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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만든 죽음의 길, 내가 먼저 간다"…존엄사 대부, 스스로 생을 마감하다

 '죽음을 선택할 권리'를 평생에 걸쳐 외쳐온 존엄사 운동의 세계적인 대부(代父)가 자신이 설립한 단체를 통해 스스로 생의 마지막을 선택했다. 스위스의 대표적인 조력자살 단체 '디그니타스(Dignitas)'는 30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단체의 창립자인 루트비히 미넬리가 93세 생일을 불과 며칠 앞둔 지난 29일 조력자살로 영면에 들었다고 공식 발표했다. 그의 죽음은 단순한 한 개인의 종말을 넘어, 그가 평생을 바쳐 옹호해 온 '삶과 죽음의 자기 결정권'이라는 철학을 자신의 삶으로 온전히 증명해 보인 상징적인 사건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법조인 출신인 미넬리는 1998년 디그니타스를 설립한 이후, 단순한 활동가를 넘어 법정에서 '죽을 권리'를 쟁취하기 위해 싸운 투사였다. 그는 스위스 연방대법원은 물론 유럽인권재판소(ECHR)의 문을 수차례 두드렸고, 끈질긴 소송 끝에 여러 차례 의미 있는 승소를 이끌어냈다. 디그니타스 측은 그의 법적 투쟁이 스위스 관련 법제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고 평가했다. 특히 2011년, 유럽인권재판소가 개인이 자신의 삶이 끝나는 시기와 방식을 스스로 결정할 권리가 있음을 인정한 판결은 그의 활동이 낳은 가장 기념비적인 성과로 꼽힌다. 이는 조력자살에 대한 논의를 윤리의 영역에서 인권의 영역으로 끌어올린 중요한 전환점이었다.

 


미넬리의 활동이 가능했던 배경에는 스위스의 독특한 법률 체계가 있다. 스위스 법은 의사가 환자에게 직접 치명적인 약물을 주사하는 '적극적 안락사'는 살인으로 간주해 엄격히 금지한다. 그러나 죽음을 원하는 환자 본인이 명확한 의사를 밝히고, 의료진의 도움을 받아 스스로 약물을 투입해 삶을 마감하는 '의사 조력자살'은 수십 년 전부터 합법으로 인정해왔다. 미넬리와 디그니타스는 바로 이 법의 테두리 안에서, 고통받는 이들이 존엄하게 삶을 마감할 수 있는 절차와 환경을 제공하는 데 집중해왔다.

 

미넬리가 남긴 유산은 스위스를 넘어 전 세계로 뻗어나갔다. 현재 디그니타스의 회원 수는 1만 명을 훌쩍 넘었으며, 스위스 내 다른 유사 단체들과는 달리 국적을 가리지 않고 해외 거주자에게도 서비스를 제공하며 국제적인 조직으로 성장했다. 그의 죽음 이후에도 디그니타스는 "창립자의 정신을 이어받아 삶과 죽음의 자기 결정권과 선택의 자유를 지향하는 국제적 전문조직으로 계속 운영·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결국 그의 마지막 선택은 자신이 만든 길의 종착점이 아니라, 그 길을 더욱 넓고 단단하게 만들기 위한 마지막 증거가 된 셈이다.

 

단순한 은행나무숲이 아니었다…고령군을 '대박' 터뜨리게 만든 비결

산 은행나무숲 가을 나들이 행사'가 3만여 명의 구름 인파를 동원하며 성공적으로 막을 내렸다고 1일 밝혔다. 이번 행사는 그동안 일부 사진 애호가들 사이에서만 알려졌던 숨은 명소를 대중적인 관광지로 발돋움시키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으며, 단순한 지역 축제를 넘어 잘 기획된 콘텐츠가 어떻게 관광객들의 발길을 이끌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성공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이번 행사의 성공 비결은 황홀한 은행나무숲의 자연경관에 다채로운 체험 프로그램을 조화롭게 결합한 데 있다. 고령군은 방문객들이 단순히 사진만 찍고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숲에 머물며 즐길 거리를 찾을 수 있도록 세심하게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아이를 동반한 가족 단위 관광객들을 위해 숲 해설사가 동행하며 자연의 소중함을 배우는 '숲 체험학교'를 운영했으며, 행사장 곳곳을 둘러보며 도장을 받는 '스탬프 투어'는 소소한 재미와 함께 성취감을 선사했다. 여기에 감미로운 목소리의 가수 하림이 펼치는 특별 공연과 MC 조현기의 '보이는 라디오'는 깊어가는 가을의 정취를 한껏 고조시키며 방문객들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선물했다.이러한 노력은 방문객들의 폭발적인 만족도로 고스란히 이어졌다. 행사 종료 후 실시된 만족도 조사 결과, 전체 응답자의 무려 94%가 행사에 '만족한다'고 답하며 높은 호응을 보냈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행사장 접근성과 편의시설 항목에서도 93%라는 높은 만족도가 기록되었다는 사실이다. 이는 고령군이 단기간에 많은 인파가 몰릴 것을 대비해 주차 공간 확보, 안내 인력 배치, 화장실 등 기반 시설 관리에 만전을 기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아름다운 풍경에 더해 쾌적하고 편리한 관람 환경까지 갖추었기에 방문객들의 긍정적인 평가를 이끌어낼 수 있었던 것이다.고령군은 이번 행사의 성공을 발판 삼아 다산 은행나무숲을 일회성 행사장이 아닌, 지속 가능한 관광 자원으로 발전시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남철 고령군수는 "은행나무숲을 사계절 내내 즐길 수 있는 매력적인 관광지로 발전시켜 더 많은 분들이 고령을 찾도록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가을의 황금빛 단풍뿐만 아니라, 봄의 신록, 여름의 녹음, 겨울의 설경까지 사계절의 다채로운 매력을 담아낼 수 있는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개발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번 가을 나들이 행사는 다산 은행나무숲이 고령을 대표하는 새로운 랜드마크로 도약하는 힘찬 첫걸음이 되었다.