 발을 내딛은 파나소닉은 1970~80년대 '나쇼날' 브랜드로 전 세계 가전 시장을 호령했다. 당시 파나소닉 TV는 뛰어난 화질과 내구성을 자랑하며 국내에서도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TV는 역시 나쇼날'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그러나 2000년대 들어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한국 기업들이 LCD TV 시장을 주도하기 시작하면서 파나소닉의 아성은 흔들리기 시작했다. 뒤늦게 LCD TV 시장에 뛰어든 파나소닉은 한국 기업들의 기술 경쟁력을 따라잡지 못하고 가격 경쟁에 매달리는 악순환에 빠졌다.

 

"한 번 잃어버린 기술 격차는 좀처럼 따라잡기 힘들다"는 업계의 정설을 파나소닉도 피해갈 수는 없었다. 2010년대에는 중국 업체들까지 저가 공세에 가세하면서 파나소닉의 설 자리는 더욱 좁아졌다.

 


파나소닉은 OLED TV 시장 진출 등 자구 노력을 기울였지만, 이미 격차가 벌어진 기술력을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이었다. 2015년에는 소니와 합작으로 OLED 패널 생산 업체 'JOLED'를 설립하며 반격을 노렸지만, 생산 수율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2023년 파산이라는 쓴맛을 봤다.

 

결국 파나소닉은 2022년 북미 시장에서 TV 판매를 중단한 데 이어, 2023년에는 자국 시장에서도 철수 수순을 밟게 됐다. 전문가들은 파나소닉의 몰락을 "신기술 개발보다는 단기적인 가격 경쟁에 치중한 결과"라고 분석하며, "변화에 뒤처진 일본 제조업의 현실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라고 지적했다.

 

한때 세계 TV 시장을 석권했던 일본은 이제 한국과 중국에 왕좌를 내주고 쓸쓸한 퇴장을 준비하고 있다. 파나소닉의 몰락은 "영원한 승자는 없다"는 냉혹한 시장 경제의 논리를 다시 한번 증명하고 있다.

 

4050, 교복 입고 설악산 수학여행 떠나는 기막힌 이유

1월 한 달간, 장기 침체에 빠진 설악동 관광지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2025 설악동 활성화 프로그램-추억감성여행'을 총 4회에 걸쳐 운영한다고 밝혔다. 이번 프로그램은 단순한 관광 상품을 넘어, 아련한 향수를 자극하는 '레트로' 감성과 설악산의 수려한 자연 및 속초 고유의 지역 자원을 결합한 1박 2일 체류형 체험 콘텐츠다. 한 팀당 약 15명, 총 60명 규모로 진행되는 이 실험적인 여행이 과연 설악동의 부활을 이끄는 신호탄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이번 '추억감성여행'의 핵심 콘셉트는 바로 '다시 떠나는 수학여행'이다. 참가자들은 빛바랜 사진 속에서나 볼 법한 옛 교복을 맞춰 입고, 마치 학창 시절로 돌아간 듯한 설렘을 안고 1박 2일의 여정을 시작한다. 여행의 동선은 속초와 설악동의 매력을 온전히 느낄 수 있도록 세심하게 짜였다. 실향민의 애환이 서린 아바이마을을 전문 해설사와 함께 둘러보고, 직접 함경도식 만두를 빚으며 그들의 문화를 체험한다. 이어서 설악산의 백미로 꼽히는 케이블카에 탑승해 울긋불긋한 단풍과 어우러진 권금성의 절경을 감상하고, 활기 넘치는 속초관광수산시장을 방문해 동해의 싱싱한 먹거리를 맛본다. 이튿날에는 고즈넉한 사찰에서 불교 문화를 체험하고, 만추의 정취가 물씬 풍기는 설악산 단풍길을 트레킹하며 여행의 대미를 장식한다.속초시가 이처럼 '추억'을 전면에 내세운 데에는 분명한 목적이 있다. 이번 프로그램은 특정 세대만을 겨냥하는 것이 아니라, 중장년층과 젊은 세대를 모두 아우르는 영리한 전략을 구사한다. 교복을 입고 떠나는 수학여행이라는 콘셉트는 40~60대 중장년층에게는 아련한 향수와 함께 젊은 날의 추억을 소환하는 감동적인 경험을 선사한다. 동시에, 옛것에서 새로움과 재미를 찾는 '뉴트로(New-tro)' 트렌드에 열광하는 20~30대 젊은 세대에게는 독특하고 이색적인 체험형 콘텐츠로 매력을 어필한다. 이처럼 세대를 초월한 공감대를 형성함으로써, '추억감성여행'은 단순한 관광을 넘어 부모와 자녀가 함께 소통하고 즐기는 특별한 시간을 만들어낼 것으로 기대된다.나아가 이번 프로그램은 관광객 유치를 통한 지역 상권 활성화라는 실질적인 목표를 품고 있다. 참가자들의 숙박을 설악동 내 숙박 단지와 직접 연계하고, 식사 및 체험 활동을 지역 업체들과 함께 진행함으로써 관광객의 소비가 지역 경제에 실질적인 보탬이 되도록 설계했다. 이병선 속초시장은 "11월의 속초는 가을 여행의 최적기"라며, "이번 여행은 단순한 관광을 넘어 세대 간 공감대를 형성하고 자연과 문화를 함께 즐기는 의미 있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과연 수십 년의 추억을 소환하는 이번 감성 여행이 깊은 침체의 늪에 빠진 설악동에 새로운 희망의 바람을 불어넣을 수 있을지, 그 결과에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