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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부자나라 韓, 방위비 더 내라"..관세·방위비 압박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한국을 상대로 무역과 안보 전방위 압박에 나섰다. 트럼프는 지난 7일(현지시간) 이재명 대통령에게 25% 상호관세 부과 방침을 통보한 데 이어, 이튿날에는 방위비 분담금 대폭 증액과 국방예산 인상을 요구하면서 본격적인 ‘청구서 외교’에 시동을 걸었다. 전문가들은 향후 예정된 한미정상회담에서 트럼프가 이 같은 사안을 ‘원스톱 쇼핑’ 형태로 밀어붙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트럼프는 8일 백악관 내각회의에서 “한국은 주한미군에 너무 적은 돈을 내고 있다”며, “나는 과거 한국에 100억달러(약 13조7000억원)를 요구했고, 전화 한 통으로 30억달러를 벌었다”고 자찬했다. 그는 “그들은 난리가 났지만 결국 인상에 동의했다”고 언급하면서 “다음 해 재협상을 앞두고 부정선거가 터졌고, 바이든이 아무것도 받지 않았다”며 기존 행정부를 비난했다. 그러나 당시 트럼프 행정부의 공식 요구는 100억달러가 아닌 50억달러였고, 이는 2019년 한국 분담금(1조389억원)의 5배가 넘는 수준이었다.

 

현재 한국의 연간 방위비 분담금은 약 1조5000억원 수준이며, 트럼프가 다시 꺼낸 100억달러는 현재 분담금의 9~10배에 달한다. 트럼프는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도 한국을 ‘머니 머신’이라고 지칭하며 100억달러 분담을 여러 차례 언급한 바 있다.

 

 

 

이날 트럼프는 주한미군 규모에 대해 “4만5000명”이라고 잘못 말하기도 했다. 실제 주한미군은 약 2만8000명 수준으로, 과장된 발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그는 이어 “한국은 돈을 잘 벌고 있으며 잘하고 있지만, 자국의 방위비를 스스로 부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한국의 국방예산을 GDP 대비 5%까지 올려야 한다는 요구와도 맞닿아 있다.

 

현재 한국의 국방예산은 약 61조2000억원으로, 전체 예산(약 473조6000억원)의 12.9%이며, GDP 대비 2.32% 수준이다. 미국의 요구대로 5%를 맞출 경우 국방비는 두 배 이상 늘어야 한다. 이는 나토 회원국들에게도 적용된 기준으로, 트럼프는 유사한 압박 전략을 동맹국에 동일하게 적용하려는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이와 함께 트럼프는 오는 한미정상회담을 겨냥해 무역과 안보 이슈를 동시에 협상하려는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 특히 8월 1일부터 상호관세율 적용이 예고된 상황에서, 관세 문제와 방위비 증액 등을 일괄 타결하려는 트럼프의 이른바 ‘원스톱 쇼핑’ 전략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 4월 트럼프는 한덕수 당시 대통령 권한대행 총리와 통화한 뒤 “경제, 안보, 무역을 아우르는 원스톱 쇼핑 방식의 합의를 선호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한미정상회담에서 한국이 방위비 증액, 국방비 인상, 미국산 제품 수입 확대, 비관세 장벽 철폐 등의 요구를 동시에 받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

 

현재 미국은 8~9월 국방전략 재검토 보고서 발간을 앞두고 있으며, 트럼프 측은 이를 토대로 주한미군 규모 및 동맹 전략 재조정을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으로서는 상호관세와 방위비 분담 협상을 분리해 시차를 두고 진행하는 전략이 유리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트럼프 진영은 이러한 분리 협상 방식을 용납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이번 발언처럼 “한 자리에서 다 해결하자”는 트럼프식 압박은 이미 시작됐다. 한국 정부는 이에 맞서기 위해 논리적·제도적 기반을 갖춘 치밀한 전략을 마련해야 할 시점이다. 무역과 안보를 한 테이블에 올려놓은 트럼프의 ‘단판 승부’에서 밀리지 않기 위한 사전 대응과 명확한 국가 이익 수호 방안이 절실하다.

 

역대급 폭염에 ‘호캉스 대탈출’ 시작

호텔 내에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는 '올인클루시브(All-Inclusive)' 패키지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업계는 예년보다 일찍 찾아온 폭염과 짧은 휴가 기간, 그리고 호캉스 선호 트렌드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이 같은 흐름이 나타났다고 분석하고 있다.14일 호텔업계에 따르면 부산, 속초, 제주 등 대표적인 여름 피서지의 호텔과 리조트는 7월 말~8월 초 사이 객실 예약이 대부분 마감된 상태다. 특히 조식, 룸서비스, 수영장 이용이 포함된 바우처형 패키지 상품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롯데리조트 속초는 해당 기간 예약률이 만실에 가까운 수준을 보였으며, 부산의 L7해운대 호텔은 지난해보다 예약률이 16%포인트 상승했다. 롯데호텔 제주 역시 올인클루시브 패키지 판매량이 전달보다 두 배 늘어나는 등 소비자 반응이 뜨겁다.올인클루시브 패키지는 숙박 외에도 조식과 석식, 수영장, 간식, 다양한 액티비티까지 포함돼 있는 고급형 상품이다. 롯데호텔 제주가 선보인 2박 전용 올인클루시브 패키지에는 풀카페에서 치킨, 피자, 자장면 등 중 1가지 메뉴를 하루 2회 제공하는 구성도 포함돼 있어, 호텔 밖으로 나가지 않고도 완전한 휴가를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이는 '호텔에서만 머무르며 휴식을 즐기는' 이른바 '호캉스족'의 수요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호텔신라 역시 제주의 신라스테이 플러스 이호테우와 제주신라호텔, 부산 해운대 신라스테이에서 수영장 내 식음료를 포함한 패키지 판매가 눈에 띄게 증가했다고 밝혔다. 서울신라호텔은 투숙 기간 중 횟수 제한 없이 야외 수영장 이용이 가능하고, 룸서비스 및 레스토랑 이용권 30만원 상당이 포함된 3박 패키지를 출시했는데, 목표 예약률을 50% 초과할 정도로 반응이 뜨겁다.조선호텔앤리조트가 운영하는 웨스틴조선부산과 그랜드조선부산의 7월 말~8월 초 예약률도 지난해보다 5%포인트 상승했다. 이랜드파크가 운영하는 켄싱턴 호텔 강원·제주 지점들 또한 이 시기 모두 만실 상태에 접어들었다. 특히 다양한 실내외 활동이 포함된 올인클루시브 패키지가 공통적으로 높은 판매율을 기록하고 있어 소비자 수요가 뚜렷하다는 것을 방증한다.소노호텔앤리조트의 비발디파크, 델피노, 쏠비치 등도 같은 기간 만실이며, 워터파크 오션월드를 함께 운영하는 홍천 비발디파크의 경우, 조식과 워터파크, 인피니티풀을 모두 포함한 올인클루시브 패키지 예약이 예상보다 50% 이상 더 판매된 것으로 나타났다. 고온 다습한 날씨 탓에 야외 이동을 꺼리는 휴가객들이 호텔에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는 패키지를 선호하는 추세가 두드러지고 있는 것이다.한편,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전국 528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2025년 하계휴가 실태 및 경기 전망'에 따르면, 기업들이 지정한 여름휴가 시점은 ‘7월 하순’(49.4%), ‘8월 초순’(42.2%)에 집중됐고, 휴가 일수는 ‘3일’이 42.5%로 가장 많았다. '5일 이상'은 32.6%로 나타났다. 이처럼 짧은 휴가 기간이 특정 시점에 집중되며 호캉스 트렌드를 더욱 부추기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여기에 더해 2025년 여름은 역대급 폭염이 예고되고 있다. 기상청은 북태평양 고기압과 티베트 고기압의 영향으로 7월 초부터 이어지는 이례적 폭염이 7월 말~8월 초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이 시기는 평년에도 가장 더운 시기인 만큼, 무더위에 야외 활동을 기피하는 경향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기상청은 "온열질환 발생 가능성이 높은 만큼, 외출과 야외활동은 자제하고 음식 위생 관리에도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러한 폭염 속 호텔 패키지 상품은 단순한 사치가 아니라 여름철 건강과 안전까지 고려한 선택으로 자리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