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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식 외교쇼..남아공 대통령 면전에 '살인 영상' 틀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을 방문한 시릴 라마포사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에게 공개적인 질문 공세를 퍼부으며 또다시 외교 무대에서 파장을 일으켰다. 21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진행된 이 회담은 정상 간 외교 관례를 무시한 채 생중계 카메라 앞에서 일방적인 비판과 자료 제시가 이어지며 외교 결례 논란으로 번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이 시작되자마자 남아공에서 벌어지고 있다는 ‘백인 농부 집단 살해’ 의혹을 정면으로 제기하며 라마포사 대통령을 몰아붙였다. “당신은 그들(흑인)이 땅을 빼앗도록 허용하고, 그들은 땅을 빼앗을 때 백인 농부를 살해한다”는 발언과 함께, 관련 동영상까지 백악관 집무실 내 대형 TV로 상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영상 상영을 위해 조명을 낮추고 화면을 켜라는 지시까지 직접 내렸다.

 

 

 

회담 전에는 관련 기사들을 인쇄해 뭉치로 준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자료들을 라마포사 대통령에게 직접 건네며, 의혹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제시했다. 이 모든 장면은 생중계 카메라와 취재진이 지켜보는 가운데 진행돼 라마포사 대통령에게 공개적인 압박이 됐다.

 

이 같은 상황은 지난 2월 말 우크라이나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이 백악관을 찾았을 때의 상황을 떠올리게 한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과 종전 방안을 놓고 고성을 주고받았으며, 협상력을 전면 부정하는 발언까지 쏟아내며 상대를 곤란에 빠뜨렸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사실상 쫓겨나듯 회담장을 떠났고, 그 장면은 생중계를 통해 전 세계에 방영됐다.

 

이번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전부터 ‘공격’을 준비한 정황이 포착됐다. CNN에 따르면, 회담 직전 백악관 서관으로 대형 TV 두 대가 옮겨졌고, 영상 상영이 예정돼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외교 무대에서 보기 드문 이와 같은 연출은 트럼프 대통령이 리얼리티 쇼에 가까운 방식으로 정상 외교를 이끌고 있다는 평가를 낳고 있다.

 

이러한 트럼프식 외교는 국제 사회에서 비판을 받고 있다. 영국 BBC는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 스타일이 국내 지지층을 대상으로 한 정치적 퍼포먼스에 가까우며, '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프로젝트의 핵심 전략인 대중의 분노 유지를 목표로 삼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백인 노동자층을 중심으로 한 극우 보수층에 ‘해외 백인 피해’를 강조하는 메시지를 보내려는 의도가 이번 라마포사 대통령 공격에도 작용했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영국 가디언은 트럼프 대통령이 외교 무대를 사실상 ‘리얼리티 쇼’로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TV 쇼 ‘어프렌티스’ 진행자 출신인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연출 방식은 상대국 정상들에게 깊은 당혹감을 안기고 있으며, 백악관을 우호적 외교 공간이 아닌 ‘기습 질문과 공개 망신의 장소’로 바꾸고 있다는 평가다.

 

미국의 정치 전문 매체 악시오스는 백악관 집무실이 이제 세계 지도자들에게 ‘위험 구역’으로 인식되고 있다고 전했다. 정상들이 미국을 방문해 우호 관계를 다지고 정치적 명분을 얻는 것이 전통적인 외교 목표였다면,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 하에서는 백악관 방문 자체가 큰 정치적 리스크가 된다는 것이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다시 집권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각국 지도자들은 향후 워싱턴 방문을 보다 신중하게 계획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악시오스는 지적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월에도 남아공 정부가 아파르트헤이트(인종차별 정책) 청산을 명분으로 추진 중인 토지 무상 몰수 정책을 정면 비판하며 미국의 원조 중단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이번 라마포사 대통령 공격 역시 이러한 맥락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의 돌발적이고 공격적인 외교 행보는 지지층에게는 강력한 지도자로의 이미지를 심어주는 동시에, 외교 무대에서는 불확실성과 긴장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기존의 외교 관례와 절차를 무시하는 이 같은 접근이 단기적 효과를 낼 수는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미국 외교의 신뢰성과 위상에 심각한 손상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붉은 말 포토존에 화려한 불꽃놀이까지? 2026년은 강릉으로

모래시계공원 일대에서 '2026 병오년 해맞이 행사'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매년 수많은 인파가 찾는 대한민국 대표 해돋이 명소에서 시민과 관광객이 함께 어우러져 희망찬 새해를 맞이할 수 있도록, 그 어느 때보다 다채롭고 풍성한 프로그램으로 관람객을 맞이할 준비를 마쳤다. 묵은해를 보내고 떠오르는 첫해를 맞이하는 벅찬 감동을 강릉의 겨울 바다에서 만끽할 수 있을 전망이다.이번 행사의 핵심 테마는 '붉은 말의 해'다. 경포해변 중앙광장에 설치되는 특설무대에서는 31일 저녁 8시부터 새해 첫날인 1월 1일 0시 30분까지 다채로운 공연이 펼쳐지며, 한 해의 소망을 적어 거는 소망트리와 전통놀이 체험존이 운영되어 연말의 흥겨운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킨다. 특히 '신년 라이트닝존'에서는 감성적인 조명 아래 특별한 추억을 사진으로 남길 수 있으며, 병오년을 기념해 특별 제작된 '붉은 말' 형상의 대형 야외 포토존이 24일부터 내년 1월 5일까지 설치되어 강릉을 찾는 이들에게 독특한 볼거리와 즐길 거리를 제공한다. 자정이 되는 순간에는 모두가 함께 외치는 카운트다운에 이어 화려한 불꽃놀이가 밤하늘을 수놓으며 2026년의 시작을 화려하게 알린다.정동진 모래시계공원 역시 경포해변과 같은 시간, 희망을 나누는 축제의 공간으로 탈바꿈한다. 특설무대 공연과 체험존이 운영되며, 무엇보다 정동진의 상징과도 같은 '모래시계 회전식'이 새해맞이 행사의 대미를 장식한다. 거대한 모래시계가 새로운 시작을 위해 몸을 뒤집는 장관은 오직 정동진에서만 볼 수 있는 특별한 이벤트로, 지난 한 해를 보내고 새로운 1년을 시작하는 상징적인 의미를 더하며 관람객들에게 잊지 못할 감동을 선사할 예정이다. 경포의 현대적인 축제 분위기와 정동진의 낭만적인 감성이 어우러져 취향에 따라 새해 첫 순간을 선택해 즐길 수 있다.강릉시는 수많은 인파가 몰릴 것을 대비해 안전 관리에 총력을 기울인다. 경포와 정동진에 각각 행사관리본부를 운영하고, 특히 인파가 집중되는 일출 시간대(오전 7~8시)에는 교통 및 안전을 위한 전담 인력을 집중 배치하여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다. 다만, 관광객의 안전을 위해 바다부채길, 바다내음캠핑장, 사천 해중공원 전망대 등 일부 시설은 해돋이 시간대 출입이 통제되므로 방문객들의 주의가 필요하다. 엄금문 시 관광정책과장은 "시민과 관광객 모두가 안전하고 따뜻하게 새해를 시작할 수 있도록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며 강릉에서의 희망찬 새해 첫 출발을 기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