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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 둘러싼 권력게임 시작.."美 재무도 파월 압박"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를 공개적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그는 연준의 본부 보수공사에 투입된 비용이 지나치게 과하다고 지적하며, 자신이 이끄는 정부효율부(DOGE)를 파견해 조사를 고려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머스크는 30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 인근에서 기자들과 만나 “연준이 인테리어 공사에 25억 달러(약 3조6천억 원)를 쓰고 있다는데, 이는 납세자의 돈이 사용되는 만큼 반드시 들여다봐야 한다”며 강한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이런 자금 사용은 눈살을 찌푸리게 만든다”고 덧붙였다.

 

연준은 2021년부터 본부 리노베이션 공사를 진행 중이며, 2022년 기준 총비용은 25억 달러로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연준 측은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건축 자재 및 인건비가 대폭 상승했기 때문”이라며 해명했다. 연준은 의회의 직접적인 예산 지원 없이 자체 자산 수익으로 운영되고 있으나, 최근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 여파로 인해 이자지출이 수익을 초과하면서 적자 상황에 직면해 있다.

 

머스크의 발언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조기 해임 가능성을 시사한 이후 나와, 정치적 맥락 속에서 연준을 둘러싼 갈등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른 것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파월 의장을 향해 금리 인하를 압박하면서 “임기가 빨리 끝나야 한다”며 사임을 원하면 빠르게 물러날 것이라는 발언까지 했지만, 이후 “해임할 생각은 없다”며 한발 물러선 바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머스크의 발언이 트럼프 대통령이 연준에 대한 통제력을 강화하려는 의지를 반영하는 최근 사례로, 이는 연준의 독립성을 신뢰하는 투자자들에게 불안을 유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DOGE가 정부 기관의 비효율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민감한 정부 데이터를 다뤄 문제가 된 전례를 감안하면, 연준 조사가 실제 진행될 경우 비슷한 우려가 현실화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연준은 통화정책 심의 및 감독 대상 은행에 대한 독점 정보를 다루는 이사회와 12개 지역은행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와 관련된 자료는 외부 노출 시 금융시장에 상당한 파장을 일으킬 수 있다.

 

 

 

한편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현재 2년 만기 국채 금리가 연방기금 금리보다 낮다는 점을 지적하며, 이는 연준이 금리를 인하해야 한다는 시장의 시그널이라고 주장했다. 2년 만기 국채 금리는 현재 연 3.66%로, 연준 기준금리(4.25\~4.5%)보다 크게 낮다. 베선트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10년 만기 국채 금리 역시 하락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달 1일 기준 해당 금리가 4.21%로, 취임 당시의 4.63%보다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도 국채 금리 하락은 “과거처럼 물가 급등이 재현되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라며, 이는 미국 재정에 긍정적인 신호라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연준을 향해 “정말 일을 잘하지 못하고 있다”며 올해 금리 인하를 하지 않은 점에 대해 파월 의장을 강하게 비판했다.

 

베선트 장관의 발언은 연준에 대한 정치권의 압박이 더욱 거세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시장 전망은 연준이 오는 7일 열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동결할 것이라 예측하고 있다. 인플레이션율이 여전히 목표치인 2%를 상회하고 있으며,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물가 상승 압력을 높일 수 있다는 점이 그 이유다.

 

베선트 장관은 관세 문제와 관련해 중국과 초기 협상을 진행할 가능성도 언급했다. 그는 “중국에 대한 현재의 관세율은 무역 금지 수준”이라며, “중국이 우선적으로 관세를 낮춰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미국은 휴가철을 앞두고 있어 수요가 높은 시기에 중국에 대한 주문이 없으면 큰 타격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반면 로런스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은 베선트 장관의 발언을 두고 “재무장관으로서 부적절한 언급”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블룸버그TV에 출연해 “2년 만기 국채 금리로 연준의 통화정책 방향을 추론하는 것은 비합리적”이라며, “연준이 금리를 인하한다면 이는 심각한 정책 오류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금리 인하는 연준의 인플레이션 억제 의지에 대한 신뢰를 훼손할 수 있고, 장기 차입비용을 오히려 증가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처럼 연준을 둘러싼 머스크의 공개 비판과 트럼프 행정부 측의 지속적인 압박, 그리고 내부와 외부의 엇갈린 시선은 향후 미국의 금리정책에 중대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90분간 '생각 제로' 상태 유지... 한강 멍때리기 대회 우승팀은 누구?

쟁률인 57대 1을 기록하며 대회의 인기를 실감케 했다.대회장에 들어서자 참가자들의 다양한 멍때리기 자세가 눈길을 끌었다. 어떤 이는 허공을 바라보며 초점 없는 눈빛으로 완벽한 무념무상의 상태를 추구했고, 또 다른 이는 준비해온 인형을 뚫어지게 응시했다. 무릎을 꿇고 두 손을 모아 마치 기도하듯 깊은 멍 상태에 빠져드는 참가자도 있었다."사연 하나하나가 너무 절절해서 뽑는데 어려움이 있었다"는 대회 기획자 웁쓰양의 말처럼, 올해 지원자들은 그 어느 때보다 다양한 직업군과 연령대를 아우르고 있었다. 구급대원, 교도관, 회사원, 학생 등 일상에서 쉴 틈 없이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이 '멍때리기'라는 특별한 휴식을 찾아 모여든 것이다.경기도 수원시에서 온 신승빈 씨는 "평소 슬퍼도 웃어야 하는 삐에로 같은 직업이라 멍은 잘 때릴 것 같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서울 옥청초등학교 4학년 김주아 양은 "수업 시간에 멍때리다가 선생님 말씀을 못 들은 적도 있다"며 "1등할 자신이 있어서 아빠에게 신청해 달라고 했다"고 천진난만하게 참가 계기를 밝혔다.대회는 총 90분간 진행되었으며, 참가자들은 움직임이나 표정 변화, 졸음, 잡념 등이 감지되면 탈락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시작 후 15분이 지났을 때 첫 탈락자가 발생했고, 이를 기점으로 참가자들이 하나둘 탈락하기 시작했다. 심사위원들은 참가자들의 심박수 변화와 집중도를 면밀히 관찰하며 순위를 매겼다.대회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명상 전문가 박지원 씨는 "멍때리기는 단순히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게 아니라, 자신의 내면에 집중하는 시간"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대인들이 끊임없이 스마트폰을 들여다보고 정보를 소비하는 생활 속에서 진정한 휴식을 취하기 어렵다"며 "멍때리기는 뇌를 쉬게 하는 최고의 방법"이라고 설명했다.치열한 경쟁 끝에 최종 우승은 3인조 밴드 '고요한 밤'이 차지했다. 이들은 심박수 기록과 관객 투표에서 모두 높은 점수를 받아 멍때리기 최고수로 인정받았다. 우승팀 리더 김태환 씨는 "밴드 활동과 일상에서 받는 스트레스를 잠시 내려놓고 싶었다"며 "멍때리는 동안 오히려 새로운 음악적 영감이 떠올랐다"고 소감을 전했다.대회에 참가한 모든 이들은 비록 순위는 갈렸지만, 일상의 분주함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는 데 의미를 두었다. 주최 측은 "현대 사회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의 가치를 재조명하고, 참가자들에게 진정한 휴식의 기회를 제공하고자 했다"며 내년에는 더 많은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규모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